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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칸마약의 북상루트인, 타직-아프칸 국경선 '빤지'강을 따라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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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샨베를 벗어나자 양떼를 몰고가는 목동을 자주 만나게 되었다>

 파미르를 향해 출발

 

  무더운 황사에 싸인 두샨베를 떠나 드디어 파미르를 향한 대장정을 시작했다.

  파미르의 관문 격인 '하록'이라는 마을에서 태어났다는 '애를르가시'라는 이름의 운전기사겸 현지 가이드와 함께 파미르를 향해 출발한 것이다.

  자동차가 두샨베를 벗어나자 주변 풍경은 카자흐스탄의 지방을 여행할 때 자주 볼 수 있는 익숙한 풍경들이 펼쳐졌다.

  양떼를 몰고 가는 목동, 드문드문 들어서 있는 집들.....

   두샨베를 출발한 지 한 시간쯤 달리자 마치 파미르고원에 도착한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가파른 산길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자동차 엔진의 거친 숨소리를 들으며 겨우 다 올라갔다 싶었는데, 이번엔 다시 급경사를 내려간다. 자동차 2대가 겨우 비껴갈 수 있을 정도의 좁은 도로였고 자칫 졸음운전을 한다면 바로 낭떠러지로 떨어질 지경이었다.

   두샨베에서 오후 4시에 출발해서인지 해는 서산에 저물어가고 있었다. 나는 '굴럅'이라는 마을에서 하루밤 잔 뒤 다음날 일찍 출발하기로 했다.

  이튿날 새벽 5시.

  파미르 하이웨이의 시발점이자 종착지이기도 한 '하록'까지 가기 위해 길을 서둘렀다. 출발한 지 3시간이 채 되지 않았는데, 운전기사는 저기가 바로 아프카니스탄 땅이라고 말해주었다.

  나는 차를 잠깐 세우게 한 후 타지키스탄과 아프카니스탄을 가르는 '빤지'강을 내려다 보았다. 폭은 10미터 정도 되어 보이는 빤지강. 내가 손을 흔들자 건너편 강가에서 수영을 하며 놀던 아이들이 손을 흔들며 응답해왔다. 폭이 좁은 곳은 나무 다리를 걸치고 건너갈 수 있을 정도로 좁기도 했다.

  잘 알려진데로, 아프카니스탄은 여행금지국가로 지정되어 있다.  나는 갑자기 아프카니스탄에 대한 호기심이 일어남을 느낄 수 있었다.

  19세기 말, 20세기 초 러시아와 영국의 세력다툼으로 인해 현재의 빤지 강을 국경선으로 아프카니스탄과 타지키스탄이 나뉘어졌다고 한다. 이 빤지강을 경계로 타지키스탄은 소련에 편입되고 그 남쪽은 영국의 지배하에 들어갔다가 1919년 독립을 하게 된다. 

  그래서  3천만명을 약간 넘는 아프카니스탄 인구 중 타지크민족이 38%를 차지하게 되었고 지금도 타지크 민족은 아프카니스탄에 많은 이산가족을 두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이후 소련의 아프카니스탄 침공의 한 빌미가 되기도 하였다.

   고대 페르시아제국과 이후 알렉산더대왕의 동방원정 당시 그의 지배하에 들어갔던 아프카니스탄 지역은 간다라를 중심으로 인도와 중앙아시아에 걸친 대왕국을 건설하였으며 이 지방의 그리스 문화와 불교문화가 결합하여 그 유명한 간다라문화를 탄생시킨 주역이다. 

  그러나 7세기에 이르러 아랍의 지배권에 들어가 주민들은 회교를 받아들이게 되고 지금까지도 이슬람을 믿고 있다. 세계적인 여행가 마르코 폴로가 원나라의 수도 베이징으로 가기 위해 지나갔던 지역이 바로 저 빤지강 건너편에 보이는 아프카니스탄 땅이고 내가 곧 도착하게 될 파미르이다.

  나는 빤지강을 따라 다시 파미르를 항한 길을 재촉했다. 가는 도중에 바위에서 떨어지는 폭포수를 맞기도 하고 오토바이를 타고 파미르를 여행하는 독일과 카나다인 예비부부를 만나기도 했다.

 

san.jpg

<두샨베를 떠난지 한시간 가량 되자 마치 파미르에 도착한 듯 가파른 고개길과 산허리를 돌아가는 낭떠러지길이 이어졌다.>

 

아프칸 마약의 북상 루트

 

   군데군데 타지키스탄국경수비대의 장갑차가 눈에 띄었다.  곳곳에 설치된 검문소에서는 국경수비대와 경찰로 부터 파미르 여행 허가증과 취재허가증을 요구받았다. 굴랍 마을을 떠나 '하록'에 도착할 때까지 4번의 검문을 받았는데 이때마다 내가 지나가는 이 지역이 아프칸 마약의 대표적인 북상루트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소련이 붕괴하고 러시아를 비롯한 CIS국가들이 극심한 정치 경제적 혼란에 빠져들면서 아프카니스탄에서 재배된 마약이 바로 이 타지키스탄과의 국경을 거쳐 세계 곳곳으로 퍼지고 있는 것이다.  문득, 타지키스탄 국내총생산의 30%가 마약 거래에 의해 창출되었다고 하는 UN의 자료를 읽은 기억이 났다.

  타지키스탄은 세계 최대 마약 생산국인 아프가니스탄과의 지리적 접근성과 문화/민족적 친밀성때문에 골치를 썩이고 있다고 한다. 더군다나 소련붕괴후 5년 간 계속된 내전으로 인해 가난한 타직인들을 마약산업이 유혹하고 있는 것이다.

  운전기사인 애를르가시는 시골에 살거나 육체노동을 하는 많은 타직인들이 녹색의 알갱이를  혀 밑에 넣고 피곤을 풀곤 하는데 이것이 바로 마약의 일종이라고 전해줬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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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샨베를 출발하여 하록에 도착할 때까지 4번의 검문소를 통과했는데, 매번 파미르출입허가증을 보여주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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