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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해발 3000미터 이상인 파미르 고원에도 어부가 있다?

중앙아시아의 숨겨진 땅

거대한 산맥을 품으며 수많은 물줄기를 만들어 내는 세계의 지붕 파미르 고원.

그곳엔 혹독한 자연속에서 살아가는 따뜻한 사람들이 있다.

 

                               김상욱

 

 222.jpg

 

 그래서 파미르인들은 과거 우리네 처마밑에 연탄이 쌓여 있던 것처럼,  난방용 말린 소똥을 창고 가득히 저장해 둔다.

  이를 태워 음식을 조리하고 또 혹독한 파미르의 겨울동안 집난방을 한다.

  동네 아주머니들은 갓 구운 '리뽀시끼'를 나에게 권하며 맛보라고 했다.

  순간 코 끝을 파고 드는 맛있는 냄새!.  갑자기 배가 고팠다.

  "앗 뜨거, 앗 뜨거~~~ 오~~ 오우, 정말 맛있네요!!"

  나는 감탄사를 터뜨리며 동네 아주머니가 건네준 빵을 맛있게 먹었다.

  배고픔 뒤에 먹는 갓 구운 빵맛!

이걸 두고 둘이 먹다가 하나 죽어도 모르는 맛이라고 하나 보다.

  나는 브룬쿨 마을 아주머니의 수다를 뒤로 하고 동네를 한바퀴 둘러보았다.

  브룬콜 마을은 우리네 시골마을 처럼 30여호 가 옹기 종기 마을을 이루고 있었다.

  나는 소 우는 것을 듣고 그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마침, 초원에서 방목을 하던 소들이 저녁이 되어 우리로 들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문이 열리자마자 신기하게도 소들이 알아서 집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소들은 아주 자연스럽게 자신의 우리로 들어가서는 또 아주 자연스럽게 우리속의 새끼들에게 젖을 먹이는 것이었다.

  이 소의 주인은 이 시간을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송아리에게 어미소의 젖을 잠깐 물리더니 이내 송아지를 밀치고 젖을 짜기 시작했다.

  나중에 안 것이지만 브룬쿨 마을 사람들은 아침에 소를 마을 밖초지로 데리고 나갔다가 저녁무렵 소들을 우리에 몰아넣고 이렇게 젖을 짠다고 했다.

 

333.jpg

 

  브룬쿨 마을 사람들은 해발 3000미터가 넘는 고산지대에 살면서 유목과 함께 어업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바로 브룬쿨 호수 때문.

  해발 3000미터에 어부들이 있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아서 마침 해지기 전 물고기를 잡으러 간다는 마을 남정네들과 동행했다.

  마을에서 약 3킬로미터 떨어진 브룬쿨 호수. 이곳엔 아침 일찍  쳐놓은 그물에 물고기가 가득하단다.   

  한겨울 기온이 영하 63도까지 떨어지는 혹한의 마을이지만 얼음이 녹는 5월 부터 이 브룬쿨 호수는 물고기들의 천국이 된다고 한다.  한마디로 '물 반 고기반'

  자동차로 브룬쿨 호수에 도착하자 브룬쿨 남정네들은 엔진도 없는 고장난 배를 타고 그물을 걷기 시작했다.

  노 대신 삽으로 배를 저어 호수 가운데로 가자 그물에 걸려 퍼득거리는 '아스말'이라는 파미르 고원의 민물고기들을 볼 수 있었다.

  정말 '물반 고기반'이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브룬쿨 마을 사람들은 여느 어부들처럼 바늘과 찌를 이용한 낚시를 하는 게 아니고 오로지 그물로만 고기를 잡는 것이었다.

  아침, 저녁에 따라 호수의 가장자리와 중심으로 움직이는 '아스말'이라는 고기의 생리를 이용한 자연 낚시법이었다.

  이날 잡은 물고기는 약 50KG, 어른 손바닥보다 큰 이 물고기는 브룬쿨 마을 사람들의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인데, 파미르 고원에서 가장 큰 도시인 '하록'시민들의 입맛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잡자마자 바로 내장을 제거하고 '하록'의 어시장으로 보낸다고 했다.

  가격은 1KG에 10솜.

  해발 3000미터 산속에 물고기를 잡아서 생계를 유지하는 마을이 있다는 역설의 현장을 본 나는 허기진 배를 달래기 위해 마을로 돌아왔다.

  파미르 고원의 만년설이 선물한 블룬쿨 호수는  브룬쿨 마을사람들에겐 보물창고나 마찬가지였다.  

  나는 우리는 한 가정으로부터 저녁 식사 초대를 받았다.

   자리에 앉는 나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파미르 고원에서 생각도 못해본 생선 튀김 요리가 나왔기 때문.

  조금전 브룬콜 호수에서 생선을 보면서 내가 입맛을 다셨다는 말을 들은 주인장 도르네르씨가 급히 '아스말'생선튀김을 준비한 것이었다.

  역시 말린 소똥으로 뻬치카에 불을 피워 튀겨낸 '아스말'요리.  파미르 여행을 시작하고 4일 만에 맛보는 제대로 된 음식이었다.

   도르네르씨네 집에서 최고의 만찬을 즐긴 후 숙소로 돌아오자 그동안의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왔다.

  칠흙같은 어둠에서 밤하늘의 별을 보기로 한 계획도 내려오는 누꺼풀을 이기지는 못했다.

  창밖엔 이미 어둠이 짙게 깔리고 난 오랫만에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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