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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고원의 원래 주인은

               김상욱(유라시아고려인연구소장, 한인일보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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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기스칸 출현 직전 몽골 고원은 전쟁과 살육으로 얼룩진 땅이었으며, 유라시아 형세

또한 강자들의 대치가 극에 달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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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후 동방의 세력자였던 흉노입니다. 몽골고원 전체를 차지하였고 한 제국에게

공물을 받았으며, 서쪽으로는 유럽까지 진출했다>

 

 

   몽골고원의 원래 주인은 누구?  라는 우문에 대한 현답은 뭘까?  당연히 몽골고원에서 대대로 유목생활을 해 왔던 집단이나 족속이 될 것이다.  그게 몽골족 아니냐?  고 되물을 수 있겠으나 엄밀히 말하면 꼭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징기스칸이라는 걸출한 영웅이 나타나서 몽골고원을 통일할 당시만 하더라도 이미 주요 6개 부족이 몽골고원을 무대로 할거하고 있었고 그 이전에는 흉노가 몽골고원을 주무대로 활동했다. 흉노제국이 분열되고 몽골고원을 터전으로 삼은 북흉노가 서방으로 밀려난 후에는 선비, 고차, 유연 등의 유목민 집단이 몽골고원을 지배했다.

즉, 시대에 따라 몽골고원의 주인은 바뀌었고 또 다른 이름으로 역사에 남아 있다. 그래서 근대적 민족개념으로서의 몽골족이 몽골고원의 원래 주인이라고 말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고 하겠다. 

흉노시대 이후의 주인은 선비, 고차

  선비는 동호의 후예라고 일컬어지는데 한때 흉노의 지배를 받다가 흉노세력이 쇠퇴하는 1세기경 북흉노 잔존세력을 흡수하여 강대한 세력으로 성장했다. 개별 부족으로 분열되어 있던 선비를 통합시킨 인물은 천둥과 함께 떨어진 우박을 삼키고 임신하여 낳은 자식이라는 ‘단석괴’ 라는 영웅에 의해서였다.

  어릴 때부터 무용이 걸출하고 그의 지시나 결정이 공정하여 몽골고원의 유목민들은 그를 군주로 받들었던 것이다. 단석괴는 중국 북쪽 변방을 약탈하고 동쪽에 있던 우리들의 선조 부여를 물리치고 서쪽으로 오손을 격파하여 과거 흉노제국의 위세를 떨쳤다. 그러나 단석괴 사망 후 자손들 사이에 내분이 일어나 선비는 점점 쇠퇴하게 된다.

이 시기는 우리가 세계사에서 배웠던 중국의 5호 16국 시대(304~439)에  해당된다. 바로 흉노계와 선비계의 여러 부족들이 중국 북부에서 중부까지 침입하여 독자적인 왕조를 개창했던 시기이다.  5호16국 시대의 종지부를 찍은 것은 선비계의 탁발부가 건설한 북위이지만 이는 중국사범위에 속하므로 자세한 것은 생략한다.

    흉노시대 때에는 몽골 고원 북방에 있다가 3~4세기 경 남쪽으로 내려온 ‘고차’의 기원은 매우 흥미롭다. 흉노의 선우에게 두 명의 어여쁜 딸이 있었다. 선우는 딸들을 하늘에 바치려고 높은 단을 쌓고 두 딸을 그 위에 올려놓은 다음 하늘이 그들을 데리러 오기를 기다렸으나 끝내 오지 않았다. 그 후 4년이 지나 늙은 늑대 한 마리가 와서 단 아래에 굴을 파고 살았다. 동생은 이 늑대를 하늘이 보낸 것으로 판단하고 언니의 반대를 뿌리치고 단 아래로 내려가 늑대의 아내가 되었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이 ‘고차’의 조상이 되었다.

 흉노, 선비, 고차 등 몽골고원을 주무대로 유목생활을 해 왔던 이들은 어떤 이름으로 불리워졌던 지간에 매년 중국 북부지방을 침략하여 약탈을 자행하는 공통점을 보였다.  약탈이라고 해서 금은 보석을 빼앗아 간 것이 아니고 주로 주로 사람과 가축을 탈취해 갔다는 기록이 보인다. 또 하나의 공통점은 이들은 약탈해간 사람들을 중국북부에서 가능한 먼 몽골고원 북부에서 농경에 종사토록 했다.  즉, 경작할 노동력으로 쓰기 위해서 주민들을 약탈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계속된 약탈로 인해 몽골고원의 유목민들은 순수 유목민사회라고 하기 보다는 유목문화속의 정착민들이 함께 사는 혼합사회였다고 할 수 있고, 인종적으로도 남쪽의 한족과 북방 유목민들간에 섞일 수 밖에 없었다.

흉노와 훈의 동족설

  훈의 기원을 몽골고원에서 좇겨난 흉노에서 찾는 설, 이른바 흉노와 훈의 동족설이 18세기에 제출되었다. 아직까지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데 이 와중에 일본학자 모리 마사오는 약간 다른 설을 내놓고 있다.

  그는 흉노(이 한자의 원음은 훈누에 가깝다)의 이름이 정복자로서 북방과 서방 여러 민족들 사이에 널리 알려진 결과 많은 집단들이 흉노를 자칭하기도 하고 다른 집단들이 북방유목민의 총칭으로 그렇게 불렀을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유목민 집단이 다른 집단에게 습격을 당하면 반드시 이동하고 그것이 또 다른 집단의 이동을 촉발하여 도미노 현상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훈의 서진이 눈덩이 처럼 확대되었다는 점에서 ‘훈’이라는 불리는 집단 가운데는 다양한 유목집단들이 포함되어 있었음이 거의 확실하다. 따라서 단순하게 흉노를 훈이로 보기는 어렵지만 훈의 핵심세력이 흉노 출신이었을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하겠다. 어떻든 근대적 의미의 민족 개념으로 흉노와 훈의 동족설을 논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정리하면1~2세기 무렵 몽골고원에 거주하던 유목민 집단(흉노)은 알타이에서 톈산 산맥 북쪽 기슭, 그리고 카자흐스탄으로 이동하고 그곳에서 세력을 얻은 후 4~5세기 무렵 단숨에 중부유럽까지 진출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곧바로 이를 근거로 흉노를 훈으로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동쪽에서 물밀듯이 밀려오는 훈은 당시 유럽인들에게는 공포 그 자체였음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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