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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월 23일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의 국빈 방한 세레모니는 지금도 현지 방송에서 심심하면 나온다. 총 2시간 30분간의 행사가 편집도 없이 그대로 재방영되고 있는 것이다. 그날 한국 언론은 저녁에 고작해야 몇 줄, 심지어 MBC는 보도도 하지 않았지만 우즈베키스탄 방송은 무려 생중계로 전 과정을 방송했다. 과거 한국의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하여도 국빈 방문 전 과정을 생중계하는 경우가 없는 것과 비교한다면 우즈베키스탄이 얼마나 한국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가를 잘 보여준다.

 

  그날 확대정상회담에서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미르지요예프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형님이 동생 도와 줘야지. 누가 도와주겠어요?”라는 충격적인 발언을 하였다. 미르지요예프 나이가 60, 문재인 대통령보다 4살 어리지만 단순히 생물학적인 나이로만 형님으로 부르는 것은 아니다. 러시아 문화권에서는 형님(брат)은 나이가 아니라 리더십, 그리고 운명적인 관계를 의미한다. 동생은 형님에게 충성을 다 해야 하고, 형님은 동생을 책임지고 이끌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인간적인 매력과 신뢰, 한국에 대한 기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의 마음을 움직인 것 같다. 그 다음 날, 양 정상은 국립박물관을 방문하였는데,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한국에 와서 형님과 친구를 얻어서 매우 좋다”고 다시 확인하여 주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집권 이후 러시아를 가장 먼저 방문하였다. 그의 표정은 굳어 있었고 푸틴과 미르지요예프는 공식적인 의전 이상의 내용을 보여주지 않았다. 푸틴은 카리모프 대통령의 사후 가장 먼저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하여 그 후계자로 미르지요예프를 지지하여 주었지만 미르지요예프는 그다지 감사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중앙아시아의 강대국인 우즈베키스탄은 지난 2세기 동안 이 지역을 지배해온 러시아를 항상 경계해왔다. 반면 한국은 좋은 이웃이다. 어른을 존경하고 가족을 중시하는 문화도 비슷하다. 또한 우즈베키스탄은 한국은 최대 투자국가이자 최대 인력 송출 국가이기도 하다. 지난 20년 동안 한류는 우즈베키스탄 가정의 일상사였다. 대장금과 겨울연가는 수백 번 재방영되었다.

 

  전임 카리모프 대통령도 한국을 중시하고 인간적인 관계에 노력을 기울였다. 노무현 대통령 장례식 때 유일하게 참석한 외국 정상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한술 더 뜬다. 이번 방문에서 그는 손자를 포함한 전 식구를 데리고 왔다. 대통령 궁에 근무하는 두 명의 사위와 8살 아들, 손자, 아내를 전부 데리고 온 것이다. 게다가 우즈베키스탄 정부에 있는 고려인 관료들도 전부 데리고 왔다. 아그리피나 신 아동교육부 장관, 드미트리 박 화학공업부 차관, 전 우즈베키스탄항공 사장인 발레리 장 상원의원, 빅토르 박 하원의원이 이번 방한에 동참한 것이다. 화학공업부 장관은 드미트리 박 때문에 이번 방한에 끼지도 못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이번 방한을 통해 약 100억 달러 규모의 100개 이상의 MOU를 체결하고 갔다. 그 중에는 11개의 스마트 시티를 만든다는 엄청난 계획도 있다. 최근 우즈베크는 외환자유화, 부동산 규제 완화, 과실송금 인정 등 본격적인 개방정책을 펼치고 있다. 한국의 기업들도 보다 적극적으로 이 새롭게 바뀌고 있는 성장하는 시장을 주목하여야 한다. 미르지요예프는 지작의 가난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나 행정적인 추진력과 관료 장악력으로 장관에서 총리까지 자수성가한 인물이다. 본인이 내각에 누누이 지시한 것처럼, “계획은 실천되어야 한다”는 것을 한번 믿어보자. 

 

윤성학(본지 객원논설위원/고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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