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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원철 박사는 역사의 기록을 끈질기게 추적한 결과, 칭기스 칸의 선조가 발해의 초대왕이자 진국왕(震國王)인 대조영의 가계 출신이며, 그 아우 반안군왕(盤安郡王) 대야발(大野勃)의 제 19대손임을 밝혀냈다.

“칭기스 칸은 어린 시절 여러 번 죽을 고비를 넘기는 큰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몽골의 여러 부족을 통일하고, 동아시아와 전 세계를 통일했습니다. 그런 칭기스 칸은 고구려와 발해인의 후예였습니다. 그는 당시 대국이었던 금나라 황제에게도 전혀 기죽지 않는 모습으로 ‘몽골의 칸(황제)’의 자세를 보여줬습니다. 제가 칭기스 칸의 뿌리를 밝히는 데 매진한 이유는 칭기스 칸처럼 한국도 ‘중국·일본·미국은 대국이니까 우리가 접고 들어가야지’하는 이런 사대주의적이고 소국민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전 세계를 우리가 활동할 무대로 바라봐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어서입니다. 전쟁을 해서 세계를 뺏자는 얘기가 아닙니다. 지식을 통해서든 무역을 통해서든 과학을 통해서든 우리는 칭기스 칸처럼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민족입니다.”

중앙아시아·북방민족 사학가이자 고구려 발해학회 회원인 전원철 박사(법학박사)는 지난 6월 <고구려-발해인 칭기스 칸> 1, 2권을 출간했다. 전원철(全原徹) 박사는 군 제대 후, 한·몽 수교 당시 몽골어를 공부하다가 우연히 접하게 된 <몽골비사>에서 “칭기스 칸의 뿌리는 높은 하늘이 점지하여 태어난 부르테 치노(蒼狼·잿빛 푸른 이리)”라는 내용을 접했다. 그는 틈틈이 몽골비사를 읽으며 몽골어 공부를 하면서도 세계정복자 칭기스 칸의 선조가 잿빛 푸른 이리와 흰 암사슴(부르테 치노의 아내 코아이 마랄을 풀이한 것)이라는 사실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했다.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이 물음을 끈질기게 추적한 결과, 전 박사는 칭기스 칸의 선조가 발해의 초대왕이자 진국왕(震國王)인 대조영의 가계 출신이며, 그 아우 반안군왕(盤安郡王) 대야발(大野勃)의 제 19대손임을 밝혀냈다.

전 박사는 이를 위해 지난 1995년부터 사료 수집에 매진했다. 특히 칭기스 칸 일가의 후손들이 자신들의 조상에 관해 남긴 <황금의 책(Altan Daftar)>을 기준으로 분석했다. 이 책은 칭기스 칸 선조의 계보들을 기록하고 있다. 전 박사는 <황금의 책>에 나온 계보를 기반으로 <신당서>, <구당서>, <삼국사기>, <고려사> 등 동방사서들과 대조를 통해 순서와 시대 및 연도, 그들의 행적을 파악했다.

“놀랍게도 칭기스 칸의 선조로 기록된 인물들은 <삼국사기> 등 우리 사서와 <홍사>, <황금사강> 등 티베트계 몽골 사서에 나오는 인물과 정확히 부합했습니다. 지금까지 연구를 위해 600권 이상의 책을 봤습니다. 제 나름대로 교차 확인을 통해 검증 작업을 한 것이죠. 이 중 제 책에 인용된 것만 150권 가까이 됩니다. 어떤 역사서의 경우엔 사본 하나를 얻는 데 6개월 이상 걸리기도 했습니다. 한 권에 200만원인 책도 있었는데 구하기가 어려워 대안 사서를 보기도 했습니다. 외교관 동료 등을 통해 다행히도 핵심 사서들은 모두 구해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한 전 박사는 대학 때부터 외교사를 공부하면서 다양한 외국어를 섭렵했다. 티베트어, 만주어, 한어, 아랍어 등 10여개의 민족어를 기본적으로 할 수 있었던 전 작가는 이번 연구를 하면서 미국 변호사 시절 잊고 지냈던 언어들을 다시 공부했다. 칭기스 칸의 뿌리를 밝히기 위해 <몽골비사>, <집사>, <사국사>, <칭기스의 서>, <셀렝게 부랴트종족의 역사> 등 29개 언어로 된 사서를 분석했다. 업무차 방문한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지에서는 관련 사서란 사서는 모두 입수하기도 했다.

전 박사는 주위의 회의적인 시선도 많이 받았다고 했다. 기존 역사학자들의 경우, 자신들의 입장과 전혀 다른 내용에 불만 또는 반대 의견을 표시했다.

“제가 레퍼런스로 참고한 것이 투르크어, 페르시아어, 몽골어 등으로 된, 기존 학자들이 이해할 수 없는 자료다보니 ‘증명이 어렵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오히려 미국, 러시아 학자들이 제 얘기를 듣고는 책이 나오면 ‘세계사의 엄청난 재발견이 될 것’이라며 응원해줬습니다. 제 뜻을 지지해주는 몇몇 사람들 덕분에 힘을 내서 연구를 할 수 있었어요.”

칭기스 칸의 선조에 대한 설은 전 박사가 이 책에 소개한 것만 해도 9가지가 된다. 전 박사는 이 책에서 각 주장이 왜 사실이 아닌지를 하나하나 반박했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볼까요. 카자흐스탄의 한 역사가는 칭기스 칸이 카자흐-투르크인이라고 주장합니다. 주장의 근거는 칭기스 칸의 선조로 ‘모든 몽골의 어머니’라고 알려진 10대 여성 선조 ‘알란 고아’가 ‘코랄라스’ 종족이고, 오늘날 카자흐에는 ‘둘라트’ 종족에 이방인으로 간주되는 코랄라스씨가 끼어 있다는 것입니다. 카자흐스탄에서 둘라트 종족은 투르크 종족의 하나로 간주됩니다. 하지만 원래 투르크가 아니었던 코랄라스씨가 칭기스 칸의 시대보다 나중에 그를 따라 와서 투르크 종족의 일부로 가입한 것을 고려하면 이 역사가의 주장은 틀린 것입니다. 앞뒤가 바뀐 논리죠. 칭기스 칸 시대 이후 많은 종족들이 드넓은 세계 각지로 퍼져나갔습니다. 현재 그들이 살고 있는 곳을 기준으로 해서가 아니라 그 이전에 그들이 어디서 왔느냐를 따져야 하는 것입니다.”

전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발해가 멸망한 뒤 발해 왕가는 태조 왕건의 고려와 금나라, 오늘날 우리가 ‘몽골제국’으로 알고 있는 나라, 그리고 청나라로 이어졌다. 몽골제국은 오늘날의 몽골과 중국,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이란, 터키 등 중앙아시아와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등 서남아시아는 물론, 이집트를 제외하고 이라크, 시리아, 아라비아 반도 등 거의 대부분의 이슬람세계, 헝가리, 러시아 등 동구 전체와 오스트리아, 독일 변경까지 뻗어나간 방대한 세계제국이었다.


- 전원철 박사는 “지금이 바로 우리가 잊어버린 우리 역사의 진실을 다시 찾고 돌아보면서 세계 속에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미래의 방향에 대해 생각해볼 시점”이라고 말했다.

중국을 지배하고 다스린 오랑캐들은 조선민족
전 박사가 외교사 중에서도 ‘우리 역사’와 ‘중국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학부 때 ‘동아시아 국제관계론’ 강의를 들었을 때다. 당시 수업 내용 중 일본학자들을 중심으로 발전된 ‘화이체계론(華夷體系論)’은 조공무역(朝貢貿易)을 근거로 조선과 중국을 속국과 종주국의 관계로 봤다.

전 박사는 “중공(중화인민공화국)학자들은 ‘조선은 중국의 속국’이라는 논리를 발전시켰고, 2000년대 초반부터 동북아역사공정을 추진했다”며 “소위 말하는 중국을 건설한 청태조·명태조·원태조(칭기스 칸)들을 보니 전부 동방의 오랑캐들이었다. 장구한 세월 동안 중국을 다스린 종족이 조선민족의 피를 받은 오랑캐 종족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 이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전 박사는 인터뷰 내내 ‘중국’을 언급할 때마다 앞에 ‘소위’ 또는 ‘이른바’라는 말을 붙였다. ‘중국(The Middle Kingdom)’이라는 말을 쓰자마자 대한민국이나 조선인민공화국, 혹은 미국이 중국의 속국이라는 의미가 돼버린다는 생각에서다.

전 박사는 “근본부터 틀린 이론인 동북공정은 대응할 필요도 없는 의미없는 일”이었다며 “소위 말하는 중국 땅만이 아닌 중앙아시아, 이란, 유럽, 아프리카까지 전 세계를 대상으로 진정한 역사적 진실이 무엇인지 밝혀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 박사가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분명하다. 세계를 정복한 칭기스 칸을 통해 고구려-발해의 역사를 보고 우리의 미래를 보자는 것이다.

“함경도 땅으로 들어간 우리 형제들이 중원을 정복했고, 그들과 일족의 선조를 가진 칭기스 칸 3대가 전 세계를 통치했습니다. 그렇기에 이 역사도 우리 민족사의 일부입니다. 그 당시 국경이 어디 있었습니까. 우리 역사를 이 한반도, 조선반도 내의 역사로 보는 좁은 시야에서 벗어나 세계사 속에서 우리 민족사를 봐야합니다.”

전 박사는 이 책에 기대하는 점에 대해서도 말했다.

“사실 내용이 어렵기 때문에 책이 대중적으로 호소력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기본적으로 역사와 몽골·중앙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관심도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일반 독자들이 관심 있게 읽어주길 바라는 마음에 나름대로 쉽게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전 박사는 역사학자들에게 바라는 바도 덧붙였다.

“자신들의 관점과 다르다는 이유로 애써 외면하려 하지 말고 제가 틀린 게 있다면 지적하고 더 정확한 역사적 진실을 입증했으면 합니다. 중국사나 일본사, 몽골사라고 하는 이런 ‘근대국가’라는 틀, 곧 국가사(史)적 입장에서만 과거를 바라봐서는 안 됩니다. 과거 속에 들어가 그 시대의 언어와 눈으로 주변과 전 세계를 봐야합니다. 그렇게 하면 ‘미국의 어느 학자가, 러시아의 어느 학자가 이렇게 말했으니 나는 거기에 따른다’는 식이 아니라 새로운 그 시대의 진실이 보일 것입니다.”

미국에서 법학박사(JD)를 취득하고 미국 로펌에서 변호사로 오랫동안 근무한 그는 법조인이기보다는 한 사람의 사학자에 더 가까워보였다. 많은 현대인들이 먹고 사는 문제에 몰두하는 시대에 과거로, 더 이전의 과거로 향하는 그가 생각하는 ‘역사의 의미’는 무엇일까.

“어제의 내가 오늘의 나입니다. 내일의 나 역시, 오늘의 나와 어제의 나예요. 내일의 내가 되려고 하는 것, 미래의 내가 추구하는 것은 그게 돈이든 명예든 오늘 내가 그것을 추구한 결과입니다. 내가 추구하는 것이 전부 이뤄질 순 없어도 결국은 때가 되면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이뤄집니다. 역사도 마찬가지입니다. 과연 민족이나 국가, 전 세계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 것인가, 이 비전을 제시하는 게 바로 역사라는 거죠. 역사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현재가 있고 미래가 있을 수 있겠습니까.”

전 박사는 다시 한 번 역사적 진실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오늘날 형체도 없는 K팝(K-Pop)의 인기, 코리안 웨이브(Korean Waves·한류)를 자랑삼아 떠들면서도 우리의 정치, 경제, 사회는 방향 없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슈펭글러(Oswald Spengler)의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역사를 알아야 하는 이유를 잘 알고 있습니다. ‘과거에 우리가 해냈다면 미래에도 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중국’ 아니 ‘전 세계’를 다스린 종족의 정체가 우리 핏줄이었다는 사실은 역사적 진실입니다. 지금이 바로 우리가 잊어버린 우리 역사의 진실을 다시 찾고 돌아보면서 세계 속에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미래의 방향에 대해 생각해볼 시점입니다.”

저자가 말했듯 이 책에도 분명 오류가 있을 수 있다. 역사엔 다분히 역사가의 주관적 해석이 담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책이 의미를 갖는 이유는 29개 언어로 된 사서를 분석하는 초인적 노력으로 우리 민족, 국가, 전 세계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고민해보자는 논의의 시작을 알렸기 때문일 것이다. 

 

▒ 전원철 박사는…
서울대 외교학과 졸, 2001년 아이오와대 로스쿨 법학박사(JD), 2004년 뉴욕주립대 법학박사후과정(LLM), 96~97년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 체첸전쟁 현장주재관, 2004~2008년 미국로펌 근무, 현재 미국변호사, 중앙아시아·북방민족 사학가, 고구려발해학회 회원.

글: 백예리 기자 (byr@chosun.com)
사진: 임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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