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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유라시아 실크로드 연구 성과·한계

카자흐스탄 보로보예에서 출토된 황금보검 일부(왼쪽)와 1973년 출토된 ‘경주 계림로 보검’(보물 635호).  경향신문 자료사진

카자흐스탄 보로보예에서 출토된 황금보검 일부(왼쪽)와 1973년 출토된 ‘경주 계림로 보검’(보물 635호). 경향신문 자료사진

 

유라시아 실크로드 지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시진핑 체제 아래 중국은 ‘일대일로’ 계획을 신성장 전략으로 내세웠다. ‘일대’는 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 실크로드를, ‘일로’는 중국~동남아시아~유럽~아프리카를 잇는 해상 실크로드를 뜻한다. 일대일로 계획이 포함하는 인구는 44억명으로 세계 인구의 63%에 이른다. 한국 정부도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주창한 바 있다.

학계의 관심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소련이 무너지고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속속 독립해 한국과 수교를 맺은 199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인 연구가 이뤄졌다. 몽골, 아제르바이잔,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현지 발굴조사도 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중앙아시아학회는 학회지 발간 20주년을 맞아 ‘한국의 중앙아시아학 20년’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열었다. 중앙아시아 지역의 역사와 고고, 미술, 언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연구성과를 두루 살폈다. 전문적인 학술 연구뿐 아니라 일반 대중을 위한 저술 활동도 활발하다. 몽골 지역을 중심으로 유라시아 실크로드 연구에 천착해온 김호동 서울대 교수가 최근 펴낸 <아틀라스 중앙유라시아사>(사계절)는 그 사례 중 하나다.

■유라시아와 한반도, 문명교류의 역사

지난해 경주에서 열린 세계엑스포는 ‘실크로드 경주 2015-유라시아 문화 특급’을 주제로 삼았다. 2013년에는 경주에서 초원, 사막, 오아시스의 길을 포함한 동서문명 교류에 대한 국제학술대회가 열렸다. 여기에는 한·중·일과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5개국 연구자들이 참가했다. 실크로드를 통한 문명 교류, 특히 한반도와 관계되는 교류의 역사는 대중의 관심을 끄는 소재다.

흥미로운 발굴 성과도 많다. 1973년 경주 계림로 고분에서 출토된 황금 보검인 ‘경주 계림로 보검’(보물 635호)이 대표적 사례다. 이 칼은 발굴 직후부터 비상한 관심을 모았는데, 화려한 황금 장식이 1928년 카자흐스탄 보로보예에서 출토된 황금 보검과 양식 등 여러 면에서 유사했기 때문이다. 이들 보검은 한반도와 중앙아시아의 문명 교류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유물이다. 이외에도 신라 금관과 서로를 빼닮은 아프가니스탄 금관, 신라 적석목곽분(돌무지덧널무덤)과 유사한 형태의 남부 시베리아 알타이 지역의 파지릭 고분이나 카자흐스탄 사키 고분, 서구인을 닮은 경주 괘릉의 석상 등도 고대의 활발한 문화 교류를 잘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실크로드상의 투루판에 있는 가우창 왕국의 유산인 ‘가우창 고성’.

실크로드상의 투루판에 있는 가우창 왕국의 유산인 ‘가우창 고성’.

■과도한 한국 중심 시각 지양해야

유라시아 실크로드 지역에 대한 관심은 좋지만 지나치게 한반도와의 관계에 치중해 이 지역을 해석하는 경향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한 연구자는 “한 국가나 지역의 역사문화를 제대로 연구하는 것이 선진국의 학문 수준이라고 한다면, 한국은 꼭 우리와 연결시켜야만 가치를 갖는다는 발상이 학계와 언론계, 사회 전체를 뒤덮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다른 연구자는 “대중은 한국과의 관련을 원하지만 실제 관련성을 연구하려면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다”며 “학자들도 심도 있는 연구 없이 ‘한민족 기원찾기’ 같은 이름으로 연구비를 지원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복잡하게 얽힌 지역적·역사적 특수성을 무시한 채 “당장 무슨 관계가 있을 것 같은 연구제목을 정한 뒤 용두사미식으로 기존에 알려진 얘기들만 나열하고 연구를 끝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중앙아시아학회장을 맡고 있는 정재훈 경상대 교수는 “실크로드·중앙유라시아와 우리의 관계를 추적하는 것이 연구의 출발점이 될 수는 있지만 그게 전부일 수는 없다”고 밝혔다.

시베리아와 중앙아시아·중국 북방·몽골 등지를 연구해온 강인욱 경희대 교수는 “자국과의 관련성에 대한 관심은 세계 공통이지만, 한국은 한국과의 관련성을 기반으로 학문적인 담론화를 해야 하는데 원론만 되풀이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윤형원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전시홍보과장은 “한민족이 중앙아시아의 어디에서 왔다, 한반도에서 출토된 어떤 유물이 중앙아시아의 어떤 유물과 비슷하다는 식의 단순전파론적인 시각이 이제껏 많았다”면서 “그러나 고고학적 견지에서 유물의 유사성보다는 맥락의 이해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국주의 관점도 극복 대상

일제의 유산인 제국주의적 시각을 걷어내야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20세기 초 유럽인들은 유라시아 실크로드 지역을 제국의 시각으로 바라보았고, 탐험의 대상, 동서문명의 연결로 정도로 여겼다. ‘탈아입구’를 주창하며 서구 제국주의 국가들과 동등한 반열에 오르기를 원한 일제 역시 이 같은 시각을 받아들였고 이는 해방 이후 국내 학계와 대중에게도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강인욱 교수는 “지난 100여년간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에서 수많은 연구가 이뤄졌는데, 한국은 아직도 아우렐 스타인이나 스벤 헤딘, 일본의 오타니 컬렉션만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인과 헤딘은 20세기 초 중앙아시아 일대를 누빈 유럽의 대표적인 탐험가·고고학자이지만 한편으로는 제국주의적 문화유산 약탈자로 비난받는다. 일본의 오타니 고즈이 역시 같은 시기 중앙아시아 원정에 나서 중국 둔황과 쿠차 등지의 예술품을 약탈하거나 구입했다. 지금 국립중앙박물관에는 오타니 컬렉션이라는 그의 소장품이 소장돼 있다.

 

정재훈 교수는 “중앙아시아 지역은 단순한 문명 간 교역로가 아니라, 그 자체로 하나의 역사체”라며 “초원 유목민들이 2000년에 걸쳐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하나의 역사로 묶어내면 그들 역시 세계 역사를 주도한 또 하나의 세력으로 이해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지역 연구를 통해 동서양의 이분법적 틀을 벗어나 진정한 의미의 세계사 이해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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