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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다리가 나자르바예바 카자흐스탄 상원의장, 전격 면직…. 그 배경과 향후 카자흐스탄 정국 전망

김상욱

Дарига Назарбаева в бытность спикером сената парламента Казахстана. 9 апреля 2020 года.
<다리가 나자르바예바 상원의장이 지난 4월9일 코로나 19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출처 : azattyq.org>

  카자흐스탄을 30년 동안 장기 통치했던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전(前)대통령의 장녀 다리가 나자르바예바(57)가 2일(현지시간), 상원 의장직에서 물러났다고 informburo.kz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대통령궁(악오르다) 대변인실은 2일, 다리가 나자르바예바 상원의장이 그 직책에서 전격 면직되었다고 밝혔다.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서 그녀가 상원의장으로서 왕성한 활동과 큰 성과를 낸 것에 대해 감사를 표함으로써 이 같은 사실을 재확인시켰다.  그러나 면직 사유는 발표되지 않았다.  

엘바스(국부) 나자르바예프의 뒤를 이을 카자흐스탄의 차기 지도자들 중의 한 명으로 오래전부터 거명되던 다리가 상원의장의 전격적인 면직은 코로나 19로 인해 국가비상사태의 장기화에 따른 국민들의 점증하는 불만과 현재의 경제위기상황과 겹쳐지면서 카자흐스탄의 국가리스크를 한단계 올려놓고 있다.

이에 이번 사건의 배경에 대해 현지 언론과 전문가들의 분석을 정리해 보고 향후 정국전망까지도 해 봄으로써 사전에 대응전략을 세우는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  

쿠데타?  엘바스(국부) 사전 동의?

카자흐스탄 헌법에 따르면, 상원의장은 대통령 다음 서열로써 공식 국가 서열 2위이다. 만약 대통령이 어떤 사유로 궐위되는 상황이 생기면 상원의장이 그 권한을 대행하게 되어 있다.  더군다나 다리가는 안전보장이사회의장직을 맡고 있는 전직 대통령이었던 아버지의 후광까지 받고 있어서 사실상 국가 서열 1위와 진배없는 상원의장이었다. 따라서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상원의장 전격적인 면직조치를 두고 일종의 쿠데타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들은 이번 일이 엘바스(국부) 나자르바예프의 사전 동의하에 결정되었는지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분석은 소수에 불과하고 주로 현 토카예프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조치이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치평론가 도심 삿빠예프는 토카예프 대통령에게 유리한 권력 지형을 만드기 위한 한 방편으로 이루어졌거나 안전보장이사회(의장  엘바스 나자르바예프)와 사전에 합의한 후에 내려진 결정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작년에 다리가에게 상원의장직이 아닌 다른 직책이 부여된다면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 라는 논의가 있었던 것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삿빠예프는 만약 상원의장을 사임한 다리가에게 다른 어떤 직책이 주어진다면 그녀는 정계은퇴가 아니라 강력한 차기 지도자그룹에 그 이름이 계속 남아있게 됨을 의미한다면서 파워엘리트 내부의 권력투쟁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상원의원, 대통령의 딸 이라는 기존 이미지를 탈색시키는 차원에서 이번 조치가 이루어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안드레이 그로진 중앙아시아 및 카자흐스탄 연구소장도 이와 비슷한 분석을 하였다. 그는  Interfax와의 인터뷰에서  “이 결정은 토카예프가 본격적인 국가지도자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면서 “다리가 나자르바예바 상원의장의 영향력이 토카예프 대통령의 합법적인 권한을 일부 제약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토카예프 대통령은 엘바스(국부) 나자르바예프와 사전에 교감하지 않고 혼자서 그러한 결정을 내릴 수 없다고 생각한다” 면서 충분한 사전 교감과 논의 후 이루어졌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카자흐스탄 정치평론가인 아이도스 사림은 자신의 SNS를 통해 “코로나 19로 인한 비상사태와 경제위기 속에서 카자흐스탄 경제의 근본적인 재구성과 구조개혁을 동시에 해야하는 트리플 위기상황에서 무엇보다 정부와 카자흐스탄의 파워 엘리트는 통일과 통합의 필요성이 요구된다.”면서 “이번 일은 현 토카예프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썼다.

  그에 따르면, 파워 엘리트들은 그들 내부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직 일체 언급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현재 상황을 정확히 평가하기가 어렵지만, 차기 상원의장이 누가 되는지? 그 후보자의 이름이 알려지면 좀 더 명확하게 이번 결정의 배경과 목표에 대해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여튼, 차기 상원의장에  누가 임명되고 또 이 사람과 누구를 연결시킬 것인가? 를 지켜보면 향후 권력 지도가  명확해 질 것으로 보인다.  

다리가에게 꼬리표 때어주기?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일은 파워 엘리트 내부의 권력투쟁을 그대로 드러낸 사건임이 분명하고 오히려 이 과정을 통해 권력의 향방이 어디로 향할지 가늠해 볼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 일을 통해  전직 대통령의 딸이라는 꼬리표가 늘 따라다니는 다리가는  오히려 그 꼬리표를 뗄 고 정치지도자로 자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정치컬럼니스트 조아나 릴리스는 무엇보다도 엘바스(국부) 나자르바예프가 이 일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살펴봐야 한다면서,  엘바스 사임 후 1년이 지난 현재 카자흐스탄이 마침내 포스트 나자르바예프시대로 나아가고 있는가?  라는 질문을 우리 스스로에게 던져 봤을 때 우리는 명쾌하게 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정치학자 안드레이 쉐보따례프는 사전에 아버지인 엘바스(국부)와 사전에 협의가 되었고 이 결정을 자신도 동의한 후에 이루어졌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지난 1월,2월에 다리가의  막내아들 아이술탄 나자르바예프가 영국의 법정에 선 것과 연관된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으면서  2003년 아사르당을 창당했을 때 이미 그녀는 상당한 정치적 능력을 보여주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즉, 그녀가 정치적으로 급격하게 부상하자 오히려 파워 엘리트들의 견제를 받게 됨으로써 누르-오단 당으로의 합당 결정을 하고 자신은 물러나는 결정을 했다.

그는 이번 사건도 그녀에게로 권력이 집중되는 경향을 보이자 이를 중화시키는 조치의 일환으로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다고 지적했다.  

   안드레이 쉐보따례프는 엘바스 나자르바예프가 내부 권력투쟁속에서 자신의 딸을 보호할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다리가의 정치생명은 끝나지 않았다고 예측하였다. 또한 그는 과거, 권력투쟁이 발생했을 때 문제해결과 일부 세력의 소탕이 있은 후 정치적으로 재기용되었던 것을 기억해 볼 필요가 있다면서 다리가를 위해 행정부의 한 자리(부총리)를 준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즉, 여성의 대표성을 높이는 주제에 대한 최근의 활발한 논의를 근거로 해서 다리가의 행정부 진입을 정당화시킬 개연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카즈벡 베이세바예프 같은 전직 외교관은 다리가의 면직이 평소 그녀의 행동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근 들어 그녀가  국정에 혼선을 줄 정도는 아니었지만 독립적으로 행동하기 시작했고, 일부 발언은 마치 대통령처럼 보일 정도였다는 것이다.  

   아케쟌 카줴겔진 전 총리는 이번 결정의 후속조치를 분석함으로써 이번 사건의 배경을 파악할 수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면서, 런던의 법정에서 부정한 자금으로 영국의 부동산을 구입한 혐의로 법원에 넘겨진 다리가와 그의 가족에게는 분명 정치적 위기이다면서 엘바스의 권력이양계획이 예정되로 되지 않을 것이다고 분명히 했다.

  지난 2016년 9월부터 상원의원이 된 다리가는 부친인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가 대통령직을 자진 사임한 이튿날인 2019년 3월 20일 상원의원 전원의 찬성으로 의장으로 선출되었다. 양원제를 운영하는 카자흐스탄의 상원은 각 주와 수도 등 지역을 대표하는 34명의 의원과 대통령이 임명하는 15명의 의원 등 49명으로 구성된다.

  다리가는 한때 전격 사임한 부친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의 후계자로 예상됐으나 작년 6월 조기 대선에는 출마하지 않았다.

  카자흐스탄이 1991년 옛 소련에서 독립하기 이전인 1989년 카자흐 공산당 제1서기(서기장)로 최고통치자 자리에 오른 나자르바예프는 1991년 12월 치러진 첫 민선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후 줄곧 최고 권좌에 머물다 지난 3월 19일 자진 사임했다.

  나자르바예프는 그러나 국가안보회의 의장과 집권당인 ‘누르 오탄’당 대표직을 유지하고 ‘엘바스(국부)’ 지위를 누리면서 계속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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