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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유리 카자흐스탄고려인협회장이 카자흐스탄의 국가 중대사를 결정하는 '쿠릴타이' 회의에 초청되었다. 이는 카자흐스탄 전체 인구중에 0.6% 밖에 차지하는 않은 고려인들이 카자흐스탄내에서의 영향력이나 위상이 그만큼 인정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쿠릴타이는 과거 북방 유목민들의 전통으로써, 황제(칸) 후보자 선정이나 즉위, 전쟁, 그리고 중요 법령 제정을  위해  칸의 명령으로 왕과 유력 부족장, 고위직 관료 등으로  구성된 유목 국가 최고 정치 회의이다. 이런 전통은 현대 카자흐스탄에 까지 이어져 주요 국정방향을 결정할 때 쿠릴타이를 개최하고 있다.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신년초 언론 인터뷰를 통해 통상 여름에 개최하는 '쿠릴타이' 회의를 앞당겨 봄에 열어 주요 국정과제를 의결하기로 한 바 있다. 역사상 중요한 쿠릴타이로는 1206년 초봄, 테무진이 몽골 고원의 통일을 완수하고 칭기즈 칸의 존호를 얻은, 오논 강변에서의 쿠릴타이와 1249년, 대칸 구유크의 죽음으로 그 직후에 바투에 의해 툴루이와 주치의 두 집안을 중심으로 개최된, 일리 강 상류의 준가르 알라타우 산맥 방면에 있던 아라 카마크에서의 쿠릴타이 등이 있다. 한편, 강 게오르기 교수(알마티고려민족중앙회 부회장)가 토카예프 대통령으로 부터 직접 감사의 편지를 받았다. 역사학 박사인 게오르기 교수는 정치적 탄압 피해자들의 명예회복과 복권을 위한 국가 위원회 활동에 적극 참여한 점이 높이 평가를 받아 대통령으로 부터 개인 감사 편지를 받게 되었다.(김상욱)

(한인일보) 최재형 기자 = 카스피은행이 최근 성공적인 기업공개(IPO)를 통해 10억 달러(1조 3천 여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포브스’지가 발표하는 세계의 부호 명단에 들어갈 정도로 억만장자인 김 베체슬라브 회장이 이끄는 카스피 은행은 소매금융을 위주로 하던 기존의 업무에서 전자상거래와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적인 앱으로 진화시켜 상장시켰다. 카스피은행은 모바일 앱을 통해 세금납부는 물론 각종 공과금과 범칙금 납부, 상품구매, 여행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누구나 편리하고 손쉽게 사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대부분의 카자흐스탄 국민들이 사용하고 있다. 이 회사의 주식은 공모가인 92달러보다 한 단계 높은 92.50달러에 시초가를 형성하며 주식 시장에 데뷔했다. 이 초기 거래 가격으로 회사의 시장 가치는 약 175억 1,000만 달러(2조 3천여억원)에 이르렀다. 카자흐스탄의 디지털 결제 및 전자상거래 부문에서 강력한 입지를 구축한 Kaspi.kz의 상장은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주목을 받았다. 한편, 카스피 은행은  '코로나와의 전쟁' 기간 어려워진 경제에 도움을 주려는 은행 측의 결단으로 고객 74만 5천명에 대해 대출 이자를 면제하기로 해 화제가 된 바 있다.

(한인일보) 최재형 기자 = 카자흐스탄이 한국의 고용허가제 양해각서 체결국이 된다. 현지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노동사회보호부는 한국의 고용노동부와 협상을 갖고 카자흐스탄을 한국 고용허가제에 포함시키는 문제를 논의했다.  양국간에는 이미 고용허가제 체결을 전제로 한 카자흐스탄내 한국어 연수원을 개설하는 작업이 진행 중에 있다. 한-카자흐간의 양해각서 체결은 매년 한국으로 입국하는 카자흐스탄인의 수가 급증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국은 2014년부터 30일간 무비자 제도에 관한 협정을 체결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동안 잠시 중단되었지만 2022년에 다시 재개되어 양국간 인적교류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의 입장에서 보면 이 제도는 외국의 저숙련 근로자를 위한 혁신적인 임시 노동 이주 제도임과 동시에 한국 정부가 채용, 훈련, 감독의 전 과정을 직접 조정한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고용허가제가 실시되면, 한국에서 취업을 희망하는 카자흐스탄국민들이 한국에서 합법적으로 취업할 수 있도록 돕고, 평등한 근로조건과 권리 보호를 보장받게 된다. 즉, 한국 정부는 카자흐스탄에서 입국하는 불법체류자의 수를 줄이고 카자흐스탄인들은 한국에서 합법적인 일자리를 얻을 수 있게 된다.   카자흐스탄 외교부에 따르면 2023년 2월 기준 한국에 거주하는 카자흐 국민은 약 3만 6천명이며, 이 중 불법체류자로 간주되는 사람은 8천~1만명에 이른다. 고용허가제는 국내에 있는 우리 기업이 국내인력을 구하지 못해 불가피하게 외국인력 도입이 필요할 경우 정부(노동부장관)로부터 허가를 받아 외국인력을 근로자로 고용할 수 있는 제도이다. 고용허가제에는 이미 방글라데시, 중국, 인도네시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몽골, 라오스, 미얀마, 네팔, 파키스탄, 필리핀, 스리랑카, 태국, 베트남 등의 국가와는 시행하고 있다.   한편, 2024년 고용허가제로 국내에 들어와 일할 외국인 노동자 규모가 역대 최대인 16만5천명으로 확정됐다. 이들이 일할 수 있는 업종 범위도 음식점, 임업, 광업 등으로 넓어진다. 노동계는 외국인 노동자 처우 보장이나 국내 노동시장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고 반발했다.    2022년까지 5만~6만명 수준이었던 한해 고용한도는 윤석열 정부 출범 뒤 급격히 늘어 올해 12만명, 내년 16만5천명에 이르게 됐다. 2004년 고용허가제 시행 이래 가장 큰 규모다.    정부는 내년 외국 인력 고용 한도를 크게 확대한 배경에 대해 “생산인구 감소 등 구조적 요인이 여전한 상황에서 빈 일자리 비중이 높은 일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외국 인력 (허용) 요구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종별 인력 배분을 보면 서비스업은 올해 2870명에서 내년 1만3천명으로 5배 가까이 늘어난다.    외국 인력 도입 허용 업종도 음식점업, 임업, 광업까지 확대된다. 음식점의 경우 내년 4월부터 사업주 신청을 받아 외국 인력 도입 절차가 시작될 전망이다. 우선 전국 100개 시·군·구(세종·제주 포함) 한식 음식점업 주방보조 업무에 한정해 외국인 고용을 허용한 뒤 전국 확대를 검토하기로 했다. 그동안 음식점에서 일할 수 있는 외국인은 중국(재외)동포나 유학생 정도였다. 열악한 노동환경 탓에 내국인 노동자를 구하지 못한 임업과 광업 사업장도 올해 7월부터 외국 인력을 신청할 수 있다.

(한인일보) 최재형 기자 = 오는 3월 1일 부터 카자흐스탄에는 단일 시간대가 설정된다. 현지 매체 '자콘'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무역통합부는 언론브리핑을 통해 "카자흐스탄 공화국 영토에서 시간을 설정하는 절차에 대한 정부의 법령이 변경되어 전국이 단일한 시간대를 사용한다"면서 "2024년 3월 1일 0시부터 카자흐스탄 전역은 UTC+5 시간대가 적용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란 2024년 2월 29일 밤부터 2024년 3월 1일 00:00을 기해 아스타나, 알마티, 침켄트, 아바이, 잠블, 까라간다 등 카자흐스탄 전역에서는 현지 시간을 1시간 뒤로 이동한다. 지금까지 카자흐스탄에는 UTC+5와 UTC+6의 두 가지 시간대가 병존했었다. 즉, 서부지역을 제외한 카자흐스탄의 대부분의 지역은 UTC+6 구역에 위치해 있었다.

(한인일보) 최재형 기자 = 23(화) 0시 9경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강진이 발생했다. 현지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알마티 남동쪽으로 264km 떨어진 카자흐-키르기즈 국경 부근에서 리히터 규모 6.7 지진이 발생하였고, 이로 인해 알마티는 5.0, 침켄트 지역 2.0 규모로 지진파가 감지 되었다. 반면, 중국 신화통신은 중국 신장 위구르자치구와 키르기스스탄과의 국경 근처 산간 지대에서 규모 7.1 지진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알마티시 비상사태국은 현재 사상자 및 피해상황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고, 주알마티총영사관은 교민 SNS 망을 활용하여 현지에 체류하는 국민들은 안전에 유의하시기 바라며, 긴급상황 발생 시 총영사관 또는 대사관으로 즉시 연락해 달라고 공지했다. 한편, 알마티 시민들은 전등이 심하게 흔들리고 아파트가 좌우로 흔들리는 등의 강진을 느끼자 한밤중 잠옷 차림으로 밖으로 대피했다. 시민들은 자신의 차를 몰고 알마티시 교외에 사는 친척들의 집 또는 자신의 다차(주말별장)으로 대피하거나 거주지 근처의 학교 또는 유치원에 위치한 비상 대피 장소로 피했다. 고려인 동포 M씨는 "지진 발생 후 추가 여진의 두려움 때문에 알마티 근교에 있는 다차로 대피하기로 결정하고 남편과 함께 차를 타고 시내를 빠져나갔다"면서 "한밤중임에도 불구하고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한 사람들이 많아서 인지 외곽으로 향하는 도로에 교통정체가 발생했다"고 당시 상황을 알려줬다. 한편, 현지매체 '자콘'은 지진이 발생할 당시 알마티공항에 착륙예정이었던 항공기 5대 중 1대가 착륙하지 못해 주변 투르키스탄공항으로 방향을 틀었고 나머지 4대는 지진이 지나간 후 알마티공항에 안전하게 착륙했다. 이번 지진의 여파는 아스타나까지 미쳐 주민들이 진동을 느꼈다고 알려졌다.

“우리는 왜 중앙유라시아에 관심을 갖는가? ” 김상욱 며칠 전, 신문에서 ‘투르크 경제권’ 이 우리한테 새로운 전략시장으로 대두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봤다.  아시아와 유럽의 관문인 터키와 풍부한 자원을 보유한 중앙아를 묶은 ‘투르크 경제권’을 잘 공략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이는 또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제창한 ‘일대일로’를 우리 기업들이 활용하기 위해서도 긴요하다고 말하고 있었다. ‘투르크 경제권’이라고 하면, ‘돌궐’, ‘고구려’, ‘실크로드’라는 이미지가 연상되고

  (한인일보) 최재형 기자 = 2035년까지 아스타나의 도시 계획이 승인되었다.   카자흐스탄 공화국 정부는 2035년까지 아스타나의 일반 계획을 승인했으며, 이 계획은 수도의 사회, 주택 및 공동 서비스, 교통 및 에너지 인프라의 추가 개발을 위한 단계적 계획을 담았다고 '자콘'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리한 스마일로프 국무총리가 서명한 이 계획안은 광범위한 공개 토론과정을 거쳤다  이 계획안은 인구의 역동적인 성장을 에 따라 도시의 급속한 발전을 뒷받침할 계획들이 담겼다.   현재 수도 아스타나의 인구는 약 120만 명이며, 2035년에는 23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마스터플랜에는 학교 164개, 유치원 178개, 의료기관 93개 건설이 포함됐다. 2029년까지 그들은 또한 15개의 현대식 학교 를 추가로 지을 계획이다. 이 모든 것은 지역 예산과 민간 투자로 조달될 예정이다.   수도의 주택 재고는 6,820만m2로 증가하고 1000km당 도로망 길이는 25,000km로 증가할 계획이다.  대체 대중교통 수단을 개발하고, 주요 고속도로, 특히 일부 지역의 혼잡을 완화하기 위해 5개의 대형 교량을 건설할 계획이다.   물 소비의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이르티쉬- 카라간다 운하의 송수관을 통해 하루 210,000m3 규모의 취수장과 정수장을 건설할 예정다. 동시에 기술적 물 공급을 위해 하루 최대 16만 입방미터의 생산 능력을 갖춘 텔마나 펌프장을 확장할 계획이다.   열과 전기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CHPP-3의 2단계 건설, 4개의 새로운 가스 열 발전소, CHPP-2의 확장, 14개의 110/10kV 변전소 시운전을 계획하고 있다.   가스 공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자동 가스 분배 스테이션인 AGDS-1 및 AGDS-2의 용량을 늘리고, AGDS-3은 길이 71,000km 이상 증설하기로 했다.

중앙유라시아의 역사전개는 자연지리의 산물 올해는 주치 울루스(큽차크 칸국) 성립 800주년 고대부터 중앙아시아 유목민의 지배를 받았던 동슬라브인들 천산산맥과 파미르고원은 북쪽의 거대한 초원지대 생성케해  김상욱 고려문화원장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은 연초 현지 언론과의 신념 대담을 통해 올 한해의 국정 과제와 카자흐스탄에서 열리게 될 주요 국제행사에 대해 설명을 했다. 이중에서 나의 눈길을 끌었던 것은 토카예프 대통령이 올해가 주치 울루스 성립 800주년이라는 사실을 언급한 것이었다.   그는 "우리는 이 뿌리로 부터 수세기에 걸쳐 국가시스템을 발전시켜서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올해에는 이러한 카자흐스탄 역사에 관한 다양한 책이 출판 것이고 이를 위해 200여명의 국내 학자와 약 60명의 해외 전문가가 참여하고 있습니다”고 말했다.   이 대목은 1465년 자니벡과 케레이 술탄이 세운 카자흐칸국에서부터 국가의 기원을 찾았던 기존의 싯점보다 250년을 더 거슬러 올라가 징기스칸의 큰 아들인 주치가 세웠던 주치 울루스(큽차크 칸국)을 뿌리로 잡았다는 점에서 여러가지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이 주치 울루스(큽차크 칸국)의 일원으로써 공통의 역사를 공유한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특히나,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미국과 서방의 제재와 봉쇄속에서 대외적으로 중국과의 밀월관계를 돈독히 해나가고 내부적으로는 서방의 일원이 되고 싶어했으나 절대 받아주지 않은 냉엄한 현실을 처절하게 깨닫은 러시아의 유라시아주의가 강화되는 시점에 나온 것이라서 좀 더 주목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한 내용은 다음 기회에 자세히 다루도록 하고 이 글에서는 러시아를 포함한 중앙 유라시아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보고자 한다.   여기서 혹자는 역사적으로 유목민의 활동무대였던 중앙유리사아의 역사를 살펴보는데 왜 러시아를 포함시키느냐는 질문을 할 수 있다.   러시아를 중앙유라시아의 역사에 포함시키는 이유는 러시아를 이루는 동슬라브인들은 고대부터 중앙아시아에서 온 유목민들의 지배를 받고 유목민 문화의 영향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동슬라브인들은 5세기부터 투르크계 사바르 칸국의 지배하에 있었고 그 후에는 아바르 칸국, 하자르 칸국에 정복되어 있었다.   특히, 하자르 칸국은 동슬라브인들의 초기 국가인 루스칸국에 막대한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동슬라브인으로서의 정체성이 생기기 시작한 것도 바로 하자르 칸국의 영향을 받아서이다.   중앙아시아의 동유럽 정복을 받아들이고 그 휘하에서 활동했던 동슬라브인의 문화는 3세기부터 10세기까지 중앙아시아 투르크계 유목민의 지배에 따라 서유럽 문화와는 다른 면을 띄게 되었고 특히나 그 이후 징기스칸의 큰 아들 주치 울루스의 지배를 받음으로써 대몽골제국의 일원이 되면서 부터는 이질화는 가속화되었다. 이를 일부에서는 ‘타타르의 멍에’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한마디로 러시아의 역사는 중앙유라시아의 정치적 변동과 직간접적으로 연동되었던 것 만큼은 분명할 뿐 아니라 오늘의 대 러시아는 ‘타타르의 멍에’를 극복해나가는 과정에서 이룩된 것이라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앙유리시아는 유목민의 활동 무대   유라시아의 동쪽 끝 한반도에 까지 영향을 끼쳤던 스키타이제국, 이들은 철을 자유자재로 다루며 세계 최초로 초원의 제국을 건설하였다. 이후 흉노제국과 돌궐제국, 그리고 비로소 세계사를 탄생시킨 징기스칸의 대몽골제국은 모두 중앙유라시아를 근거지로 삼아 동서로 세력을 확장했다. 그래서 우리는 중앙유라시아의 역사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는 모르겠다.   이런 호기심에 답하기 위해서는 먼저 카자흐스탄의 영토 범위와 중앙유라시아의 개념을 따져보자. 현재 카자흐스탄 영토는 카스피해 북안부터 동쪽으로 알타이 산맥 그리고 남으로 천산산맥을 경계로 광활한 면적을 자랑한다. 중앙유라시아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것도 역사적으로 유목민들이 가장 탐내던 기름진 초원지대의 대부분이 현재 카자흐스탄 땅이다.     중앙유라시아는 유라시아 대륙의 중앙 부분 즉, 우리와 같은 우랄알타이어계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거주지를 말하는 개념인데, 동서로 동유럽에서 동북아시아에 이르고, 북극해에서부터 남쪽으로는 카프카스산맥, 힌두쿠시 산맥, 파미르고원, 쿤룬산맥, 황하에 이르는 실로 광대한 지리적 공간을 가리킨다. 그러나 중앙유라시아는 지리적인 용어라기 보다는 문화적인 개념이다. 즉, 중앙유라시아는 유구한 역사과정에서 그 범위가 커지기도 하고 작아지기도 하면서 그 동쪽과 서쪽 그리고 남쪽 세계의 역사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중앙유라시아'라는 지역명칭은 정작 외부인이 붙여준 경우가 많았다. 20세기가 될 때 까지 이 땅에서 삶을 영위했던 거주민들은 이러한 광역적인 지역 명칭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투르키스탄(투르크인의 땅)이라는 유명한 지역 명칭도 19세기에 들어와 영국과 러시아가 중앙아시아를 놓고 각축을 벌이는 과정(이런바 ‘그레이트 게임’)에서 널리 사용되었다.   중앙유라시아에 대한 개념은 이 정도로 하고, 자연환경을 살펴보자. 나는 자연환경을 무척 중요시 여기는데, 한반도에 갇혀 살았던 우리가 극복하기 어려운 여러가지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서는 이 부분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물론, 직접 여행을 다녀온다면 더욱 이해가 빠를 것이지만…..   중앙유라시아는 한마디로 높은 산맥과 고원, 그리고 초원과 사막, 풍부한 녹지, 오아시스로 이루어져 있다. 높은 산맥과 고원의 중심지, 만년설을 머리에 이고 있는 파미르고원을 중심으로 해발 4000미터와 5000미터짜리 고봉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우리가 사는 알마티의 뒷산 침불락만 해도 4천 고봉들이 부지기 수이다. 그래서 한여름에도 빙하를 볼 수 있다. 캅차가이 호수 쪽에서 침불락을 쳐다 보면 정말 장관이다. 특히나 호수 위에 떠 있는 듯한 눈 덮힌 천산산맥은 시쳇말로 ‘카메라만 갖다 데면 바로 작품이 되는’ 그런 명소이다.   더불어, 알마티 시내에서 출발하여 1시간이내에 해발 3200미터에 도달할 수 있고 또 거기서 걸어서 2시간이면 빙하의 갈라진 틈, ‘크레바스’를 체험할 수 있다. 그 뿐이랴, 골짜기 자체가 빙하 위에 놓여있어서 딛고 선 땅 밑에서 빙하가 녹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이다. 이는 체험을 해 보지 않은 사람은 도저히 믿기지 않을 정도이다.     동서로 8000킬로미터인 중앙유라시아의 광활한 초원을 하루 200킬로미터를 달리는 말을 타고 40일 만에 주파한다는 개념을 현재 우리는 가지고 있지 못하다. 한반도에 갇혀 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천년 전 이 땅에서 살았던 선조들은 실제로 8000킬로미터 거리를 우습게 횡단했다.   나중에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흉노가 동서 흉노로 분열된 후 이들은 가볍게(사실은 생존을 위해) 초원을 가로질러 유럽을 공포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하여튼 우리가 가지고 있는 거리개념으로는 어마어마한 거리이지만 수천년 전부터 이 땅에 살았던 유목민들은 이 거리를 오가며 삶을 이어왔고 지도자를 따라 뭉치기도 했고 분열을 거듭하면서 여러 왕조를 탄생시켰다.     내가 아는 현지 학자는 우리가 배운 세계사 책에 등장하는 흉노(훈), 투르크, 선비, 몽골 등도 따지고 보면 지도자의 씨족이나 부족명을 따라 불리워진 것에 불과하고 유라시아 초원에서 삶을 엮어가는 사람들은 늘 그대로 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중앙유라시아 이 땅에서 명멸해간 여러 왕조들의 역사는 곧 카자흐스탄의 역사이다고 강조했다.     천산산맥은 실크로드의 어머니 <캅차가이 호수에서 바라본 천산산맥>   중앙유라시아의 자연 환경을 말하면서 꼭 언급해야 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천산산맥이다.  동서로 2500킬로, 남북으로 약 200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이 산맥은 바로 ‘실크로드의 어머니’이다. 고봉준령들이 널려 있는 이 천산산맥은 비구름을 막고 서서 비와 눈을 뿌리게 했다. 그래서 천산 북방에는 풍요로운 초원이 있는 준가르 분지, 세미레치, 그리고 그 북쪽엔 알타이 산맥이 있다.  이뿐 아니라 이어진 파미르 고원까지 이들 고산준령은 중앙유라시아의 자연환경을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습기를 머금은 축축한 공기의 이동을 가로막아 이 지역을 건조하게 만드는가 하면, 때로는 구름과 눈을 불러와 초원과 분지를 푸르게 물들이는 비를 내리게 하고 만년설이 녹은 물은 강이 되어 저지대 오아시스를 기름지게 하였다. 그러므로 이런 고산준령이 없었다면 중앙유라시아의 유목민과 오아시스 정주민의 생존 자체가 불가능했다.   다음으로 강 유역에 풍요로운 삼림과 비옥한 땅을 형성하면서 카스피해로 흘러가는 볼가 강, 동서쪽에는 광대한 킵차크 초원(남러시아 초원과 카자흐 초원)이 펼쳐져 있다 이곳에 서 준가르 분지를 지나 몽골고원에 이르는 지역은 이른바 유목민의 세계인 초원 지대이다. 유라시아 역사를 통해 다양한 유목민 집단이 동에서 서로 이동하고 많은 유목민들이  국가를 세우고 흥망을 거듭한 지역도 바로 이 초원 지대이다.   한편 파미르 고원을 중심으로 한 고한 지대의 산록이나 그곳에서 발원하는 하천 유역에는 오아시스 형성에 적합한 조건이 갖추어져 있다. 그리하여 서투르키스탄의 아무다리아강, 시르다리아 강, 자랴프샨 강 유역에는 페르가나 계곡을 비롯하여 타쉬켄트, 사마르칸트, 부하라, 호라즘 등 대표적인 오아시스도시가 이루어졌다.   중앙유라시아의 역사를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현재 지도 위에 그어진 국경선을 제거하고 이러한 자연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시각으로 바라볼 때 좀 더 정확하게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