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여객기 알마티서 추락…사망 15명으로 늘어
27일(현지시간) 승객 등 98명을 태운 여객기가 카자흐스탄 알마티 국제공항 외곽에 추락해 최소 15명이 사망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당국은 이 사고로 현재까지 현장에서 15명이 사망했고, 최소 66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사고 직후에는 사망자가 7명이라고 발표했으나, 그 수가 점점 늘고 있다.
부상자 가운데 22명은 위중한 상태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추락한 여객기는 알마티에서 출발해 카자흐스탄 수도인 누르술탄(옛 지명 아스타나)으로 향하던 현지 항공사 벡 에어
(Bek Air) 소속의 포커(Fokker)-100 항공기다.
카자흐스탄 민간항공위원회(CAC)에 따르면 이 여객기는 오전 7시 5분께 이륙한 직후 하강하기 시작해 오전 7시 22분께 추락, 콘크리트 울타리를 뚫고 알마티 공항 외곽의 한 2층 건물에 충돌했다.
사고 당시 승객 93명과 승무원 5명 등 총 98명이 여객기에 타고 있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현장에서 찍힌 사진에는 사고 여객기가 충돌의 충격으로 반파된 건물 옆 눈쌓인 벌판에 두 동강이 난 채 추락해 있는 모습이 담겼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한 여성 승객은 현지 언론에 “비행기가 추락을 시작하기 전 무시무시한 소리
를 들었다”며 “비행기는 기울어진 채 날고 있었다. 비명과 고함, 울음소리가 난무하는 영화같은 상황이었다”고 끔찍했던 순간을 묘사했다.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로 “책임자들은 법에 따라 엄중히 처벌될 것”이라고 말하며 사고 희생자들과 유족에게 애도를 표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또 아스칼 마민 총리를 위원장으로 한 긴급 대책위를 구성해 사태를 수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마티와 누르술탄에는 한국 교민도 다수 거주하고 있으나, 현지 한인회는 카자흐 한국 공관에 확인한 결과 탑승객 명단에 한국인은 없는 것으로 일단 파악됐으나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다만, 탑승자 명단에는 이름으로 미뤄볼 때 고려인으로 추정되는 승객이 2명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한인회는 한국인 탑승 여부를 추가로 확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고의 원인은 아직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사고 현장 주변에 있던 로이터 기자는 사고 지역에 안개가 짙었다고 말했다.
카자흐 당국은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사고 원인을 규명할 예정이다.
당국은 이번 사고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사고 항공사인 벡 에어의 영업을 중지하고, 카자흐 내 포커-100 기종에 대해서는 전면 운항 중단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사고 기종인 포커-100은 쌍둥이 터보팬 엔진을 장착한 중형 항공기로, 제작사가 1996년 파산한 뒤 이듬해 단종됐다.
벡 에어는 포커-100 여객기 7대로 사업을 하고 있는 카자흐 현지 업체로 1999년 설립됐다. 이 회사는 홈페이지에 카자흐 최초의 저비용항공사라고 자사를 소개하고 있다.
한편, 카자흐스탄에서는 2013년 1월 29일에도 북부 코크셰타우발 여객기가 알마티 인근에 추락해 20명이 숨졌다.
2012년 12월에는 카자흐 고위 관리들이 탑승한 군용기가 남부에 추락해 27명이 사망하는 등 카자흐에서는 항공기 추락사고가 심심치 않게 이어지고 있다.
카자흐스탄 여객기 알마티서 추락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