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기획특집[기획 시리즈] 카자흐스탄 독립 30주년 기념 ‘유라시아의 심장, 카자흐스탄의 탄생과 성장’ 1

[기획 시리즈] 카자흐스탄 독립 30주년 기념 ‘유라시아의 심장, 카자흐스탄의 탄생과 성장’ 1

카자흐스탄 도시의 변화 1 … 알마티

카자흐스탄은 올해로 독립 30주년을 맞이하게 되었다. ‘유라시아의 심장’, ‘중앙아시아의 거인’혹은 ‘중앙아시아의 맹주’, ‘신흥 자원부국’ 등등으로 불리는 카자흐스탄은 지난 30년 동안 과연 어떤 변화를 겪었을까? 본지에서는 카자흐스탄의 탄생과 다양한 분야에서 일어난 수많은 변화과 발전상들을 입체적으로 살펴봄으로써 카자흐스탄이라는 나라와 이 속에서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에 대해 좀 더 알아가고자 한다. 이를 통해 한국과 카자흐스탄이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편집자 주>

카자흐 초원 유목민의 본거지… 알마티

알마티는 1997년 12월 누르-술탄으로 수도의 지위를 넘겨주기 전까지 카자흐스탄의 수도였다. 현재에도 인구 200만명에 육박하는 카자흐스탄 최대 도시이자 경제수도 혹은 남부 수도로써의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 알마티의 남쪽은 천산산맥의 한 줄기인 알라타우 지산맥이 마치 병풍처럼 감싸고 있고 북쪽으로는 일리강이 흘러가고 캅차가이 호수가 있다. 한여름에도 하얀 눈을 머리에 이고 있는 천산산맥은 일년내내 맑은 물을 녹여 보내고, 골짜기를 따라 흘러내린 물은 초원을 적시면서 말을 살찌우고 논과 밀밭에서 곡식을 키운다.

해발 32000미터에 위치한 ‘침불락’에 올라가 보라. 주위의 눈덮힌 봉우리들 뿐 아니라 아래 펼쳐진 카자흐 초원의 모습은 가히 뭐라 표현하기 어렵다.

비단 이러한 이유 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도 카자흐 초원의 유목중심지는 천산기슭인 바로 ‘세미레치예’지역이었고 그 중심에 알마티가 있어 왔다. 이는 알마티 근교에서 발굴된 ‘스키타이’의 왕자로 추정되는 ‘황금인간’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알마티의 변화상 중에서 첫째는?

지난 30년간 알마티시에서 일어난 변화상 중에서 첫째로 꼽히는 것은 뭘까?

혹자는 고층건물들이 많이 건설됨으로써 도시 스카이 라인의 변화를 꼽을 수도 있을 것이고 혹자는 알파라비 거리를 위시한 사방팔방으로 뚫린 도로를 언급할 수도 있을 것이다.

현지매체인 ‘텡그리뉴스’는 이와 관련된 흥미로운 조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바로 알마티 변화상 1위부터 10위까지의 순위이다.

그 자료에 따르면 시민들은 알마티 지하철의 개통을 첫째가는 변화로 꼽았다. 쏘련시절 인구 100만명이 넘어가는 도시에 지하철을 건설하던 원칙에 따라 시작된 알마티메트로 공사는 쏘련의 해체로 인한 신생 독립국들의 경제적 혼란과 체제전환 과정에서의 어려움이 가중됨으로써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2011년 12월 1일 개통하였다.

7개 역을 갖춘 알마티 1호선 지하철은 현재 많은 알마티시민들의 출퇴근시간을 지켜주고 있다. 현재는 1호선 연장구간 공사가 진행중이고 알마티시 외곽인 깔까만지역 까지 연결되는 1호선 연장노선이 올해 완공을 목표로 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둘째로 꼽히는 변화는 알파라피 거리를 지날때 눈에 띄는 스키점프대가 있는 복합스키센터 ‘순카르’의 완성이다. 2011년 동계아시안게임을 위해 건설되었고 이 대회에 참가한 한국의 스키점프팀은 영화 ‘국가대표’의 실제 모델들이 출전하여 단체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곳은 알마티시내의 전체적인 모습을 조망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해서 한여름에도 찾는 이들이 끊이지 않는다.

세번째로 꼽히는 변화는 ‘사말’지역에 대규모 쇼핑몰 ‘도스틱 플라자’의 오픈을 꼽을 수 있다. 원래 구쏘련시절 실내체육관으로 건축되었으나 완공되지 못하고 있던 건축물을 2006년에 해체하고 그 자리에 대형쇼핑센터몰이 들어선 것이다.

또 하나의 쇼핑몰, 즉 로즈바끼예바 거리와 알파라비가 거의 만나는 지점에 세워진 ‘메가센터’의 오픈도 큰 변화에 포함된다. 이 쇼핑몰 주변에 들어선 아파트 단지에는 한때 많은 주재원들과 교민들이 거주하기도 하였다. 2014년에 세이풀리나 대로와 마카타예바 거리의 교차로지역에 들어선 ‘메가 파크’도 포함된다.

그 다음은 ‘콕주베’공원의 재개장이 차지했다. 2014년, ‘콕주베’공원이 수리를 위해 문을 닫고 완전히 새롭게 변신한 후 시민곁으로 돌아온 것이다.

1960 년부터 존재해온 알라타우극장(똘레비 꾸나예바 교차지점)이 지난 2015년, 철거되고 그 자리에 패스트푸드 ‘맥도날드’매장이 들어선 것도 시민들에게는 큰 변화중 하나로 꼽혔고 2016년, 2017 알마티동계유니버시아드를 준비하기위해 알라타우구역에 세워진 ‘알마티 아레나’도 순위에 들어갔다.

알마티 아레나는 알마티시외곽에 새로들어선 대규모 아파트단지와 함께 젊은 주거지역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알마티 아레나 주변에는 선수촌 아파트와 공무원 교사 군인들을 위한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조성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꼽히는 변화는 바로 알마티시내에 보행자 전용거리가 많이 생겼다는 것이다. 2017년에 판필로프 거리가 대대적인 리모델링 작업을 거쳐 보행자중심거리로 다시 태어났다. 2019년에는 지벡 졸르 거리가 보행자중심 거리로 재탄생되었다. (김상욱)

[인터뷰 : 이재환 대표]

알마티시민들이 꼽은 변화상 첫번째…. ‘알마티메트로’ 철도차량 수주의 주인공 이재환 대표로부터 듣는 수주 전후의 에피소드

알마티시민들은 지하철의 개통을 카자흐스탄 독립 30년 동안 일어난 알마티의 변화상 중에서 최고로 꼽고 있는데도, 카자흐스탄을 다녀간 한국인들중에는 최대도시 알마티에 지하철이 운행되고 있고 그 철도차량이 바로 현대로뎀에서 제작되었다는 것을 아는 이들이 의외로 많지 않다.

이들은 처음에는 알마티에도 지하철이 운행되냐? 라는 반응을 보이다가 기자의 권유에 따라 탑승을 해보고 난 뒤에는 비로소 ‘지하철에 현대로뎀의 로고가 새겨져 있더라’, ‘지하철 탑승을 관광코스 중 하나로 만들어도 되겠다’, ‘역마다 개성이 뚜렷하고 미적으로 매우 아름답더라’ 등의 반응을 보인다.

카자흐스탄 엘바스(국부) 나자르바예프는 카자흐스탄 독립 후 수도를 알마티에서 ‘누르 술탄’으로 옮겼지만 그는 알마티를 방문할 때 마다 지하철 공사 현장을 빠지지 않고 들렀을 정도로 큰 관심을 기울였다. 그는 2011년 12월 1일 최초의 지하철 개통식을 몇일 앞두고 또 다시 현장을 방문하고 현장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개통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기자는 당시 대통령 경호실의 출입허가증을 받아서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촬영할 수 있었는데, 이는 지하철 철도차량을 수주한 주인공인 당시 현대상사의 이재환 알마티지사장의 도움 덕분이었다.

‘카자흐스탄을 통해 중앙아로…’ 라는 공격적인 영업전략을 구사하면서 알마티 지점을 개설하고 곧바로 카자흐스탄 최초의 지하철 철도차량을 수주하고 중앙아시아 시장을 주름잡았던 이재환 대표(전 현대종합상사 상무이사)를 만나 지하철 수주 당시의 에피소드를 들어보면서 카자흐스탄의 변화상의 일면을 들여다 보도록 하겠다.

<’카자흐스탄을 통해 중앙아로…’라는 공격적인 영업전략을 구사하면서 알마티 지점을 개설하고 곧바로 알마티 지하철 철도차량수주 작업에 들어갔다. 사진은 이를 위해 알마티시청을 방문하여 메트로 관계자들과 업무협의를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이다. >

ㅇ. 안녕하세요. 본지에서는 독립 30주년을 맞는 카자흐스탄을 다양한 각도에서 해부해보는 기획을 하게 되었는데, 이중에서도 ‘알마티 메트로 개통’이라는 사건을 통해서 카자흐스탄의 변화상을 살펴보고자 신년부터 인터뷰를 요청드리게 되었습니다.

먼저, 최근 전세계 29개국에 걸친 영업망을 구축하고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어 무척 바쁘신 것으로 아는데, 최근 근황부터 말씀해주시죠?

“저는 최근에 현대종합상사 상무이사 직을 끝으로 현대맨의 옷을 벗고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앞에서 말씀하신 데로 전세계 29개국에 걸친 영업망을 구축하여 이를 플랫폼으로 삼아 국내 기업들의 해외수출을 돕는 일입니다. 국내의 유명기업들도 이 네트워크에 결합되고 있어서 서서히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ㅇ. 2011년 카자흐스탄 최초의 지하철 개통 당시, 나자르바예프 대통령과 함께 시운전하는 차량에 탑승하여 취재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수주 당시의 에피소드를 소개해 주십시오?

“현대종합상사는 지난 2006년 풍부한 오일달러를 통해 대규모 국책사업을 추진하던 카자흐스탄과 주변국에 대한 영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알마티지사를 열었습니다. 알마티 지사는 카자흐 시장 뿐만 아니라 엄청난 가스와 자원을 바탕으로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쓰나미 앞에서도 전혀 꿈쩍하지 않는 투르크메니스탄 시장도 겨냥해 항만, 도로, 교통 등 인프라 사업에도 적극 참여했었습니다.”

ㅇ. 실로 중앙아시아 시장이 좁게 느껴질 정도였네요?

“중앙아시아 지역을 관할하고 있던 저는 중앙아시아 국가들을 개별 국가로 보지 않고 한 나라로 생각하고, 대형 프로젝트의 수주와 수출목표 달성을 위해서라면 어디든지 달려가겠다는 각오로 알마티 지사장으로 부임을 했었죠.”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2009 국정연설에서 밝힌 아뜨라우의 석유화학단지, 모이나크 수력발전소, 에끼바스뚜스 제1호 화력발전소, 베이네우-보소이-악불라크 가스관사업 등 굵직굵직한 인프라 구축사업에 우리 현대의 기술과 경험이 활용될 수 있다고 보고 뛰어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지점을 개설하고 약 1년만에 알마티 시청과 알마티 1호선 지하철 전동차량 28량 공급계약을 현대로템과 공동으로 체결하는 실적을 올렸죠. 그러나, 막상 계약이 성사되기 까지는 러시아 기업들의 방해공작과 이들의 로비를 받은 일부 공무원들이 계약을 뒤집을려는 시도가 몇차례 있었습니다. 이런 아슬아슬한 위기 끝에 최종적으로 철도차량을 수주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때 제가 큰 교훈을 얻은 것이 바로 ‘ 계약서에 사인하고 도장 찍었다고 긴장을 풀면 안된다’ 는 것이었습니다.”

ㅇ. 대금이 손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긴장을 풀면 안된다는 교훈이군요.

“맞습니다”

ㅇ. 30년전의 알마티에 비해 최근의 알마티 공기의 질이 무척 좋아졌는데, 이는 무엇보다 알마티메트로의 개통 덕분인 것 같습니다.

“다른 이유들도 있겠지만, 알마티메트로가 대기오염을 획기적으로 낮춘 것만은 사실입니다. 당시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당시 “지하철 사업은 알마티 시내 대기오염을 줄일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사회적 사업이다.”면서 “알마티 시민과 카자흐스탄에게 있어 독립 20주년을 기념할 수 있는 좋은 선물이 될 것”이라고 인터뷰 했던 것을 기억합니다”

ㅇ. 주변국에서의 영업활동도 매우 활발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알마티메트로 수주를 성공한 여세를 몰아서 한국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투르크메니스탄 정부와 5,200만 달러 규모의 상용차 공급계약을 체결시켰습니다. 이밖에도 정보통신, 철강제품, 변압기 등 시장 및 국가별로 품목을 다변화하여 시장확대를 가속화했었습니다.”

“글로벌금융위기가 왔을 때 카자흐스탄은 당시 원유가격이 전년대비 거의 4배, 금속가격은 2배 정도 떨어져 국가경제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부펀드에 비축해 놓은 풍부한 오일달러를 기반으로 국내 금융시스템의 안정성 보존, 주택건설 지원, 중소기업 지원 등을 위해 2.7조뗑게 이상을 편성, 집행함으로써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이런 정부방침을 활용하여, 모이낙 수력발전소에서 알마티까지 약 400km에 달하는 송배전공사를 한전과 함께 수주하는 쾌거도 이루었죠”

ㅇ. 정말 대활약을 하셨군요. 알마티에서 모스크바 지사장으로 옮긴 후에도 러시아가 발주하는 선박수주를 따낸 것으로 아는데….

“네, 러시아는 카자흐스탄 과 중앙아시아보다 더 큰 시장이어서 인지 프로젝트 수주가 쉽지는 않았습니다만 러시아 선박수주를 따낸 것은 매우 기억에 남습니다. 2014년말부터 2017년말까지 한국조선경기가 한참 어려울 때였기 때문에 더 큰 보람을 느꼈었습니다.”

ㅇ. 말씀을 듣고 보니까 카자흐스탄에서의 30년간의 변화 중에서 현대와 함께 한 것이 절반은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간이 허락된다면 더 많은 에피소드를 듣고 싶으나 오늘은 여기에서 마무리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카자흐스탄과 러시아에서 활약하신 그 기세로 전세계 29개국에 걸쳐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신 사업도 번창하시길 기원드립니다. 장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뷰 : 김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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