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오피니언칼럼, 기고‘순국선열’을 아십니까?

‘순국선열’을 아십니까?

오는 17일(토)은 순국선열의 날입니다. ‘순국선열’들의 숭고한 독립정신과 희생정신을 후세에 길이 전하고 이들의 얼을 기리기 위해 제정한 법정기념일이지요.

그렇다면  순국선열은 어떤 분들일까요? 

백범 김구 선생이 환국 후 가장 감격스러워 한 일은  1946년 세분의 순국선열의 유해를 국내에 모셨던 것이었다고 합니다.   윤봉길 의사를 비롯하여 이봉창, 백정기 이 세분을 말씀하시는 것인데요,  ‘삼의사’라고 일컬어 지는 이분들의 유해는 일본과 국내에서는 활동했던 박열, 이강훈, 이문창 등 아나키스트들의 노력으로 부산으로 들어왔다고 합니다.  부산공설운동장에서 수만 군중이 운집한 가운데 추도식이 열렸고, 다음날 삼의사 유해는 특별열차편으로 귀경하여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에 안장되었습니다.  김구는 삼의사 장례식 추모사에서 “그 세 사람을 보낸 나만이 살아 있으면서 아직 독립을 이루지 못하고 있으니 세열사에 대하여 부끄럽기 한량없고 회한을 금할 수 없다…그들 지하에 불귀의 손이 된 수만 수천의 동지들의 사심 없는 애국의 지성을 본받아 하루바삐 통일된 우리 정부 수립이 실현되기 위하여 3,000만과 같이 분골쇄신 노력하겠다(김삼웅, 백범 김구 평전)”라고 다짐했었습니다.

‘순국선열’이란 바로 위의 삼의사 같은 분들을 말합니다. 즉,  1945년 8월 15일 광복 전에 순국한 독립운동가를 뜻하고, ‘애국지사’는 살아서 8ㆍ15 광복을 맞은 독립운동가를 뜻합니다.  우리가 사는 카자흐스탄에는 그 어느 동포사회보다  순국선열들을  많이  배출하였고, 그 후손들 또한 많이 살고 계십니다.  이동휘, 최재형, 민긍호, 홍범도, 계봉우, 황운정, 최계립 등 이루 말할 수 없이 수많은 순국선열들이 조국의 독립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크즐오르다에는 홍범도 장군과 계봉우 선생의 묘역이 조성되어 있고 심지어 홍범도 거리도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이를 얼마나 자랑스러워해 왔습니까?  우리는  독립유공사후손회를 조직하여 매년 3.1절 과 순국선열의 날 행사를 주관해 왔기 때문에 고려인들은 대한민국보다 더 독립운동가들을 뜨겁게 기리는 모범적인 동포사회로 모국에 알려져 왔습니다.  

그런데, 실상은 그러하지 못합니다.  현지의 많은 청장년 동포들은 홍범도가 누군지 잘 알지 못합니다. 이동휘와 계봉우 그리고 민긍호가 누구인지?  무슨 일을 했는지 잘 알지 못한 게 현실입니다. 왜나면 이들에 대해 배울 기회가 없었기 때문인데,  이게 오히려 자연스러운 현상일지도 모릅니다. 이 나라 정규교육과정에 대한민국의 역사, 특히 항일독립운동사와 고려인의 역사를 배우는 시간은 없으니까요.

그렇다고 이렇게 손놓고 있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비록  모국에서 우리를 칭송한다고 해서 그 칭찬에 도취되어 혹시 우리가 잊고 있는 것은 없는지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할 때입니다.  우리가 비록 식탁머리 교육을 통해서 라도 우리 자녀들에게 우리의 역사와 순국선열들에 대해 한번이라도 얘기를 나눈 적이 있는지 돌아봐야 하겠습니다.

‘자신의 역사를 모르는 민족의 미래는 없다’는 말을 굳이 꺼내지 않더라도 현재 고려인의 높은 위상은 순국선열들의 희생과 헌신때문이라는 사실을 절대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올해도 11월 17일에 순국선열의 날 기념식이 열릴 것이니다. 매년 11월 17일을 전후한 주말에 알마티한국교육원 강당에서는 독립유공자후손회의 주관으로 순국선열의 날 행사를 해 왔습니다.  독립유공사후손회는  순국선열의 활동상에 대한 책자를 출판하여 나누어주기도 하는 등 많은 애를 써왔지만 기념식 참가자들은 조금씩 줄어들어갔습니다. 그나마도 한국교민들의 참가를 독려해 볼 요량으로 한인회와 공동주관으로 행사를 맡겨보았지만 큰 변화는 없었습니다.

올해도 순국선열의 날이 다가옵니다.  오는  17일 알마티한국교육원에서 기념행사가 열리는데,  우리 고려인들의 자긍심과 위상을 높이는 일은 자녀들의 손을 잡고 함께 참가하는 데서 시작되어야 할 것입니다. (김상욱 한인일보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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