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을 사랑하는 춤꾼… “한국의 발전이 자랑스럽습니다”
카자흐스탄은 성공한 고려인들이 많기로 유명하다. 구소련시절부터 고려인들은 특유의 근면성실함으로 수많은 사회주의 노동영웅을 탄생시켰다.
이러한 경향은 카자흐스탄 독립 이후에도 이어져서 카작무스의 김 블라지미르 회장, 카자흐스탄 최고의 가전유통업체인 ‘테크노 돔’을 창업한 김 에두아르드 회장 등 많은 고려인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은 매년 포부스지가 발표하는 카자흐스탄 부자 50인 안에 포함되는데, 이들 외에도 5~6명의 고려인들이 포함되는 것이 이런 사실들을 반증하고 있다.
그런데, 오늘 기자가 만난 이는 고려인들의 주요 활동무대인 경제분야가 아니라 약간 생소할 수도 있는 대중문화분야, 특히 전세계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힙합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고려인 젊은이다.
약관 24세의 나이에 카자흐스탄 힙합의 대표주자로 각종 국제대회에 국대로 출전하여 많은 수상을 한 바 있는 김 알릭 군이다.
그의 수상경력은 너무나 화려하다. 국제 스트리트 댄스세션 다이아몬드 챔피언 3회, Just Battle 2018 힙합 프로 우승, 스트리트 스피릿 2019 힙합 우승, Time2shock BTS 예선 힙합 우승, KOD 아시아 예선 카자흐스탄 대표로 참가(서울), 펑키 타운 댄스 어워드 2018 베스트 힙합 댄서, Ghetto Style Fusion Concept에 카자흐스탄 대표로 참가(프랑스 파리) 등 이루 말할 수 없이 많다.
한편, 그의 친척들은 한국과 러시아에 나가서 일을 하고 있어서 고려인들이 지켜오고 있는 우리의 전통과 풍습을 많이 지키지 못한다면서도 삼촌을 ‘아지바이’라고 부른다면서 기자에게 고려말을 들려주기도 했다.
한국의 발전이 자랑스럽다고 말하는 알릭은 “저는 카자흐스탄에서 자랐기 때문에 카자흐스탄 사람처럼 생각하고 느껴집니다. 하지만 한국에 갔을 때 편안함과 쾌적함을 느꼈습니다. 한국의 발전상을 보고 기쁘고 자랑스러웠습니다.”면서 “언젠가 저도 한국으로 가서 살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고 털어놓았다.
자신만의 댄스 스튜디오를 가지고 싶다는 그를 알마티의 모 카페에서 만났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이다.
ㅇ. 먼저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저는 김 알릭(24)입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태어났지만, 2002년 카자흐스탄으로 이주하였습니다. 2011년에 처음 춤을 배우기 시작하여 10년이 되었습니다.”
ㅇ. 댄서가 된 계기는?
“2011년 우연히 춤에 관한 영화를 보고 난 뒤 저는 춤을 추고 싶어졌습니다. 그러나 나는 즉시 댄스학원에 등록하지 않았고 다소 시간이 지낸 뒤 그곳에서 춤꾼들의 춤사위를 보고는 다시 한번 반해버렸고 댄스 스튜디오에 등록을 하게 되었습니다”
ㅇ. 케이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카자흐스탄에는 Q-pop이라고 하는 자체 장르가 있습니다만, K-pop은 카자흐스탄에서 매우 인기가 있고 한류의 확산이 눈에 띄입니다. 저한테서 힙합을 배우는 학생들 중에는 한류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는 한국이 발전하고 있어 매우 기쁩니다. 나는 카자흐스탄에서 자랐고, 내가 카자흐스탄인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한국에 갔을 때 편안함과 쾌적함을 느꼈습니다. 저는 언젠가 한국으로 가서 활동하고 살고 싶습니다”
ㅇ. 한국음식을 좋아하세요?
“우리 가족들은 한국 음식을 아주 좋아합니다. 특히, 아버지는 종종 한국음식을 요리합니다. 지금은 친척들이 다 러시아나 한국에 나가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음식와 전통문화를 많이 지키지 못하지만요….
ㅇ. 부모님으로부터 고려말을 배웠습니까?
“네. 저는 삼촌을 ‘아지바이’라고 고려말로 부릅니다. 그러나 말할 기회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유창하게 하지는 못합니다.”
ㅇ. 카자흐스탄의 힙합과 대중문화에 대해?
“카자흐스탄에서 힙합은 대표적인 대중 문화입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이 음악을 듣는데, 이 음악은 사람들을 하나로 모읍니다. 저는 힙합을 통해 많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카자흐스탄에서 힙합에 대한 선입견 또는 고정 관념이 없었다면 힙합은 더 광범위하게 발전했을 것입니다. 우리 사회에는 이에 대한 편견이 있기 때문에 힙합 댄서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 춤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힙합과 대중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다양한 형태의 축제를 조직해서 저변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ㅇ. 한국과 카자흐스탄 젊은이의 공통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한국이나 카자흐스탄의 젊은이들의 공통점은 사이버 스포츠를 좋아하고 즐긴다는 것입니다. 카자흐스탄에는 "Counter-Strike"팀이 있고요, 물론 한국은 더 발전했지만 카자흐스탄에도 사이버 스포츠를 전문적으로 하는 프로 게이머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랩을 좋아하는 것도 양국 젊은이들의 공통점인 것 같습니다.”
ㅇ. 모국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국사람들은 열심히 일한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그들이 만드는 제품은 매우 우수하고 세계적으로 인기가 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모국이 자랑스럽고 한국의 발전을 기원합니다”
ㅇ. 끝으로, 장래 희망은?
“우선 저는 힙합을 더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그후엔 저만의 댄스 스튜디오를 열고 싶고 미래엔 엔터테인먼드 비즈니스를 해 보고 싶습니다”
ㅇ. 장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하고, 소망하시는 것을 다 이루시길 바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