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정치교황, 카자흐스탄 도착해 러시아 규탄…“무의미한 전쟁 끝내야”

교황, 카자흐스탄 도착해 러시아 규탄…“무의미한 전쟁 끝내야”

  전세계 50국 100여 종파의 지도자가 모이는 세계·전통종교지도자대회 참석차 카자흐스탄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두고 러시아를 규탄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교황은 13일(현지 시각) 카자흐스탄 수도 누르술탄에 도착해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과 만났다. 도착 직후 카자크콘서트홀에 가서 정부 관계자들을 만난 교황은 카자흐스탄이 소련으로부터 억압을 받아오면서도 다양성을 증진해 왔고, 소련 시절 많은 추방자들의 목적지였다는 점을 언급했다.

  교황은 또 카자흐스탄이 중국 및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고, 150개 민족이 80개 언어를 쓰고 있는 다민족 국가라는 점을 지적하며, 다른 지역의 갈등을 완화하도록 돕는 ‘근본적인 역할’이 있다고 말했다.

  21년 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도 카자흐스탄을 방문한적이 있다. 9.11 테러가 일어난지 며칠 지난 뒤였다. 교황은 이를 회상하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무의미하고 비극적인 전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카자흐스탄을) 방문한 것”이라며 “나는 평화를 외치는 사람들의 호소를 메아리치기 위해 이곳에 왔고, 이는 세계화된 세계의 발전에 필수적인 길”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또 이날 세계 초강대국들이 외교와 대화에 노력을 경주해야 할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졌다고 강조하며, “더 큰 힘이 있는 자들은 다른 사람에게 더 큰 책임이 있고, 불안과 갈등에 취약한 국가에 대한 (패권국가들의) 책임은 더 특별하다”고 말했다.

  교황을 만난 토카예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언급하지는 않았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 하지만 영어로 한 연설에서 토카예프는 “지정학적 갈등이 고조되고 전세계 경제가 신음하는 상황에서, 종교와 민족에 대한 편협함이 고조되는 것이 ‘뉴 노멀’이 되고 있다”고 답했다.

  이번 교황의 방문은 공교롭게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문과 하루 겹친다. 시 주석은 14일 카자흐스탄을 방문하며, 15~16일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한다. 하지만 바티칸 시국은 시 주석과 교황이 만날 계획이 현재로서는 없다고 밝혔다. 로만 바실렌코 카자흐스탄 외교부 차관 역시 시 주석의 스케줄에 교황 알현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교황은 “나는 언제든지 중국에 갈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이다.

  중국과 교황청은 국교를 수립하지 않았다. 중국 정부가 임명한 가톨릭 주교를 둘러싼 의견 차이로 양 측은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