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박 따찌아나 독립유공자후손회장(자손재단 이사장)]
“함께하면 우리는 더 강해지고 밝은 미래를 앞당길 수 있습니다”
제104주년 삼일절을 앞둔 지난 16일(목), ‘까레이스끼 돔’에서는 삼일절 기념식 준비회의가 한창이었다.
카자흐스탄고려인협회를 비롯해 고려일보, 청년연합 등 고려인 단체가 입주해 있는 이 ‘까레이스끼 돔’에서 열린 준비회의에는 박 따찌아나 독립유공자후손회장을 비롯해서 김 데니스 고려인협회부회장과 고려인협회 책임비서, 고려인 청년들이 참가했다. 올해부터는 고려인협회와 독립유공자후손회가 함께 준비하는 만큼 행사준비에 만전을 기할려는 듯 회의의 열기가 뜨거웠다.
박 따찌아나 독립유공자후손회장은 손자뻘 되는 청년들과 함께 행사를 준비하는 것이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함께 하면 우리는 더 강해지고 밝은 미래를 앞당길 수 있습니다.”면서 “카자흐스탄 고려인협회와 공관, 한국의 공공기관들과 언제나 함께 화합과 공동활동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고 말했다.
그녀는 “한민족 통합, 젊은이들의 애국심 고취, 역사적 조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삼일절, 순국선열의 날 기념식을 매년 개최할 것입니다.”면서 “자손재단은 독립운동가의 후손들과 독립운동에 참여한 무명용사들을 발굴해 나가는 일도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고 덧붙였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이다.
ㅇ. 삼일절 기념식을 준비하시느라 수고가 많으십니다. 올해는 독립유공자후손회와 고려인협회가 함께 기념식을 주관한다고 들었는데 그 의미가 더 큰 것같습니다.
“네, 지금까지는 독립유공자후손회가 매년 삼일절과 순국선열의 날 기념식을 주관해왔었습니다. 그러나 삼일절은 일제의 압제에 맞서 온 겨레가 함께 자주독립을 외쳤던 삼일만세운동을 기념하는 민족사적으로 의미있는 날인 만큼 고려인협회와 함께 공동주관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지금까지 기념식 비용을 지원해오던 국가보훈처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지원을 거부함에 따라 부득이하게 3.1운동의 민족사적 중요성과 의미를 공유하는 고려인협회와 독립유공자후손회(자손재단)이 힘을 합쳐 스스로 비용을 마련하해서 개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고려인협회의 적극적인 참여와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으로 인해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선조들을 후대들과 함께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행사를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올해 삼일절 기념행사는 기념식과 몇가지 문화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고려인협회는 한국 독립투사 후손인 이동휘 전 임시정부 국무총리의 증손 강 이고르의 인터뷰를 담은 영상을 준비했습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재무장관으로 선출된 최재형의 증손자 김 빅토르와 저를 포함해서 3.1운동에 참가한 최신학의 손자와 황운정의 아들 황마이도 인터뷰했습니다.”
ㅇ. 그랬군요. 저도 고려인협회로 부터 삼일운동 영상과 사진자료 협조요청을 받고 지인의 도움으로 독립기념관에 보관되어 있는 귀한 자료를 구해서 전해주었는데, 그 자료들이 이번 삼일절 기념행사에 사용되는군요
“네, 맞습니다. 이번행사에는 기미독립선언문을 낭독하는 전통적인 의식이 포함되었구요, 여기에는 독립투사들의 어린 후손들이 참여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독립유공자후손회(‘자손’재단)은 삼일절 기념식을 위해 자발적으로 공연을 준비해 준 고려극장과 남성 어린이합창단, 고향합창단에 짐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ㅇ. 독립유공자후손회(‘자손’ 재단)는 매년 3월 1일과 순국선열의 날 행사를 개최해 온 독립유공자후손회는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는지요?
“1997년 카자흐스탄에서는 항일독립운동가들의 후손들이 모여 ‘독립’이라는 공익단체를 만들었습니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정추 선생이 초대 회장으로 선출되었습니다. 2002년 4월 4일, NGO인 <대한독립투사 후예 ‘독립’>으로 명칭을 변경했습니다. 계봉우 선생의 손자인 계니꼴라이가 NGO ‘독립’의 회장이 되었죠. 2대 회장인 것이지요. 그 이후 2017년 4월 안 스타니슬라브가 3대 회장으로 2년간 이 단체를 이끌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NGO ‘독립’은 국가보훈처나 공관의 지원으로 기념행사를 개최할 수 있었습니다.
2019년 7월 카자흐스탄의 항일독립투사 후손들은 카자흐스탄 정부에 공식적으로 등록될 수 있는 공익단체를 결성하기로 결의했다. 그런 조직이 2019년 8월 20일 ‘자손’재단의 형태로 출범하게 된 것입니다.
2020년 ‘자손’ 재단은 주알마티총영사관과 대한민국 국가보훈처의 조직적·재정적 지원으로 3·1운동 101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팬데믹으로 인해 2021년에는 3.1운동 102주년 기념행사를 진행하지 못했습니다.
그 이후 2022년 부터 대한민국 국가보훈처는 ‘자손’재단의 3.1운동 103주년 기념행사에 대한 재정 지원 신청을 거부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손’재단은 자체 비용으로 온라인 삼일절 행사를 개최했고 10월 29일에는 공관과 보훈처의 지원으로 홍범도기념사업회가 참석한 가운데 순국선열의 날 기념식을 잘 치루었습니다.
<독립유공자후손회는 지닌해 10월 30일 크즐오르다에서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와 함께 홍범도장군 추모식을 거행했다>
<독립유공자후손회가 주관한 2022년 순국선열의 날 기념행사의 한장면>
3. ‘자손’재단 이사장으로서 3.1운동과 광복절을 기념하는 행사를 준비하고 개최하는 데 많은 돈을 쓰는 것은 당연하다고 여기시는 것 같은데…. 현실적으로 가장 어려운 부분은 무엇입니까? “사실, 환율 변동과 높은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국가보훈처가 기념식에 지원해주는 금액은수십년간 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기념식을 마친 후 보고 자료를 준비할 때마다 지원된 금액이 기념식을 치루기에는 부족하다는 사실을 말합니다. 예를들면, 제83회 순국선열의 날 기념식에 사용된 비용은 보훈처의 지원금액을 훨씬 초과하는 것이었습니다. 기념식 사회자를 자원봉사자로 대체하고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진행된 퀴즈 및 콘테스트 우승자에 대한 상품 비용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런 비용절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행사의 기본적인 품위를 위해서는 절대 비용이 있다는 것을 느낌니다”
ㅇ.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 한국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은? “자손재단은 카자흐스탄 독립투사 후손을 대표하여 대한민국 국가보훈처에 진심 어린 감사를 드립니다. 동시에 저는 국가보훈처에 다음과 같은 요청을 하고 싶습니다.
먼저, 독립유공자후손회(자손재단)이 매년 개최해온 삼일절 기념식과 순국선열의 날 행사에 대해 지속적인 지원을 부탁드림과 동시에 지원금의 인상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둘째, 국가적으로 중요한 국경일 행사 또는 모국방문 행사가 있을 시 독립유공자후손이 모국과의 유대강화를 할 수 있도록 명단에 포함시켜 주십시오.
ㅇ. 카자흐스탄에는 약 550명의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어떤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이 사시는지요?
“연해주 동포사회의 대부로 불리는 최재형을 아시죠? 사업으로 큰 재산을 모은 최재형은 민족학교건립, 한글신문 발행, 동포권익보호를 위해 자신의 재산을 사용했을 뿐만 아니라 상해임정을 적극 후원했었죠.
그 분 외에도 민긍호, 이동휘, 황경섭, 계봉우, 최만학, 최고려, 황운정, 최성학, 오성묵, 김경천, 등 항일독립운동에 헌신한 분들의 후손들이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우리가 기억해야할 것은 1명의 독립군 뒤에 그들에게 옷과 음식을 제공하고 무기와 일본군의 동태를 전달했던 수많은 고려인 동포들이 있었던 사실입니다. 이들도 조국의 독립을 바라는 마음은 한결같았기 때문에 모든 고려인들은 독립투사의 후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손재단은 아직도 미발굴된 독립운동가들의 자료와 그 후손들을 찾는데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ㅇ. 이제 개인적인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따찌아나회장님은 과거에 자신의 직업에서 매우 큰 성취를 이루신 걸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젊었을때 무엇을 열망했고, 무엇을 성취했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저는 대학을 졸업한 후 모스크바로 가서 대학원을 마쳤습니다. 이후 카자흐스탄에 온 저는 전문 회계사, 동산 및 부동산 감정인, 지적 재산권에 관한 일을 하면서 국제정보아카데미 정회원으로 선출되었습니다.
저는 제가 염원했던 것의 많은 부분을 이루었으며 저의 지식과 자격증 및 경험이 필요한 곳에 유용하게 활용되었음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특히, 카자흐스탄의 시장경제 이행과정에서 민영화 대상 국유재산의 자산평가과정에 참여하였습니다.
그리고, 2001년 카자흐스탄 대법원 사법행정위원회 산하 기관의 부국장으로 일했고, 2002년에는 카자흐스탄 재무부 재무경찰청의 최고 전문가가 되었는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독립유공자후손들을 하나로 모으는 자손재단의 이상을 맡은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경제분야의 많은 부문에서 다양한 조직과 기업에서 일하면서 광범위한 지인과 친구를 얻을 수 있었는데, 이것은 공무원, 기업가 및 사회 활동에서 수년간 일하면서 얻은 가장 중요한 성과 중 하나입니다.
저의 자격, 전문성 및 업무 경험 덕분에 카자흐스탄의 사회 경제적 발전, 역사적인 조국과의 유대 강화, 우정 및 협력에 실질적인 기여를 할 수 있었다고 믿고 희망합니다.
ㅇ 끝으로 자손재단의 향후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카자흐스탄에 사는 후손들은 미래세대에 대한 책임을 자각하고 선조들의 영웅적인 투쟁과 용기를 항상 기억하고 기리고 기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독립운동가의 후손들과 독립운동에 참여한 무명용사들을 계속해서 발굴해 나갈 것입니다.
또한, 한민족 통합, 젊은이들의 애국심 고취, 역사적인 조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삼일절, 순국선열의 날 기념식을 매년 개최할 것입니다.
카자흐스탄고려인협회와 공관, 한국의 공공기관들과 함께 화합과 공동활동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함께하면 우리는 더 강해지고 밝은 미래를 앞당길 수 있습니다.”
ㅇ 장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인터뷰: 김상욱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