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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세계 물류 시장에서 몸값 올라가는 카자흐스탄

김상욱 고려문화원장/본지주필

카스피해 횡단 국제 운송노선(TITR)

  우리나라와 같이 수출을 많이 하는 나라의 입장에서 보면 물류 비용은 곧 제품의 현지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수출경쟁력으로 나타난다. 그렇기 때문에, 물류네트워크 유지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시간이 오래 걸려도 상관없는 제품의 경우는 배에 실어 운송하고 부피가 작고 고가의 제품의 경우 항공운송을 하지만, 철도 운송은 비용대비 시간단축 측면에서 매우 유효한 운송수단이다. 실제로, 우리기업들의 대 중앙아, 동유럽 수출의 경우 주로 유라시아 횡단철도를 통해 화물운송을 해 오고 있다.  

  그런데 러시아 –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서방의 경제제재가 시작되면서 전통적인 물류망이 흔들리자 카자흐스탄과 중앙아시아를 중심으로 하는 물류 네트워크에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해당 노선은 ‘카스피해 횡단 국제 운송노선'(TITR)이다.  ‘중부회랑'(미들 까리도르) 라고도 불리는 이 노선은 카자흐스탄을 동서로 횡단해서 카스피해를 건너는데, 기존 시베리아횡단 철도(TSR) 와 달리 러시아 영토를 거치지 않는 유일한 유라시아 대륙횡단철도 루트이다.  

  이를 통해 카자흐스탄은 중국과 중앙아시아뿐 아니라 유럽을 연결하는 철도 및 육상 루트를 독점함으로써 적지 않은 철로·도로 통과 운송료를 징수하고 있다.

  카자흐스탄 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이 노선을 통한 화물 운송량이 2022년과 비교했을 때 86퍼센트나 성장해서 276만 톤을 기록했고, 올해는 420만 톤이 운송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세계은행은 “2030년엔 3배 증가해 1,100만 톤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현재 카자흐스탄은 이 노선을 확대하기 위해 국가 차원 인프라 투자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장기화되는 우크라이나 분쟁으로 러시아와의 무역에 차질을 입자 그 대안으로 중앙아시아와의 무역 파트너 관계를 확대 구축하는 한편, 유럽과 중앙아시아로의 안정적인 운송 루트를 확보함과 동시에 전통적 물류 루트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대안으로 이 노선을 주목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국내 물류 업계의 카자흐스탄 출장이 잦아지고 있고 우리 제품을 실은 컨테이너 화물 기차가 그대로 철도 레일이 깔려있는 대형 선박으로 들어가서 카스피해를 건너가는 현장을 둘러보고 물류 효율성을 체크하고 있다.

화물 기차가 그대로 선박 안으로 들어간다고?

  이것을 ‘레일페리’ 라고 하는데, 크레인으로 컨테이너를 부닷가에 내렸다가 다시 선박에 선적하는 것이 아니라 화물을 싣은 기차가 레일이 깔려있는 배 속으로 그대로 들어간다. 이렇게 해서 카스피해를 건넌 후 화물 기차는 배에서 나와 유럽연합, 우크라이나, 튀르키예를 잇는 선박들이 대기하는 조지아의 포티 항구까지 달리게 된다. 그만큼 화물의 선적과 양하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카스피해가 마치 한반도와 비슷한 모양이고 크기는 조금 더 큰 편이다. (동서는 약 300km, 남북은 약 1,200km)  이 카스피해에 동쪽 항구인 카자흐스탄의 악타우항과 서쪽인 아제르바이잔의 바쿠항을 연결하는 노선에 레일 페리가 운항되고 있다.  

  이 항로를 이용하는 주요 화물을 살펴보면, 첫째, 카프카즈 지역과 중앙아시아 간에 이동하는 화물. 둘째, 대 이란 제재로 인하여 이란을 경유하지 않으려는 화물. 셋째, 러시아를 경유해서 가지 않으려는 우크라이나, 터키, 유럽연합. 미국으로 향하는 화물들. 넷째, 러시아가 경유 운송을 허락하지 않는 항목에 걸리는 화물들, 예를 들면 유럽연합 식료품. 다섯째, 러시아의 비싼 부두 보관료나 까다로운 통관 절차, 화물 정체를 피하고자 하는 화물들이 주로 운송된다.

  그동안 러시아와 이란을 거치지 않고 유라시아를 동서로 관통할 방법은 없었는데, 이 카스피해 횡단 루트는 러시아와 이란을 우회하는 유일한 통로로써 ‘친서방 루트’로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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