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프 코리안 복서 드미트리 비볼, 세계 최강의 주먹
김상욱 고려문화원장

WBA, WBO, IBF, IBO 라이트헤비급(최대 79.2kg) 세계 챔피언 러시아 드미트리 비볼이 WBC 타이틀을 박탈당했다.
sportarena.kz를 비롯한 카자흐스탄과 러시아의 스포츠 전문매체들은 7일(현지시간), 드미트리 비볼의 사진과 함께 일제히 보도했다.
이 소식은 권투 매니아들 뿐만 아니라 고려인 동포사회에도 바로 전해졌는데, 비볼은 현재 카자흐스탄 국가올림픽위원회의 위원인 전직 프로복서 겐나지 골로프킨의 뒤를 잇는 고려인 복서로서 주목을 받아왔기 때문이었다.
비볼은 이같은 조치를 통보받은 후 WBC가 임시 챔피언으로 지명한 데이비드 베나비데스 선수와의 대결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비볼은 같은 러시아 선수이자 지난 2월 23일,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에서 벌어진 재대결에서 승리한 베테르비예프와의 세 번째 경기를 치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WBC는 비볼이 베테르비예프와 세 번째 경기를 치르기 전에 베나비데스와 맞붙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비볼이 이 대전 계획을 거절하자 챔피언 자격을 박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마우리시오 술라이만 WBC 대표는 Match TV와의 인터뷰에서 WBC가 비볼의 타이틀을 박탈하고 의무 도전자 자격으로 비볼과 싸울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인 데이비드 베나비데스에게 벨트를 넘겨주었다고 확인했다.
복싱계 소식에 밝은 소식통에 따르면, 비볼이 아르투르 베터비예프와의 세 번째 시합에 대한 합의가 이미 있다는 걸 복싱계내에서는 다 알고 있고, 이미 수년 전에 합의된 사항을 존중하지 않는 WBC에 복싱인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34세의 비볼은 24승 1패를 기록하고 있고, 여전히 WBA, WBO, IBF 라이트헤비급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 세계 최강의 주먹이다.
드미트리 비볼은 누구?
드미트리 비볼은 1990년 키르기스스탄의 토크목에서 고려인 어머니와 몰도바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는 6살 때 복싱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첫 코치인 샤라포프 뱌체슬라프 세르게예비치의 지도 아래 훈련을 시작했고 비볼이 12세가 되던 해인, 2002년 아버지, 어머니, 두명의 누이들과 함께 러시아의 상트 페테르부르크로 이주했다.
그 는 17세 이하 부문에서 세계에서 가장 많은 타이틀을 보유한 복서로 성장해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휩쓸기 시작했다. 레가프트 국립 체육 문화, 스포츠 및 건강 대학교(상트 페테르부르크)를 졸업했고 법학을 공부했으며, I.T. 트루빌린 쿠반 주립 농업 대학교도 졸업했다.
그는 여름이면, 자신의 고향 키르기스스탄의 이시크쿨 호수가에서 키르기즈 복서들과 함께 합동 훈련을 하면서 세계 최고의 복서의 꿈을 키웠다.
결국 2008년 세계 청소년 선수권대회 챔피언, 유니버시아드 은메달리스트(2013년) 등 화려한 아마경력을 바탕으로 프로로 전향한 비볼은 WBA 정규 세계 챔피언(2017-2019), WBA 임시 세계 챔피언(2016-2017), WBA 인터콘티넨탈 챔피언(2015-2016), The Ring 매거진 선정 2022년 올해의 복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WBA, WBO, IBF 라이트헤비급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고, 2023 년 2 월 러시아에서 ‘명예 스포츠 마스터’ 칭호를 받았다.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살고 있는 그는 부인 예카테리나 비볼과의 사이에 두 아들을 낳았고, 결혼 16년 만인 2023 년 6 월에 이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비볼은 자신의 다문화성에 대해 “키르기스스탄, 러시아, 몰도바, 한국에 가본 적은 없지만 나는 그들 모두에 속해 있다. 나는 모든 공화국이 하나의 나라였던 소비에트 연방의 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라는 말로 대신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