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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토굴 댐이 만든 연대… 카자흐·우즈벡·키르기스의 상생 전략

김상욱

알마티 고려문화원장

본지 주필

<토크토굴 댐>

  최근, 중앙아시아의 이른바 ‘~스탄’ 국가들 간에 긴밀한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중앙아시아의 맏형임을 자부하는 두 국가,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이 가을·겨울에 키르기스스탄에 전력을 공급하는 대신 농사철에 키르기스스탄으로부터 관개용수를 공급받기로 3국간 협정을 체결한 것이다.  

  그 배경에는 키르기스스탄의 최대 수력발전소인 토크토굴이 댐 수위 저하로 전력을 제대로 생산할 수 없는 문제가 있었다.

  이 발전소는 키르기스 수요 전력의 40%가량을 공급하고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행 관개용수를 조절하는 중요한 댐이다.

  키르기스스탄은 겨울철 난방수요가 증가하면서 전력난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거기다 댐수위까지 낮아지면서 전력 생산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겨울철에 전력 생산을 하느라 물을 방류하게 되면, 농사철에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으로 보내줄 농업용수를 충분히 모을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이 가을과 겨울에 키르기스스탄에 전력을 공급하고, 농사철에는 키르기스스탄의 물을 받는 협정을 체결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키르기스스탄은 토크토굴 발전량을 줄이고 그만큼의 물을 댐에 저장했다가 이듬해 농사철에 하류 지역의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을 위해 방류할 수 있게 된다.

물과 전력 문제에서 세 나라가 협력을 할 수 있는 배경은 ?

  역사적인 배경이 있다. 토크토굴 수력발전소는 키르기스스탄 남부 잘랄라바드주 나린강에 위치하고 있는데, 옛 소련 시절인 1970년대 중반에 가동을 시작했다.

  당시, 소련 정부는 천산산맥, 파미르 고원, 알타이 산맥 등 중앙아시아와 시베리아로 흘러가는 강들의 발원지에 대규모 수력발전소를 건설했는데, 토크토굴 수력 발전소는 이 중 하나이다.

  또 소련 시절에는  중앙 집권적 계획에 따라 수자원과 에너지  즉, 전력이나 천연가스를 교환하는 방식의 통합시스템이 운영됐다. 이런 시스템 덕분에 전력과 물을 서로 주고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1991년 소련이 해체되고 독립국이 된 각 공화국에서 자국우선주의가 팽배해지자 문제가 발생했다.

  물론, 여전히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수자원과 에너지 협력을 유지하고 상호협력해야만 국가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으나 당장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협력보다는 내가 먼저 살고 보자는 주의로 경도되었다.

  한편, 이번에 이들 세나라는  제3국 전력을 키르기스스탄에 전달하는 방안에도 합의했다.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은 자국 전력망을 통해 러시아 전력과 투르크메니스탄 전력을 각각 키르기스스탄에 공급하기로 한 것이다.

중앙아시아 ‘~스탄’ 5개국의 현대사

  카자흐스탄을 비롯한 이른바 ‘~스탄’ 국가들이 모두 소련 즉, 러시아에 속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럼, 이 지역으로 러시아가 진출하기 전까지는?

  현재의 카자흐스탄 남부와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지역은 러시아가 진출하기 전에 부하라 칸국, 히바 칸국, 코칸드 칸국 등 3개의 독립국이었다.

   그리고 북쪽에는 카자흐칸국이 자리하고 있었다.

   물론, 그전엔 티무르 제국이 몽골제국의 영화를 재현했다.  

   한마디로, 이들 지역은 19세기에 와서 러시아에 병합되어 러시아제국의 일부가 된 것이다.  

  그 후 러시아에서 레닌 혁명이 성공하자 러시아는 나라 이름을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소련) 으로 바꾼다. 이로 인해 중앙아시아는 자연스럽게 러시아에서 소련의 일부가 되는데, 그 과정이 매우 흥미롭다.

  당시 인류 최초의 사회주의 혁명의 성공에 성공한 러시아는 혁경과정에서 박힌 제국주의 열강에게 식민지배를 받는 제민족의 권리 선언을 실행하기로 한다.

  우선 러시아내 다양한 민족들이 각각의 국가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영토를 나누고 민족별 행정구역을 만드는 작업에 들어간 것이다.  

  이 작업이 최종적으로 완료된 것이 바로 1936년이고 같은해에  소련 신헌법이 제정되었다.

  소련 당국을 신헌법제정을 계기로, 국내에 있는 다양한 민족들에게 민족국가를 수립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레닌과 스탈린 정부의 일관된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물로 만들어진 것이 러시아 소비에트사회주의 공화국 , 카자흐스탄 소비에트사회주의 공화국 등 15개 공화국으로 이루어진 소비에트 연방 즉, 소련인 것이다.

  여기서 소비에트는 당시 혁명의 주역이었던 노동자·농민·병사의 대표자가 구성하는 평의회를 뜻하는 것이다.  당시, 모든 문제는 소비에트에서 논의되고 실행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마을 소비에트에서 부터 연방 수준의 최고 소비에트까지 있었는데, 쉽게 말해 마을 일은 주민회의를 통해, 기업의 일도 전 직원 총회를 통해 의사결정을 했던 것이다.  

  혁명 직후 ‘모든 권력은 소비에트로’ 라는 구호가 유행했다. 인류 최초로 해본 소비에트를 통한 의사결정 시스템은 이후 시행착오를 통해 수정되어 나가지만 소련의 정치적 기반을 이루던 권력 기관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다 1991년 소련이 좀 더 느슨하고 각 공화국의 주권을 강화시킨 형태인 독립국가연합(CIS)으로 대체되면서 15개 공화국은 국제사회로 독립국의 지위를 인정받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물과 에너지 협력 외 또다른 협력

  중앙아시아 국가 간 협력은 역내 국가들 간 합의된 국가 발전 전략이기도 하다.

  각자도생이 아닌 협력을 해야 한다는 것을 각국 정부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독립 첫날부터 중앙아시아 국가들과의 우호 관계 발전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협력을 주도해 왔다. 생존을 위해서는 뭉쳐야 한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소련 붕괴 이후 나타난 지정학적 상황은 러시아, 중국, 미국이 아직 지역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던 상황에서, 이 지역 국가들 간의 긴밀한 관계 발전을 촉진시켰다.  

  중앙아시아 국가들 중에서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이 중심이 되어 경제 공동체를 형성했고. 또한 정치적으로는 카자흐, 우즈벡, 키르기스에 타지키스탄까지 참여해 협력하고 있다.

  천연가스 자원이 풍부한 투르크메니스탄은 독립 후 중립국을 선포하고 빠졌다.

  역내 협력관계 중에서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간의 경제, 정치적 협력은 중앙아시아 지역 안정에 중요한 요인으로 부상했고. 경제 협력은 양자 관계 전반에 걸쳐 발전하고 있다.

 양국간 경제협력 사례로는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의 공동 교통 프로젝트를 들 수 있다.

  특히 중국의 “新 실크로드” 건설 계획에 두 국가가 참여하고 있다.

  또한 주변국인 아프가니스탄에서 비롯되는 외부 위협은 안보 분야에서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간의 화해를 촉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러시아와 미국이라는 역내 경쟁 강대국의 지지를 확보하고 있다.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양국 관계의 핵심 쟁점은 양국 간 국경 문제였다.

  양국은  2017년 11월 사마르칸트에서 체결된 3국 접경 조약에 따라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국경은 완전히 획정된 것으로 인정되었다.

중앙아시아 국가수반 협의회

<제7차 중앙아시아국가수반협의회>

최근, 우즈베키스탄의 타쉬켄트에서 제7차 중앙아시아 국가수반 협의회가 열렸다.

  이번 회의에 같은 투르크계 민족국가인 아제르바이잔의 일함 알리예프 대통령이 참석했는데, 그는 아제르바이잔이 정식 회원국으로서 협의회에 참여하기로 한 역사적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회원국들은 아제르바이잔이 새로운 회원국이 됨에 따라 지역 협력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크게 환영했고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은 국가수반 협의회의 효과가 입증되었다고 강조했다.

  중앙아시아는 현재 대규모 변혁의 시기를 겪고 있다. 폐쇄된 국경과 고립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지역의 안정을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야 말로 각국 국민의 안녕과 번영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현재, 역내 합작 투자의 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산업, 에너지, 기계 공학, 농업 및 기타 분야에서 주요 프로젝트가 시행되고 있다.

  무역 장벽이 지속적으로 제거되고 있으며, 새로운 국경 검문소가 개설되고 도로 및 철도 연결이 확장되고 있다.

  그 결과, 작년 역내 무역 규모는 115억 달러에 달했다.

세계 물류허브를 꿈꾸는 카자흐스탄의 전략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이 지역을 유라시아의 주요 물류 환승 허브로 탈바꿈시킬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직 잘 조율된 행동만이 이 지역의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면서 중앙아시아 국가들간의 협력을 강조했다.

  토카예프는 국경 통과 시 중복 검사와 과도한 관료적 절차를 피하기 위해, 통합 전자 시스템도입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동시에 그는,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의 희토류 금속 채굴 및 가공 협력도 언급했다.

  양국이 첨단 기술을 도입하고 혁신적인 솔루션을 구현하기 위해 힘을 합치자고 했고, 특히 인공지능 기술 구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막대한 기회 또한 강조했다.

  인공지능 분야에서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책임 있는 인공지능 사용에 관한 선언 개발을 시작으로 데이터 교환의 투명성, 신뢰, 그리고 보안을 보장하고 모든 참여자의 권리 보호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요컨대,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역내 협력을 통해서만이 국가 발전을 꾀할 수 있다는 것을 절감하고 다양한 갈등요인을 제거해가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