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원·카라간다 고려인협회 공동 주관…연극 <유산> 통해 이주와 정착의 역사 조명
<지난 10월 3일, 카라간다시 사켄 세이풀린 카자흐 아카데미 드라마 극장에서 ‘고려인 정주 90주년 기념 한국 문화 축제’가 주카자흐스탄 한국문화원(원장 이점호)과 카라간다 고려인협회의 공동 주최로 열렸다.>
(한인일보) = 고려인들의 중앙아시아 정착 90주년을 앞두고 카자흐스탄 카라간다에서 이들의 역사와 문화를 되돌아보는 한국문화축제가 열렸다.
주카자흐스탄 한국문화원(원장 이점호)과 카라간다 고려인협회는 지난 10월 3일 카라간다시 사켄 세이풀린 카자흐 아카데미 드라마 극장에서 ‘고려인 정주 90주년 기념 한국 문화 축제’를 공동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카라간다 시민과 동포 등 600여 명이 참석해 공연을 관람하고 고려인들의 역사와 문화적 유산을 함께 되새겼다.
축제의 중심 무대에는 카자흐스탄 국립 고려극장이 제작한 연극 <유산>이 올랐다. 라브렌티 손과 스타니슬라프 리의 희곡 <기억>을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1937년 극동지역에서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된 사람들의 삶과 고난, 그리고 낯선 땅에서 새로운 터전을 일궈가는 과정을 그렸다.
무대는 강제이주 과정에서 겪은 상실과 시련에만 머물지 않았다. 카자흐스탄에서 새로운 이웃을 만나 정착하고 삶을 이어가는 모습까지 담아내며, 아픔의 역사를 희망의 이야기로 확장했다.
공연을 지켜본 관객들은 가족을 통해 전해 들었던 당시의 기억이 무대에서 재현되는 모습을 보며 깊은 감동을 나타냈다. 특히 세대를 넘어 이어져 온 경험을 예술로 만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한 동포 관객은 “할머니와 부모님께 전해 들었던 내용을 연극으로 보니 마음이 더욱 먹먹했다”며 “우리의 삶을 보여주는 동시에 우리를 받아준 카자흐스탄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2027년은 1937년 강제이주 이후 중앙아시아에 정착한 지 90년이 되는 해다. 이후 동포들은 척박한 환경에서도 삶의 기반을 마련하고 농업과 교육, 문화,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카자흐스탄 사회의 구성원으로 자리 잡았다.
이번 공연은 이러한 역사를 다음 세대에 전달하는 문화적 기록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단순한 기념행사를 넘어 과거의 경험을 현재의 시각에서 되돌아보고, 현지 사회와 함께 그 의미를 공유하는 자리였다는 평가다.
국립 고려극장은 <유산>을 시작으로 카자흐스탄 각 지역을 돌며 순회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를 통해 동포사회뿐 아니라 현지 시민들에게도 90년에 걸친 이주와 정착의 역사를 알릴 계획이다.
한편 주카자흐스탄 한국문화원과 카라간다 고려인협회는 앞으로도 문화예술을 매개로 한국과 카자흐스탄 간 교류를 확대하고, 동포사회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알리는 활동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