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신유리 카자흐스탄 고려인협회장]
카자흐스탄 고려인들은 자신을 “카레이츠(고려인)”라고 말합니다
올해 초 1월 사태를 겪은 카자흐스탄은 신속한 수습과 함께 정치, 사회, 경제 등 모든 부문에서 개혁정책을 펼침으로써 큰 변화를 겪고 있다.
혹자는 카자흐스탄 사회는 1월 사태 이전과 이후로 구분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한편, 고려인사회도 올 9월 대대적인 세대교체가 이루어짐으로써 큰 변화가 오고 있다.
그 핵심에는 바로 신유리 신임 카자흐스탄 고려인협회장이 있다. 신회장은 취임 직후 알마티의 다양한 동포사회 뿐만 아니라 지방출장을 통해 지역 동포사회의 의견을 수렴하는 한편, 카자흐스탄 대선국면에서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본지는 취임 두달을 보낸 신유리 회장을 만나 카자흐스탄 고려인협회를 어떻게 이끌것인가? 라는 그의 구상과 포부를 들어봤다.
아래는 KBS 재외동포체험수기 공모전 시상식행사를 위해 알마티를 방문한 KBS한민족방송팀과 함께 고려인협회를 방문해서 이루어진 인터뷰이다.
인터뷰 전문은 다음과 같다.
ㅇ 안녕하세요. 먼저, 카자흐스탄 고려인협회장에 취임하게 된 것을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 감사합니다.
ㅇ 동포사회에 세대교체가 이루어졌는데요, 이 세대교체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
= 많은 기업과 단체에서 후계자에게 물려주는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는 자연스럽고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고려인들은 포브스지 선정 50대 부호 명단에 많은 수가 포함되는 등 기성세대는 다방면에서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그러나 이를 이어받을 차세대는 아직 눈에 띄지않습니다. 예를 들어, 최유리회장 다음은 누구? 차세대를 발굴하는 차원에서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향후 5년~10년 이내에 적극적으로 인재를 길러서 고려인들의 위상을 더 높이고 동포사회를 발전시켜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도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ㅇ 카자흐스탄에서 고려인들이 0.6% 정도 차지하는 것으로 아는데 그에 비해 고려인들의 위상이 훨씬 높은 것으로 아는데 고려인들이 사회, 정치적으로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
= 카자흐스탄 전체인구의 0.6%밖에 차지하지 않음에도 불구하는 고려인들은 카자흐스탄 민족회의(카자흐스탄의 소수민족 전담 장관급 정부부처명)내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고려인의 활약상이 그만큼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카자흐스탄의 각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고려인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경제분야를 예로 들면, 매년 포브스지가 발표하는 50대 부호명단에는 최소 5명의 고려인기업인이 포함됩니다.
의학계를 예로 든다면, 최고의 심장이식 전문의로 유명한 배 유리가 있습니다.
ㅇ 고려인들이 적은 수는 아니라고 하셨지만 카자흐스탄 내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비결은 뭐라고 보시나요?
= 고려사람과 한국사람 구분없이 우리 한민족은 매우 근면성실합니다. 1937년 강제이주 후 고난의 시기를 보냈지만 자식을 공부시켜 훌륭히 키우겠다는 앞세대들의 교육열 꼽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학자와 뛰어난 사람들이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외모가 카자흐인들과 매우 흡사한 점도 유리하게 작용했습니다.
누구나 할 것 없이 좋은 결과를 원하고 이 점에서 카자흐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카자흐스탄 대기업의 오너는 카자흐인일지라도 (브레인 역할을 하는) 2인자는 고려인들이 많습니다.
정치적 이유로써 카자흐인들은 중국인들에 대해서는 비호감이지만 까레이츠(고려인)는 파트너로서 선호합니다.
한국에 무척 감사한 점이기도 합니다만, 한국의 눈부신 경제적 발전과 근면성과 문화, 음식 등 모든 분야에서의 성취한 높은 국제적 위상은 고려인들의 활동에 큰 도움을 줍니다.
위에 언급한 것과 함께 한국의 재외동포에 대한 높은 관심은 고려인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했고, 고려인의 위상을 높이는데 기여했습니다.
그렇게 때문에 고려인협회가 재정적 자립을 성취하고 모국과 연결고리인 모국어 재생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는(협회)는 향후 5년~10년 무료 한국어 교실을 현재의 2개 도시에서 전국 5개 도시로 확대시켜나갈 것입니다.
한가지 덧붙이고 싶은 말은 미국교포들은 “난 아메리칸”이라고 지칭하는 것을 자주 듣는데, 카자흐스탄 고려인들은 자신은 “카레이츠(고려인)”라고 답합니다.
ㅇ임기가 5년인 걸로 아는데 5년 임기 동안 고려인들을 위해서 고려인들이 성장기 위해서는 어떤 게 가장 필요하다고 보는지? 앞으로 5년 동안 중점을 두고 하고싶은 사업은 무엇인지?
= 고려인협회의 향후 5년 동안의 계획중에서 첫째는 카자흐스탄 고려인들의 정치경제적 위상강화입니다.
이를 통해 고려인들의 문화예술, 스포츠, 각종 행사 등이 활성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수도와 각 도시를 다니면서 해당부처 장관과 시장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고려인의 활동을 좀 더 알리기 위해서죠
둘째는 문화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자신의 전통과 풍습을 지키지 못한 민족이 있을 수 없잖아요. 우리풍습을 지켜나가는데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고려극장의 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방순회공연을 강화해서 큰 도시뿐 아니라 시골에서도 우리의 춤과 문화를 볼 수 있도록 하고 협회활동을 알리는 것입니다.
현재 10만8천명의 고려인들이 카자흐스탄에 살고 있는데, 혹시 고려인협회를 모르거나 우리 전통과 문화를 잃어버리고 사는 동포들에게 가까이 찾아가는 활동을 하는 것입니다.
세째는 유익한 정보제공 기능의 강화입니다. 협회활동 홍보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하는 재외동포를 위한 교육, 세미나, 행사 등에 대한 정보제공을 위해 고려일보를 더 적극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고려인협회활동이 카자흐스탄에만 머물지 않고 전 독립국가연합(CIS)으로 확장되기 위해서라도 매우 필요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평소 한국과의 다양한 교류를 주선하시고 특히, 2주전 한국기자협회장 일행과 함께 협회를 방문해서 고려일보 100주년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김상욱원장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김콘스탄틴 주필이 한국을 방문해서 창간 100주년과 관련해서 구체적인 내용을 협의할 것입니다.
네번째는 한국과의 교류활동의 강화입니다. 고려인협회는 한국과 친밀한 교류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카자흐스탄에서 활동하는 기업과 단체들과 교류를 활성화하는 것입니다.
아까도 언급했습니다만 한국과의 정보교류강화를 위해 총영사관이나 진출기업들과 잦은 교류를 강화할 것입니다.
현지에 있는 한인회(한국교민들의 조직)과 함께 하는 행사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한인회와 만나 함께 사업할 것도 의논했습니다.
다섯번째(마지막) 이런 활동을 위해 고려인협회 재정이 든든해야 합니다. 저 자신도 협회재정 후원활동을 하고 있습니다만 고려인 사업가들을 중심으로 후원회를 잘 조직하는 것입니다.
향후 5년 동안 위의 다섯가지 방향으로 사업을 해나갈 것입니다.
ㅇ 카자흐스탄 고려인사회가 코로나 전과 코로나가 많이 수그러든 지금과 비교해보면 어떤 변화가 있다고 보시는지?
= 한국보다는 좀 약하기는 했지만 카자흐스탄에서도 코로나19의 대유행이 있었고 많은 사망자들이 발생했습니다.
전임 오 세르게이 회장은 매우 어려운 시기에 협회장을 맡았었죠. 도시 봉쇄와 격리 등으로 인해 모일 수가 없어서 문화활동이 매우 침체되었습니다
사실 이보다도 올해 일어난 ‘카자흐스탄의 1월 사태’로 인해 더 큰 침체를 겪었습니다.
국가전복사태를 잘 수습한 현 대통령이 추진하는 각종 개혁작업이 잘 진행되고 있고 밝은 전망이 보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카자흐스탄은 1월 사태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고 이전에는 코로나 팬데믹과 함께 관료주의와 부패 등 부정적인 것으로 인해 진출한 한국기업들도 어려움을 많이 겪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과거와 달리) 경쟁이 보장된 현재 시점은 정치과 경제분야에서 한국과 카자흐스탄의 관계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때입니다. 고려인협회는 이 지점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덧붙여서 한가지 말하고 싶은게 있는데요, 최유리(전 상원의원)은 큰 구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85년 전 고려인들이 강제이주를 당해 왔을 때 빵을 나눠준 카자흐인들에게 감사하는 뜻으로 220만명이 거주할 수 있는 알마티 근교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G4 시티’ 입니다. 여기에 새롭게 ‘코리안 하우스(고려인회관)’를 만들고 ‘코리안 파크’도 조성할 것인데요 한국의 기업들도 함께 투자하고 참여했으면 좋겠습니다.
ㅇ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