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코로나비루스를 막아라”…러시아식 외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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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북한도 바이러스 유입을 막기 위한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은 최근 신종 코로나 예방법이나 발병 상황을 전하는 기사를 매일 2~3건씩 게재하고 있다.
    29일에는 “신형 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감염증의 전파를 막기 위한 사업은 국가 존망과 관련된 중대한 정치적 문제”라고 했고 30일에는 “신형 코로나비루스 감염증의 위험성이 없어질 때까지 위생방역체계를 국가비상 방역체계로 전환한다”라고 보도했다. 그런데 북한은 왜 ‘바이러스’를 ‘비루스’라고 표기하는 것일까.

    북한은 우리가 외래어를 영어식 발음에 준해 표기하는 것과 달리 우방국인 러시아의 영향을 받아 러시아 발음에 따라 표기하는 것이 많다. 특히 영어에 기원을 둔 외래어는 러시아식으로 발음한다고 한다.
    바이러스(virus)도 우리는 영어식으로 ‘바이러스’라고 하지만 북한은 러시아식으로 ‘비루스'(ви́рус)라고 한다. ‘트랙터'(tractor)를 ‘뜨락또르'(трактор), ‘캠페인'(campaign)을 ‘깜빠니야'(кампания)라고 하는 것도 러시아식이다. 다만 최근에는 북한도 영어식 외래어를 많이 쓰는 추세라고 한다.
    이번 주 노동신문에 나온 단어 중 ‘서우’라는 명사도 생소해서 눈에 띈다. 31일 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4년 4월 남아프리카주체사상연구대표단에게 선물 받은 타조알 공예품 사진을 공개하며 “아프리카에서 용감성과 강의함, 단결을 상징하는 5마리의 동물인 표범과 물소, 사자, 코끼리, 서우가 형상되어있다”라고 소개했다.
    ‘서우’는 코뿔소를 이르는 말로 무소 서(犀), 소 우(牛)자를 쓴다. 조선말대사전은 ‘열대지방에서 사는 사나운 짐승의 한가지. 콧등에 든든하고 뾰족한 뿔이 하나 또는 둘이 있는데 이것으로 다른 짐승을 받는다. 몸뚱이가 크고 다리는 짧으며 꼬리는 돼지 꼬리와 비슷하다’며 코뿔소의 동의어로 ‘서우’를 설명하고 있다.
    그렇다고 북한이 ‘코뿔소’라는 단어를 아예 사용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노동신문은 지난해 11월 황해북도의 국보유적들을 소개하면서 ‘큰쌍코뿔소’라고 지칭한 바 있다. 다만 북한 매체를 보면 ‘서우’라는 표현을 훨씬 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서우’는 국어사전에도 올라와 있다.
    ■비루스
    [명사] 크기가 작고 그 조성이 화학적으로 단순한 주요특징을 가지고 있는 생명체. 감기, 홍역, 마마, 일본뇌염 등 전염병을 일으킨다.
    ■서우
    [명사] 열대지방에서 사는 사나운 짐승의 한가지. 콧등에 든든하고 뾰족한 뿔이 하나 또는 둘이 있는데 이것으로 다른 짐승을 받는다.

    yeh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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