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가 나자르바예바 카자흐스탄 상원의장, 면직의 배경과 향후 전망
카자흐스탄을 30년 동안 장기 통치했던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전(前)대통령의 장녀 다리가 나자르바예바(57)가 2일(현지시간), 상원 의장직에서 물러났다고 informburo.kz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은 다리가 상원의장의 권한을 종료하는 인사명령서에 서명했고, 트위터를 통해서 상원의장으로서 왕성한 활동과 성과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그러나 사임이유는 발표되지 않았다.
쿠데타? 엘바스(국부)의 사전 동의?
카자흐스탄 헌법에 따르면, 상원의장은 대통령 다음으로 국가서열 2위인 자리로써 대통령의 궐위시 상원의장이 대통령의 권한을 대행하게 된다.
따라서 이제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상원의장 권한 중단을 두고 일종의 쿠데타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안드레이 그로진 중앙아시아 및 카자흐스탄연구소장은 Interfax와의 인터뷰에서 “이 결정은 토카예프가 점차 본격적인 국가지도자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면서 “다리가 나자르바예바 상원의장의 영향력이 토카예프대통령의 합법적인 권한을 일부 제약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토카예프대통령은 엘바스(국부) 나자르바예프와 사전에 교감하지 않고 혼자서 그러한 결정을 내릴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치평론가인 아이도스 사림은 자신의 SNS를 통해 “코로나 19로 인한 비상사태와 경제위기 속에서 카자흐스탄 경제의 근본적인 재구성과 구조개혁을 동시에 해야하는 트리플 위기상황에서 무엇보다 정부와 권력 엘리트는 통일과 통합의 필요성이 요구된다.”면서 “현 토카예프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썼다.
그에 따르면, 권력 엘리트들은 아직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상황을 평가하기가 어렵지만, 차기 상원의장의 이름이 알려지면 좀 더 명확하게 이번 결정의 배경과 목표에 대해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다리가에게 꼬리표 때어주기?
일부 전문가들은 이 일이 전직 대통영의 딸이라는 꼬리표가 늘 따라다니는 다리가에게는 한번쯤 쉬어가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것은 내부 엘리트 그룹내의 권력다툼을 드러내는 것이고 이를 통해 권력의 향방을 예측할 수 있다고 말하는 정치학자들도 있다. 엘바스(국부) 나자르바예프의 사전 동의하에 결정되었는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정치평론가 도심 삿빠예프는 이번 다리가 상원의장의 면직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고 분석한다.
첫째, 이번 결정은 엘바스(국부) 나자르바예프에게 무슨 일이 있었기 때문일 수 있다. 토카예프대통령에게 유리한 권력지형을 만드는 방편으로 이루어졌거나 안전보장이사회와 합의한 후에 내려진 결정일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작년에 다리가에게 상원의장직이 아닌 다른 직책이 부여된다면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 라는 논의가 있었던 기억을 소환하고 있다. 상원의장을 사임한 다리가에게 어떤 직책이던 주어진다면 그녀는 정계에 계속 남아있게 됨을 의미한다. 또는 내부 엘리트들의 권력투쟁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상원의원, 대통령의 딸 이라는 기존 이미지를 탈색시키는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하여튼, 차기 상원의장이 누가 임명되고 또 이 사람과 누구를 연결시킬 것인가? 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은 향후 권력지도를 명확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컬럼니스트 조아나 릴리스는 엘바스 나자르바예프는 이 일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가? 라고 자문하고 엘바스 사임 1년 후 카자흐스탄이 마침내 포스트 나자르바예프시대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가? 라는 질문에는 여전히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카즈벡 베이세바예프 전직 외교관은 다리가의 권력종결은 그녀의 행동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들어 그녀는 독립적으로 행동하기 시작했고, 일부 발언은 국가주석처럼 보였다.
정치학자 안드레이 쉐보따례프는 사전에 아버지인 엘바스(국부)와 사전에 협의가 되었고 이 결정을 자신도 동의한 후에 이루어졌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지난 1월,2월에 그녀의 막내아들 아이술탄 나자르바예프의 영국법정에 서는 것과 연관된 것은 아니다면서 2003년 아사르당을 창설하고 이끌었을 때 그녀는 능력을 보여주고 물러났다. 즉, 그녀가 지나치게 권력을 강화할려는 경향으로 비춰지자 이에 대한 중화조치가 뒤따랐다는 것을 지적했다.
엘바스 나자르바예프가 자신의 딸이 내부 권력투쟁에서 딸을 보호할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점과 다리가의 정치생명은 끝나지 않았다고 예측한다. 과거, 권력투쟁이 발생했을 때 문제해결과 일부 세력의 소탕이 있은 후 정치적으로 재기용되는 것을 기억해 볼 필요가 있다면서 정치학자 안드레이 쉐보따례프는 다리가를 위해 행정부의 한 자리(부총리)를 준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즉, 여성의 대표성을 높이는 주제에 대한 최근의 활발한 논의를 배경으로 이러한 결정은 정당화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따.
아케쟌 카줴겔진 전 총리는 이번 결정의 후속조치를 분석함으로써 이번 사건의 배경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런던의 법정에서 부정한 자금으로 영국의 부동산을 구입한 혐의로 법원에 넘겨진 다리가와 그의 가족에게는 분명 정치적 위기이다면서 엘바스의 권력이양계획이 계획되로 되지 않을 것이다고 분명히 했다.
지난 2016년 9월부터 상원의원이 된 다리가는 부친인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가 대통령직을 자진 사임한 이튿날인 2019년 3월 20일 상원의원 전원의 찬성으로 의장으로 선출되었다. 양원제를 운영하는 카자흐스탄의 상원은 각 주와 수도 등 지역을 대표하는 34명의 의원과 대통령이 임명하는 15명의 의원 등 49명으로 구성된다.
다리가는 한때 전격 사임한 부친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의 후계자로 예상됐으나 작년 6월 조기 대선에는 출마하지 않았다.
카자흐스탄이 1991년 옛 소련에서 독립하기 이전인 1989년 카자흐 공산당 제1서기(서기장)로 최고통치자 자리에 오른 나자르바예프는 1991년 12월 치러진 첫 민선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후 줄곧 최고 권좌에 머물다 지난 3월 19일 자진 사임했다.
나자르바예프는 그러나 국가안보회의 의장과 집권당인 ‘누르 오탄’당 대표직을 유지하고 ‘엘바스(국부)’ 지위를 누리면서 계속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