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카카오’, 카자흐스탄은 ‘얀덱스’가 테크공룡
반독점 규제가 강화되면서 세계 각국 빅테크주가 조정을 받고 있다. 그러나 카자흐스탄을 비롯한 CIS(독립국가연합)지역에서는 ‘얀덱스’가 잘 나가고 있다.
나스닥에 상장한 얀덱스는 플랫폼 기업들이 하는 사업을 러시아에서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나스닥에서 얀덱스는 0.17% 오른 81.87달러에 마감했다. 미국 3대 지수가 조정받은 이날도 상승하면서 또다시 신고가를 경신했다. 1년간의 박스권을 벗어난 얀덱스는 최근 한 달간 17.78% 상승했다. 상승을 촉발한 것은 러시아에서 우버의 철수 소식이다. 최근 얀덱스는 우버와 설립한 조인트벤처(JV) 산하 주요 사업부 지분을 10억달러에 인수했다. 음식배달, 모빌리티 등 우버의 러시아 핵심 사업권이 얀덱스에 100% 넘어간 것이다. 우버가 러시아에 진출한 것은 2013년이다. 차량호출 서비스를 앞세워 여러 사업을 시작했지만, 얀덱스가 출혈에 가까운 가격 경쟁으로 반격했다. 러시아 사업이 어려워지자 2017년 얀덱스와 JV를 설립하며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구글도 못 뚫은 러시아
우버의 사례가 처음은 아니다. 구글이 오래전에 진출했지만, 러시아 검색엔진 1위(점유율 63.3%)는 여전히 얀덱스다. 카자흐스탄, 벨라루스 등 옛 소련권에서는 10~15%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얀덱스는 주요 플랫폼 사업에 대부분 진출해 있다. 검색엔진 1위를 바탕으로 차량호출(점유율 70%), 차량공유, 음식배달, e커머스 등 분야에서 독과점하고 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클라우드 등의 신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현재 매출의 대부분은 포털과 차량호출에서 나온다. 지난 2분기 기준 사업부별 매출 비중은 검색&포털(45%), 차량호출(33%), e커머스(10%), 기타(7%), 미디어(5%) 순이다. 실적은 급속히 좋아지고 있다. 포털에서 벌어들이는 이익을 재투자하며 확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9년 2조8152억원이었던 매출은 작년 3조5037억원으로 24.5% 증가했다. 올해 매출은 5조5604억원으로 50%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차와 공동사업도
작년까지 연 3000억원대를 기록하던 영업이익은 줄어들고 있다. 상반기에 1264억원의 적자를 냈다. 더 공격적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다수의 인수합병(M&A)을 진행했고, 올해만 e커머스 사업에 76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성장동력은 네이버와 카카오에 뒤지지 않는다. 모빌리티는 세계적 수준이다. 차량호출은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옛소련 18개국에 진출해 있다. 2018년에는 차량공유 서비스도 선보였다. 현대차와는 자율주행 택시를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