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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김정훈 코트라 알마티무역관장]

“서방기업의 CIS시장 철수 틈타 유럽제품의 빈자리 차지 전략 펴야”

“서방 기업의 CIS시장 철수 틈타 유럽제품의 빈자리를 차지하는 전략을 펴야 합니다”

최근 코트라알마티무역관장으로 새로 부임한 김정훈 관장은 러-우크라 사태로 인해 중국 업체들이 서방 기업들의 빈자리를 채우는 상황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또한 그는 중앙아시아 주요 인프라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들의 활발한 진출을 통해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수요를 활용할 것도 주문했다.  

이미 카자흐스탄에서 몇차례 근무한 경험이 있는 김관장은 이 지역 최고의 전문가 답게 카자흐스탄이 처한 지정학적인 리스크와 국제경제적 요인들을 종합해서 카자흐스탄 경제의 전망을 낙관적으로 내다봤다. 즉, 러-우크라이나 전쟁과 서방의 대러제재의 강화로 인해 생산설비의 중앙아시아로의 이동과 카자흐스탄을 통한 러시아 우회 진출의 수요가 증가한다고 보고, 고용확대, 연관 산업으로의 파급효과, 대형 프로젝트에 따른 낙수효과 등을 고려하면 카자흐스탄 경제에는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아래는 김관장과 인터뷰 전문이다.  

ㅇ. 먼저 코트라 알마티무역관장으로 부임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무엇보다  카자흐스탄에 다시 온 것을 환영합니다.

  “축하를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개인적으로 카자흐스탄은 제가 처음으로 해외 생활을 시작했던 곳이고 한국어 강사로 와서 도와주러 왔다고 생각했지만 내가 오히려 도움을 받았던 기억도 많은 곳이어서 더욱 뜻깊게 생각합니다.”

ㅇ. 관장님과 카자흐스탄과 각별한 인연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해주시죠 

“저는 1999년, 국제협력단(KOICA)의  파견요원으로 카라간다에 온 것이 계기가 되어서 카자흐스탄과 첫 인연을 맺었습니다. 그 뒤 코트라에 입사를 했고, 알마티무역관 직원으로 한차례 카자흐스탄 생활을 하였습니다. 그 후 2017년 아스타나 엑스포를 준비하기 위해서 세번째로 카자흐 땅을 밟았고 이번엔 코트라 알마티무역관장으로 다시 카자흐스탄에 왔습니다.  원래 저는 미국으로 파견될 예정이었어요. 본부에서 하던 제 업무와의 연관성 때문이었는데요, 그러나   저는 알마티 무역관을 희망했고 마침 자리가 나서 이렇게 부임할 수 있었습니다.

돌이켜 보니까 저는 20여년간 카자흐스탄의 변화과정을 현장에서 체험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소련의 해체로 인한 카자흐스탄의 독립 그리고 시장경제로 체제전환 와중에 발생한 사회,경제적 혼란,  이후 2000년대 접어들면서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에 따른 오일달러의 유입과 인프라 확대 그리고 두자리 수 경제성장,  2007년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인해 국제적 경쟁력이 미약했던 카자흐스탄 금융기관들과 기업들의 어려움 등 국제 정치, 경제의 변화에 따라 부침의 연속이었습니다.

최근에는 러-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카자흐스탄 경제에 어려움이 가중되는 측면이 있기도 하지만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라 러시아에 진출해 있던 기업들이 카자흐스탄으로 이동하고 카자흐스탄을 통해 러시아 시장으로 진출할려는 추세가 이어짐으로써 카자흐스탄에 다시 재도약의 기회가 오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ㅇ. 카자흐스탄은 러-우크라 사태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는 나라인데, 올해 카자흐스탄 경제 전망을 어떻게 보는지?

“카자흐스탄 경제에 큰 영향을 주는 요소들로 국제 유가, 러시아 루블화 환율 등 고전적인 요소와 함께 최근에는 러-우크라사태로 인한 공급망 재편에 따른 생산설비의 이동이라는 새로운 요인이 추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유가에 대해서 미국 에너지 관리청에서는 현재 대비 매우 완만한 소폭 상승을 예상하고 있어 안정적인 상황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생산설비의 중앙아시아로의 이동과 카자흐스탄을 통한 러시아 우회 진출의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에 고용확대, 연관 산업으로의 파급효과, 대형 프로젝트에 따른 낙수효과 등을 고려하면 카자흐스탄 경제에는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ㅇ. 러시아에서도 근무를 하셨는데, 러-우크라 사태와 관련하여 CIS 시장 상황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말씀해주시고, 올해 전망도 해주시죠 

“지금까지 공교롭게도 해외 근무를 러시아에 7년, 카자흐에 7년 했습니다. CIS시장에서 러시아가 미치는 영향력이 크고 최근 중국의 영향도 확대되는 만큼 우리 기업들에게는 위기 요인과 기회 요인이 공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안타까운 점은 그간 러시아에 진출하기 위해서 30여년간 공을 들여온 많은 프로젝트, 투자진출 등이 중단의 위기에 있고 러시아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한국의 러시아와의 협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전쟁의 장기화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가속화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이러한 변화에 카자흐스탄이 어떤 역할을 하는가가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ㅇ. 이런 상황에서 우리기업들이 노려야 할 틈새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현재 많은 서방 기업들이 대러 제재로 인해 러시아와 CIS시장에서 철수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나간 빈 자리를 중국 업체들이 채우는 상황인데요, 우리 기업들은 중국 기업들처럼 직접 진출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겠지만 지금까지 쌓아온 한국 제품에 대한 우수성이 확실히 각인이 되어있기 때문에 프리미엄 군을 차지하던 유럽 제품의 빈자리에 들어가는 전략을 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중앙아시아 주요 인프라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들의 활발한 진출을 통해서 공급망 재편의 수요를 활용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일시적이지만 중고차 수입이 급중하는 것도 우리 기업들에게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요.  중고차의 경우 A/S 부품 교체 수요가 많기 때문에 향후에는 자동차 부품의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이 되고, 기존에 한국산 화장품도 계속 프리미엄의 이미지를 가지고 시장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

ㅇ. 알마티와 카자흐스탄 그리고 중앙아시아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현황은?

  “카자흐스탄에는 약 40여개의 우리 기업들이 진출해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가전, 금융, 의료, 자원개발, 프로젝트, 제과 등 분야입니다. 이전에 근무했을 때보다 산업군이 다양해지고 있어서 양국간의 협력이 더욱 확대가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우즈베키스탄과도 자동차 분야 협력 등이 확대되고 있어 향후에도 발전적 교류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

ㅇ. 카자흐스탄은 어떤 점에서 기업하기 좋다고 보는지? 그리고 애로 사항?

“카자흐스탄은 산업구조상 한국과 보완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한국으로의 중요한 자원 공급 국가가 될 수 있습니다. 일반 상품교역에서도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고 우리 기업들이 성공적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인적 교류에서도 KOICA 프로그램을 통해서 한국에서 공부한 인재들이 이제는 사회 곳곳에서 친한파로서 영향력을 주고 있고,  교육원에서는 매년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이 많아 지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도 더욱 교류의 기반이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애로사항으로는 사업 추진에 필요한 중요한 정보를 잘 얻을 수 있는 것과 실제 현장에서 적용되는 것의 시차가 발생한다는 점인데, 시스템이 빠르게 변하는 상황을 감안할 때에 필수적으로 발생하는 성장통으로 볼 수도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일종의 불확실성은 어려움이 되기도 하지만 경쟁국가들에게는 진입장벽이 되기도 하기 때문에 먼저 진출한 기업들에게는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ㅇ. 코로나 팬데믹 이전과 이후의 기업환경이 바뀌었다고 생각되는데, 카자흐스탄의 경우 어떤 점을 꼽을 수 있나?

“현지에서 가장 크게 체감이 된 것은 결제시스템입니다. QR코드를 통한 결제가 빠른 시간에 확대되었기 때문에 향후에도 IT기반의 새로운 사업 모델들이 나올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또한 코로나가 가져온 비대면 문화의 확산과 함께 카자흐스탄도 새대교체가 진행이 되고 있는 만큼 새로운 문화, 새로운 카자흐스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

ㅇ. 끝으로, 교민 기업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

“카자흐스탄에서 사업을 하는 교민 기업들은 어려운 환경에서 한국과 카자흐스탄의 협력의 접점에 있는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급격한 변화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계속 사업을 하시는 분들을 보면 존경스러운 마음이 듭니다.

어느덧 교민 기업들도 2세대 기업들이 나오게 되고 사업을 성공한 사례들이 많아 지면 변화하는 시대에 새로운 도약을 하는 사례도 나올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를 위해서는 앞선 세대에서 젊은 세대가 성공적인 출발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주고 이끌어 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 당시 기차에서 추위에 맞서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서 둥글게 모여 앉았다고 합니다. 이때 나이가 많은 세대가 가장 밖에 앉고 가장 안 쪽에 어린 아이들을 앉혔다는 말을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미래 세대를 위해서 헌신하였던 우리의 선배들의 마음이 어떠했는가를 다시금 돌아보면 우리의 새로운 세대를 바라보는 시야도 더욱 새로워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ㅇ. 장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뷰 : 김상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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