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미분류고려일보, 창간 100주년 맞아 새 얼굴 공개

고려일보, 창간 100주년 맞아 새 얼굴 공개

  해외에서 발행되는 우리 민족 신문 가운데 가장 오래된 <고려일보>가 창간 100주년을 맞아 새로운 제호와 서체, 신문 디자인으로 새단장하고 또 다른 100년의 시작을 알렸다.  

  고려일보사는 조선일보사, ㈜산돌, 강병인 작가와 홍동원 글씨미디어 대표, ‘미디어 사람 협동조합’과 함께 5월 2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고려일보 100주년, 새로운 얼굴로 새로운 세기를 향하여’란 주제로 고려일보의 새로운 제호와 신문 디자인 전달식을 가졌다.

  고려일보는 한반도 밖에서 발행되는 우리 민족의 한글신문 가운데 가장 오래된 신문이다. 1923년 3월 1일 러시아 연해주에서 ‘선봉’이란 이름으로 창간된 이 신문은 1937년 스탈린의 강제이주로 카자흐스탄 키질오르다로 이전한 뒤 1938년 5월 15일부터 ‘레닌기치’로, 이후 1978년 알마티로 옮겨 1991년부터 ‘고려일보’로 제호를 변경했다.  

  지난 100년의 시간 동안 유라시아 대륙에서 고난의 역사를 극복하고 한민족의 정체성과 유대감을 지켜온 고려일보는 2023년 창간 100주년을 맞아 새 모습으로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게 됐다.

  그 시작은 2022년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린 <까레이치, 고려사람>이란 특별 사진전시회에서 비롯됐다. 이 전시회에 안 빅토르 작가의 사진 기증을 도운 채예진 미디어사람 이사장은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한글 멋글씨로 한글의 가치를 찾고 알리는 강병인 작가를 만나게 됐다. 고려일보 한국특파원이기도 한 채 이사장은 강 작가에게 고려일보의 역사를 소개하며 신문의 간판격인 제호를 새로 만들어 달라는 부탁을 했고 강 작가는 이에 망설임 없이 응했다.  

   강 작가의 글씨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책의 제호부터 참이슬, 화요, 드라마 대왕세종, 미생, 영화 의형제 등이 그의 글씨다. 강 작가는 지난 4개월 동안 수십개의 시안을 만든 끝에 새로운 제호를 탄생시켰다.  

  강 작가는 이번 제호를 쓰면서 느낀 바를 다음과 같이 말했다. “먼 이국땅에서 그 나라의 말이나 문자, 문화에 흡수되지 않고, 고려인의 자부심과 우리말 그리고 한글을 지키려는 100년의 그 노력에 경외감을 느꼈다. 광개토대왕비의 웅혼하고 기세 넘치는 글씨, 그리고 기하학적인 도형을 바탕으로 미래까지 담은 한글 첫 모습인 훈민정음체에 담긴 정신을 ‘고려일보’ 글씨에 담으려고 정성을 다했다. 무엇보다 곧고 바른 획, 그리고 여백을 통해 참 언론의 역할과 시대정신에 유연한 ‘고려일보’가 돼 달라는 염원을 담았다.” 

  고려일보는 제호뿐만 아니라 서체와 신문 디자인도 바꿨다. 여기에는 조선일보의 서체와 한국 최초의 폰트 파운드리 ㈜산돌, 조의환 디자이너, 그리고 홍동원 디자이너의 손길이 더해졌다.

   석금호 ㈜산돌 의장은 “이국땅에서 고려인들이 척박한 환경과 여건에 굴복하지 않고 고유한 우리 문화와 정신, 그리고 모든 삶의 가치들을 포기하지 않고 지켜온 것이 존경스럽다. 그리고 첨병 역할을 했던 고려일보가 100주년을 맞이했고, 앞으로도 새로운 우리 민족의 미래를 준비해 나간다고 듣고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고, 산돌에서 적극적으로 도움을 드리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해서 폰트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전달식에는 고려일보 새 얼굴 탄생의 주역들뿐만 아니라 사할린 새고려신문 배순신 대표, 러시아 코리안스 신문사 첸 발렌틴 대표, 우즈베키스탄 고려사람 사이트 한 블라디스라브 대표도 참석해 함께 축하했다.  

  고려일보사 김 콘스탄틴 총주필은 “고려일보 창간 100주년을 맞아 새로운 제호의 등장은 매우 상징적이고 의미가 크다. 고려일보는 새로운 얼굴과 새로운 계획으로 미래를 준비하게 됐다. 고려일보를 대표해 조선일보와 강병인 작가, 홍동원 대표를 비롯해 이 작업을 수행하는  데 많은 지원과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고려일보는 고려인들의 공동 자산이기 때문에 이 신문은 모든 고려인들에게 귀중한 선물이다”라고 말했다.

 고려일보는 고려인들의 이주사를 기록하며 지난 100년 동안 연해주부터 시작해 현재까지 고려인들의 곁을 지켜왔다. 어떠한 어려움에도 우리말로 발행하는 것을 고집하며 지금도 매주 구독자를 찾아가고 있다. 오랜 시간 우리 문화와 민족에 대한 자부심을 지켜온 고려일보가 다음 백년에 더욱 의미 있는 역사를 만들어 나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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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matykim6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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