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대홍수’ 발생…”1만6천 명 대피”
카자흐스탄 대통령, 정부 관리들 공개 질책하기도
홍수로 인해 카자흐-러시아 국경에 자동차 쌓여
(한인일보) 최재형 기자 = 카자흐스탄에 대홍수가 발생해 약 1만 6000명이 대피했다고 2일(현지시간) AFP 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30년 만에 중앙아시아 국가를 강타한 ‘최악의 홍수’로 전해졌다.
카자흐스탄 비상사태부는 서부 지역의 수위는 감소하기 시작한 반면, 중부, 동부 및 북부에서는 강의 수위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30년 만에 최악의 홍수가 아직 최고점은 아직 통과되지 않았다는 것에 정부와 수해 지역 주민은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카자흐스탄 비상사태부는 이날 텔레그램에 게시한 글에서 “어린이 6000명을 포함해 약 1만 6000명이 이미 대피했다”며 “구조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북부와 동부 5개 지역을 언급하며 “상황이 복잡하다”고 설명한 뒤, 50개 정착촌의 도로 연결 또한 끊겼다고 말했다.
현재, 카자흐스탄 12개 지역에서는 홍수로 인한 상황이 계속 악화되고 있다. 8개 지역에 지역비상사태가 선포됐고 홍수 피해를 입은 수재민들을 돕기 위한 주재의연금을 모으기 시작했다.
카자흐스탄 기상청은 광대한 카자흐스탄 대초원의 눈이 녹으면서 물의 수위가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
카심 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최악의 홍수에 대비하지 못한 정부 관리들을 전날(1일) 공개적으로 질책했다.
그는 “기상 조건을 고려하더라도 지역 지도자들이 계획된 홍수 통제 조치를 취했다면 재난의 결과와 규모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카자흐스탄의 대홍수로 인해 러시아 국경에 교통 정체가 발생했다.
국가안보위원회 국경수비대는 현 상황을 고려해 노선 조정을 권고했다.
특히 카자흐스탄 북서부의 악토베, 북동부와 북부 카자흐스탄의 아바이 및 코스타나이 지역에서는 카자흐-러시아 국경 부근의 중요한 고속도로에서 차량 이동이 제한될 수 있다고 밝혔다.
국가 안보위원회는 해당 구역 검문소 앞 혼잡상황에 대해 알림으로써 운전자들이 사전에 경로를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카자흐 정부가 통제하고 있는 지역은 악토베(Aktobe), 아크몰라(Akmola), 코스타나이(Kostanay), 서부 카자흐스탄, 북카자흐스탄, 파블로다르(Pavlodar) 지역 등 7개 지역이다.
3월 28일 아르칼릭과 코스타나이 지역 2개 지역에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3월 29일, 아바이(Abay) 지역 악수아트(Aksuat) 지역에 홍수로 인한 지역 규모의 자연 비상사태가 선포되었다.
또한 악토베(Aktobe) 지역의 3개 지역과 지역 센터 자체에도 비상사태가 선포되었다. 특히 에크페탈 마을은 완전히 물에 잠겼다.
카자흐스탄의 기후는 건조한 대륙성 기후대이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평균 연간 강수량은 100-500mm로 낮다.
그러나 카자흐스탄 남부의 천산산맥 지역은 산과 계곡의 기온 역전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온화한 겨울 조건과 많은 양의 강수량을 나타낸다.
이번에 홍수 피해를 입한 카자흐스탄의 북부와 동부 지역은 보다 습하고, 춥고(최저 기온 −57.2°C) 긴 겨울(최대 6개월)을 갖는 서부 시베리아 기후 지역에 해당된다.
봄은 짧고 급격한 온도 변화로 4월 중순에 시작하여 평균 약 한 달 동안 지속되는데, 이 시기에 올해와 같이 겨우내 내린 눈이 녹으면서 홍수가 자주 발생한다.
여름에는 폭우의 형태로 비를 뿌리고 6월과 8월에 서리가 내리는 경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