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카자흐스탄 가전 제품 현지 ‘위탁 생산’ 추진
카자흐스탄 산업건설부 장관과 회동
현지 가전업체 ‘실크로드’에 위탁 생산
▲ 추민기 삼성전자 센트럴유라시아(SECE)법인 법인장(상무·가운데)이 카나트 샬라파예프 카자흐스탄 산업건설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와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카자흐스탄 산업건설부)
삼성전자가 카자흐스탄 기업과 손잡고 가전제품 현지 생산을 추진한다. 생산 단가를 낮춰 가격 경쟁력을 확보, 카자흐스탄을 포함해 인근 중앙아시아 지역 공략을 가속화한다.
카자흐스탄 산업건설부는 3일(현지시간) 카나트 샬라파예프 장관이 추민기 삼성전자 센트럴유라시아(SECE)법인 법인장(상무) 등 관계자와 간담회를 가졌다고 발표했다. 양측은 한국과 카자흐스탄 정부 간 우호적 관계를 바탕으로 파트너십을 지속 확대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 자리에서는 삼성전자가 카자흐스탄 전자기업 ‘실크로드 일렉트로닉스(이하 실크로드)’와 협력하는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삼성전자의 가전제품을 카라간디 사란시에 위치한 실크로드 공장에서 조립한 뒤 현지와 인근 국가 시장에 유통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물류비, 관세 등에 드는 비용을 절감하고, 실크로드는 삼성전자로부터 안정적인 대규모 계약을 따낼 수 있는 ‘윈윈’ 전략인 셈이다.
실크로드는 작년 11월 사란 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400여 명의 직원들이 TV는 물론 세탁기, 청소기, 가스레인지 등 가전제품을 제조한다. 오는 2025년까지 연간 생산능력을 최대 110만 개까지 확장하고 직원 규모도 1200명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실크로드는 우즈베키스탄 최대 가전업체 ‘아르텔(Artel)’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아르텔은 삼성전자가 현지에서 판매하는 가전제품을 위탁 생산하는 회사다. 양사 모두 아르텔을 파트너사로 두고 있다는 점이 삼성전자와 실크로드 간 협력 논의가 이뤄진 계기가 됐을 확률이 높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삼성전자에 지속적으로 투자 러브콜을 보내왔다. 지난 2021년 당시 바크트 듀센바예프 전 주한카자흐스탄 대사는 삼성전자 대정부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천상필 상무와 만나 현지 투자를 요청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1996년 카자흐스탄에 진출한 뒤 2008년 알마티에 SECE법인을 세웠다. 카자흐스탄을 중앙아시아 시장 거점으로 삼고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몽골 등 인근 국가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 진출 초기 연간 40%의 놀라운 판매 성장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2000년대부터는 스마트폰, TV, 모니터, 전자레인지, 에어컨 등 주요 전자기기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추민기 상무는 “정부의 환영에 감사하다”며 “이 프로젝트(삼성전자와 실크로드 간 생산 협력)는 대한민국과 카자흐스탄 간 호혜적 관계를 공고히 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더구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