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의 새 하늘길…저가 항공사 ‘티웨이’ 유력
(한인일보) 최재형 기자 = 카자흐스탄의 새 하늘길은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로 열리는 운수권 배분에 나설 국내저비용항공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들은 일본, 동남아 여행 인기가 식기 전에 새 하늘길을 찾아나서면서 노선 다변화를 통한 수익 개선을 노리겠다는 구상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내달 국토교통부는 국제선 운수권을 국적 항공사에 배분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운수권 배분에서는 앞서 항공회담을 통해 늘어난 운수권을 배분할 것”이라며 “이 밖에도 항공사들의 사용 실적이 미달해 회수한 운수권과 기존에 정부가 가지고 있던 운수권 등을 배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우리 정부는 항공회담을 통해 인도네시아, 몽골, 카자흐스탄 노선 등에 대한 운수권을 확대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인도네시아의 경우 양국 6개 지방공항간 자유화가 이뤄지며 한국 지방공항~발리·자카르타 노선은 각각 주 7회 증설한다. 인도네시아는 아세안 10개 국 중 유일한 직항 자유화 미체결 국가로 지난 2012년에 주 23회로 운항횟수가 정해진 이후 현재까지 이어지면서 공급 부족에 시달렸다.
또한 성수기에는 인기가 많은 발리 노선에 한해 양국 지정항공사간 공동운항을 통해 무제한 운항이 가능토록 할 계획이다.
몽골 노선의 경우 부산~울란바토르 노선을 운항 기종 제한 없이 기존 주 6회에서 주 9회로 확대한다. 제주, 양양공항발도 항공사가 신청할 경우 심의를 통해 추가로 운항이 가능하며, 이를 포함한 대구, 무안, 청주 등 지방공항발 노선을 기존 주 9회에서 주 15회로 늘린다.
카자흐스탄 노선은 그동안 주 1450석으로 제한됐는데, 이번 회담을 통해 여객 운수권을 횟수제로 변경하기로 했다. 인천~알마티 노선은 주 7회로 늘리며 이를 제외한 전 노선은 주 14회까지 확대한다. 또 화물 운수권도 주 20회 신설한다.
해당 노선들은 그동안 제한된 운수권 때문에 여객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했던 곳들이다. 또 일부 항공사들이 노선을 차지하고 있어, 운수권 배분이 없다면 다른 항공사는 취항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지역들이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세계적인 휴양지 발리를 비롯해 관광 명소가 많아 국내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노선이다. 작년 기준 인도네시아 여행객은 71만여명으로 국내 인기 휴양지인 괌(80만여명)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또한 최근 국내 기업들의 인도네시아 진출이 늘어나면서 여행 수요 뿐 아니라, 비즈니스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몽골은 관광 수요 뿐 아니라, 상용 수요가 많아 수익성이 높은 알짜 노선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일하는 몽골 근로자들과 유학생, 교민들이 많아 매년 꾸준한 이용객을 유지 중이다.
카자흐스탄은 이들보다는 여행객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세계에서 9번째로 큰 나라로 다양하고 화려한 자연 환경을 갖추고 있어 새로운 여행지를 찾는 사람들로부터 최근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이번 운수권 배분은 지방공항발 노선 위주로 이뤄질 전망인데, 김해·대구 공항 등 수요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LCC들이 노선 확보에 열을 올릴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달 운수권 배분에선 대구~발리와 부산~발리 노선 경쟁이 가장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이 진행 중인 가운데 두 항공사 및 계열 항공사의 경우 독점 우려 등으로 이번 운수권 배분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최근 몇 차례 열린 운수권 배분에서 에어부산, 에어서울은 대부분 빠진 바 있다.
업계에선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이 이번에 배분되는 운수권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3개 항공사 모두 신규 운수권 배분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여력도 갖추고 있어서다.
이들 항공사의 경우 최근 보잉사의 차세대 기종인 ‘B737-8’ 기종을 도입했으며, 추후에도 기종을 더 늘릴 계획이다. B737-8은 기존 LCC 주력기인 ‘B737-800’보다 운항거리가 길어져 중앙아시아, 인도네시아 등까지 운항이 가능하다. 이들 노선은 유럽이나 미국보다는 상대적으로 거리가 가깝지만 인기가 많고, 기존에 LCC 들이 운항하지 못했던 노선들이라 수익 개선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