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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의 새해 풍습

한국인들에게 카자흐스탄은  ‘~스탄’이 붙는 중앙아시아의 이슬람국가들 중의 하나 정도로 알려져 있다.  좀 더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자원의 부국’, ‘중앙아시아에서 제일 잘사는 나라’ 또는 유목민들이 사는 땅 정도로 알고 있다.  

  카자흐인들의 새해풍습은 ?  이라고 좀 더 깊은 질문으로 들어가면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말문이  막히고 만다.

  카자흐스탄은 알려진데로 구소련 해체 후 독립한 신생국이다.  독립후 카자흐인들은 자신들의 전통문화를 되살리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그래서 새해 풍습도 이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카자흐인들의 전통적인 새해는 ‘나우르즈’라고 알려져 있는 이슬람 설날이다.

  나우르즈는 카자흐어로 ‘3월’을 뜻하며 어원을 찾아보면 “새날”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절기로는 낮과 밤이 같다는 “춘분”으로 새봄이 시작되는 날이 바로 새해의 첫날이 되는 것이다.

  고대 페르시아 문화권에 속했던 이란,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키스탄 , 아제르바이잔, 투르크메니스탄 등 이슬람 지역의 상당수가 나우르즈를 새해로 기념하고 있고, 터키, 이라크의 쿠르드족, 중국의 위구르족 등도 나우르즈를 기념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에서는 공식적으로 5일을 나우르즈 공휴일로 쉬고 있으나 길게는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까지 쉬기도 한다. 직장이나 학업으로 도시에 나와 있던 카자흐인들이 나우르즈를 맞이하여 나서는 귀경길은 세계 9위 면적의 넓은 땅을 가진 카자흐스탄답게 멀다. 때로는 2박3일을 기차로 꼬박 달려가야 가족을 만날 수 있을 정도다.

  그러나 카자흐스탄의 대부분의 국민들은 1월 1일을 새해로 여기고 흩어져 있던 온 가족들이 고향으로 모이거나 가까운 친지, 이웃들과 선물을 주고 받고 덕담을 건네는 큰 명절로 지켜지고 있다.

새해 첫날은 샴페인을 터뜨린다

  새해가 시작되기 5~6분 전이되면 카자흐스탄 국민들은 TV앞으로 모여든다. 시계바늘이 새해의 시작을 알리면 대통령의 신년 인사가 TV전파를 통해 전국에 울려퍼지고 신년사가 끝나자마자  불꽃놀이가 시작된다. 알마티와 아스타나 그리고 지방에 사는 시민들은 자신들의 집에서 샴페인을 터트리고 덕담과 함께 선물을 주고 받는다.  이때 젊은이들은 광장으로 몰려나가 폭죽 대열에 동참하기도 한다

  동시에 카자흐스탄 전역에서 일가친척과 지인들끼리 주고받는 전화 통화량이 한꺼번에 급증한다. 평소에 잘 터지던 휴대폰이 새해 전후로 1시간 가량 불통이 되는 현상도 이때 발생한다.

  전화통화가 끝나면 본격적인 음주가무가 시작된다. 자정이 넘어가는 시점임에도 맞은편 아파트에 사는 이웃과도 새해인사를 나누곤 한다. 

  광장에서는 인기있는 가수들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새해를 축하는 공연을 하고 TV에서도 신년 축하쇼를 방송한다.  이때 카자흐스탄국민들은 대부분 새해 소망을 축원하며 보드카를 마신다. 

  ‘또스트’라고 하는데 건배제의 없이 술을 마시면, 즉  의미를 담은 축원없이 술을 마시면 알콜중독자로 오인받을 수 있다.

  사실 이런 명절 분위기는 카자흐스탄 독립기념일인 12월 16일 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독립기념일 연휴 이후부터 새해 연휴까지는 사실상  비즈니스는 거의 올스톱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래서 12월16일 이전에 모든 일을 마무리하지 않으면 새해 연휴 이후에나 그 일을 처리할수 있다는 얘기가 공공연한 사실이다. 이 기간에는 병원을 찾는 환자들마저 줄어들어서 병원접수처가 한산해질 정도이다.

   연말이 되면, 카자흐스탄국민들은 송년파티와 새해를 맞이하기 위한 장보기를 한다  그래서 시장과 대형 마트에는 사람들로 넘쳐나고 기업들은 자신의  제품을 팔기 위해 다양한 할인 행사를 시작한다.  카자흐스탄에서도 과거 소련시절 러시아문화의 오랜 영향으로 남의 집에 갈때 빈손으로 가는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가게들은 대목장사에 여념이 없게 된다.  만약, 선물을 살 수 있을만한 경제력이 전혀없는 경우에는 자신의 텃밭에서 키운 오이로 만든 절임음식 등을 선물하기도 하고 어린이들은 그림을 그리거나 학교에서 배운 종이트리 장식을 어른들에게 선물한다. (김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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