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의 고려인 동포 여러분
또 한번 새해를 맞이하는 설날이 다가오네요.
이맘때면, 조국을 떠나 멀리 있는 분들의 그리움 가득한 마음들이 떠오릅니다.
카자흐스탄에서 ‘고려인 설날 큰잔치’를 매해 열고 있다는 뉴스를 볼 때마다, 한국 고유의 명절 풍습을 잊지 않고 민족의 얼을 지키며 살고 계신 고려인들이 자랑스럽습니다.
바람에 실려간 자리에서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워내는 민들레처럼, 그 아득한 동토에서 꼿꼿하게 살아내신 1세대와, 대를 이어 당당하게 살아가고 있는 고려인 한 분 한 분께 존경을 바칩니다.
80년의 세월을 건너, 카자흐스탄 130여 민족 중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당당한 고려인으로 우뚝서서 양국을 잇는 다리가 되어 주고 계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지난해 카자흐스탄의 고려극장에서 들었던 고려인의 노래는 감동적이었습니다.
“에헤 뿌려라 씨를 활활 뿌려라.
땅의 젖을 짜먹고 와싹와싹 자란다.“
수많은 노동영웅을 탄생시킨 정직과 성실함으로 희망을 키워내고 있는 고려인의 의지를 떠올립니다.
지난해 카자흐스탄 순방중, 알마티와 누르술탄에서 열린 한국어능력시험에 응시한 분들에게 1000개의 초콜릿을 나누어주는 행사를 하면서, 카자흐스탄 청소년들의 한국어와 한국에 대한 관심과 애정에 감동했습니다.역사의 질곡 속에서도 강건하고 뿌리 깊은 나무로 성장한 조국 대한민국이 여러분에게 자긍심이 되었으면 합니다.
비록 거리는 멀리 있지만, 여러분의 안녕을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올 한해도 희망의 씨를 뿌리고 와싹와싹 키우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카자흐스탄의 고려인 동포 여러분, 아무쪼록 몸 건강하십시오.
2020년 1월 15일
대한민국 대통령 부인 김정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