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태권도선수단, 카자흐스탄에서시범공연펼쳐
3년 7개월 만에 육로로 국경을 넘어 눈길을 끌었던 북한 태권도 선수들이 카자흐스탄에 입국했다.
북한 태권도 시범단은 19일(현지시간), 아스타나에서 열린 국제태권도연맹(ITF) 세계선수권대회 개회식 행사에서 약 한 시간 동안 태권도 시범 공연을 펼쳤다.
선수단을 이끌고 카자흐스탄을 방문한 북한의 리용선 ITF 총재는 조직위원회에 감사 인사를 한 뒤 “우리는 평화와 우정을 위해 모였다”라며 “우리에겐 실패자가 없다. 모두가 챔피언”이라고 인사말을 전했다.
이후 십여 명의 혼성 북한 태권도 시범단은 세계태권도연맹(WT) 태권도의 ‘품새’에 해당하는 ‘틀’과 송판 깨기, 실전 격투 시범 등을 펼쳤다.
차력쇼 같은 위력 격파 시범과 함께 상황별 호신술 시범을 보이기도 했다.
북한 태권도 선수들은 20일부터 펼쳐진 체급별 경기에 나섰다.
북한 선수들은 지난 16일 버스를 타고 북한 신의주와 중국 랴오닝성 단둥을 잇는 압록강 철교를 통해 중국으로 이동한 뒤 단둥에서 베이징까지 기차로 이동했고, 이후 항공편으로 카자흐스탄에 입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대규모 인원이 육로로 국경을 넘은 건 3년 7개월 만으로 내외신의 큰 관심을 받았다.
북한은 2020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 23세 이하 대회를 마지막으로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국제대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지난 4월 28일부터 30일까지 중국 타이저우에서 열린 동아시아 가라테 선수권대회에 남자 선수 2명을 내보냈다.
북한은 다음 달 23일 개막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도 출전할 예정이다.
북한이 주도하는 ITF 태권도는 1966년 3월 서울에서 육군 소장 출신 고 최홍희 씨가 주도해 설립했고, 이후 최홍희 초대 총재가 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갈등으로 캐나다로 망명한 뒤 북한과 인연을 쌓았다.
한국에서는 1973년 세계태권도연맹(WT)의 전신인 WTF가 창설됐고, 당시 대한태권도협회장이던 고 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이 초대 총재직을 맡아 태권도를 올림픽 스포츠로 발전시켰다.
국내에도 ITF 계열 태권도협회가 있지만, 이번 카자흐스탄 세계선수권대회에는 선수단을 파견하지 않았다. (김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