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 동포사회의 구심점이자 등대 역할을 해 온 고려일보 창간 100주년 기념식과 국제미디어포럼이 오는 21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개최된다. 신 유리 카자흐스탄고려인협회장은 20일 알마티 친선회관에서 열린 '2023 제2차 카자흐스탄고려인협회 상무위원 전원회의'에서 "고려일보 창간 100주년 기념식과 축하 공연행사를 21일 공화국 궁전에서 개최한다"면서 "카자흐와 동포 언론사 기자들이 참여하는 국제

김상욱 (고려문화원장/한-카자흐 친선대사) <100년 전 창간호. 당시의 제호는 ‘삼월일일’이었다.> <홍범도 장군의 장례식은 1943년 10월 27일 하오 4시에 거행한다는 부고가 실려있다.> <소련 최고 소비에트는 고려일보사에  ‘민족우호훈장’을 전수했다>   고려인 동포사회의 구심점이자 등대의 역할을 해 온 고려일보의 창간 ㄹ10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고려일보 100년의 역사는 고향 땅을 등지고 두만강을 건너온 고려인들의 역사 그 자체이자 조국의 자주독립의 꿈을 안고 연해주로 향했던 항일독립지사들의 꿈과 헌신이 녹아 있는 신문입니다    다시 한번 모든 고려인동포들과 전세계 각국에서 활동하는 재외동포언론인들의 마음까지 모아서 진심으로 뜨겁게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100주년을 맞는 오늘, 저는 가슴속 깊은 곳에서 용솟움 치는 감동의 물결과 함께 잊지 못할 얼굴들이 스쳐지나갑니다.   95년이었습니다. 질료늬 바자르 맞은편에서 위치했던 고려일보 편집국으로 첫 출근을 했었습니다. 고려일보 100년의 역사중에서 소련해체와 시장경제로 체제전환으로 인해 혼란스럽던 90년대는 재정난과 한글독자의 감소, 한글로 기사를 쓸 수 있는 기자의 고갈이라는 삼중고에 처해 있을 때여서 창간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이했던 때였습니다. 이때 편집국을 지킨 원로기자들이 먼저 떠오릅니다.   다음으로 떠오르는 얼굴은 '삼월일일'이라는 제호로 고려일보 창간호를 인쇄하던 창간 주역들입니다. 이들은 항일독립운동과 연해주 동포들의 구제라는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신문을 만들었습니다.   또 떠오르는 얼굴이 있습니다. 황동훈 농업부장과 채자공들입니다. 1937년 강제이주 명령이 내려지기 전, 대부분의 편집국 기자들의 스탈린 당국에 의해 체포되었습니다. 다행히 탄압을 피한 이들은 그 와중에도 한글활자를 챙겼고 이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중앙아시아로 이주된 뒤 불과 6개월만인 5월15일에 신문이 재발행될 수 있었습니다.   어디 그 뿐이겠습니까?   선봉시절, 신문의 지속적 발행을 가능하게 만들었던 노농통신기자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들은 자신들이 일하는 현장의 목소리를 편집국으로 보내주었던 시민기자이자 독자이자 신문영업직원이기도 했습니다. 이들의 헌신이야 말로 어려웠던 선봉시절을 버터낸  큰 힘이었습니다.   100년 역사의 고려일보가 있게 된 것은 이외에도 수많은 분들의 보이지 않는 힘이 보태졌습니다. 70년대에 접어들어 모국어 사용자가 줄어들자 사할린 출신 모국어 소유자들이 편집국에 투입되었습니다. 이들 덕분에 80년대에 신문의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과 수료한 이후에는 한국에서 투입된 인력과 지원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고려일보를 구독해준 고려인 동포들과 편집국 그리고 2000년 이후 부터 고려일보의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고려인협회에게 100주년 축하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또한 고맙습니다.   고려일보는 동포들 속에서 영원할 것입니다.   100주년을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연극 '환의 나라', 언어 장벽 뛰어넘어 무대에…수교 30주년 기념 '환인', '갈한' 역의 김응수, 손종학 배우 < 11일(현지시간) 저녁, 김응수, 손종학 배우가 카자흐스탄 국립 아카데미 청소년예술극장 대기실에서 이번 작품에 참여하는 소감을 설명하고 있다. 2023. 11.11 almatykim67@yna.co.kr>  "언어 예술의 대표적 장르인 연극에서 서로 다른 말을 쓰는 배우들이 어떻게 언어장벽을 극복하고 작품을 무대에 올렸는지 지켜봐 주세요." 11일(현지시간) 저녁 카자흐스탄 국립 아카데미 청소년예술극장의 연기자 대기실에서 만난 김응수 배우는 이 작품을 위해 양국 연극인들이 많은 노력을 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한-카자흐스탄 수교 30주년을 계기로 한 양국 간 상호 문화교류의 해(2022-2023)를 마무리하는 연극 '환의 나라'가 막 무대에 오르기 직전이었다. 김응수 배우를 따라 무대로 이어지는 미로와 같은 복도를 통과하니 이미 양국의 배우와 스텝들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번 공연의 성공을 위해 무대의 막이 오르기 전에 함께 '화이팅'을 외치기 위해서였다. '환의 나라'에서 단군역을 맡은 이성열 배우 <11일(현지시간) 저녁, 카자흐스탄 국립 아카데미 청소년예술극장 무대에 오른 연극 '환의 나라'에서 이성열 배우가 단군 역을 연기하고 있다. 2023.11.11 almatykim67@yna.co.kr> 이처럼 양국 배우들의 의기투합으로 무대에 오른 연극 '환의 나라' (김수미 작·강태식 연출)는 카자흐스탄 국립 아카데미 청소년예술극장 및 고려극장이 협력해 제작한 창작연극이다. 카자흐스탄 국립 중앙은행에서 기념주화로도 발행된 바 있는 우리 민족의 시조 단군을 소재로 했다.   앞서 카자흐스탄 중앙은행은 지난 2016년 9월 단군을 형상화한 기념주화 10만개를 제작한 바 있다. 다민족국가로서 소수민족의 전통문화를 보호하고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러시아, 우크라이나 민족 기념주화에 이은 11만여 고려인을 위한 기념주화 제작이었다.   하늘의 신 '환인' 역은 연극, 영화, 드라마 등을 오가며 활발하게 출연해온 연기파 김응수 배우가 맡았다. 야망있는 웅족의 2인자 '갈한'은 손종학 배우가 맡았고 6인조 그룹 인피니트 멤버인 이성열 배우가 하늘과 땅의 아들 '단군'역을 연기했다. '환의 나라'에서 단군역을 맡은 이성열 배우 <11일(현지시간) 저녁, 카자흐스탄 국립 아카데미 청소년예술극장 무대에 오른 연극 '환의 나라'에서 이성열 배우가 단군 역을 연기하고 있다. 2023.11.11 almatykim67@yna.co.kr> 이날 공연에는 오디션으로 선발된 한국의 청년배우들과 카자흐스탄 국립 아카데미 고려극장, 카자흐스탄 국립 아카데미 청소년예술극장 소속배우들이 함께 무대에 올랐다.   양국 청년 배우들의 열정넘치는 연기로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 분위기도 고조됐다.   한국과 카자흐스탄 양국 38인의 배우가 참여한 이번 공연은 약 70분간 양국 관객을 위해 한국어와 카자흐어로 진행됐고, 무대 양측 스크린을 통해 러시아어 자막이 제공됐다.   이번 공연은 무대, 의상, 소품 등 창작 전 분야에 양국 문화예술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방식으로 이뤄져 문화교류와 협력의 의미를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작품은 12일 저녁 무대에 다시 올려진다. 이후 카자흐스탄 국립 아카데미 고려극장이 레퍼토리를 인계해 계속 상연해 나갈 예정이다. 카자흐스탄국립 아카데미 청소년예술극장 < 11일(현지시간) 저녁, 연극 '환의 나라'가 무대에 올려진 카자흐스탄 국립 아카데미 청소년예술극장의 직원들이 입장하는 관객들에게 연극 팜플렛을 나눠주고 있다. 2023.11.11 almatykim67@yna.co.kr> 카자흐스탄국립 아카데미 청소년예술극장은 1945년 설립된 극장으로 1992년 카자흐스탄 유명 극작가 가비트 무스레포브의 이름을 이어받은 뒤 더욱 다양한 공연을 상연하고 있다.    카자흐스탄국립 아카데미 고려극장은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한 고려인의 역사를 상징하는 극장이다. 1932년 러시아 연해주에서 창립돼 1937년 카자흐스탄으로 이주했고 2016년 나자르바예브 대통령으로 부터 최고 권위인 '아카데미' 칭호를 부여받았다. (김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