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경제한-카자흐 광물자원 공급망 구축 위해선 중·러와 관계개선 ‘필수’

한-카자흐 광물자원 공급망 구축 위해선 중·러와 관계개선 ‘필수’

윤 대통령 방문으로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파트너십’ 등 MOU 체결

카자흐 풍부한 광물자원과 한국 뛰어난 가공기술 결합 시너지 기대

그러나 내륙국 카자흐와 원활한 물류 위해선 중·러 협력 관건

경제협력 강화로 양국과 신뢰 쌓고 한반도 평화 기여할 외교 요구돼

윤석열 대통령의 카자흐스탄 국빈 방문을 계기로 양국 간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한국의 뛰어난 자원 가공기술과 카자흐의 풍부한 광물자원을 결합해 경제적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하지만 가능성은 여전히 물음표다. 내륙국가 카자흐스탄과 섬나라라 다름없는 대한민국의 물류를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를 보면 과연 이행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카자흐스탄의 경우 중국과 러시아를 경유해 한국과 광물자원 공급망을 연결해야 하는데 한중, 한러 관계가 모두 좋지 않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방문 중 지난 12일(현지시간) 한국과 카자흐스탄 양국이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파트너십’ 업무협약(MOU)을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향후 탐사부터 개발, 제련, 가공에 이르는 전주기에 걸쳐 협력이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경제성 있는 사업에는 한국 기업이 우선 참여할 수 있도록 해 실익도 기대된다.

이번 MOU는 단순 의향 표명을 넘어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담고 있다. 핵심광물 공동탐사를 통해 유망 광산을 발굴하고, 이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개발과 제련, 가공 단계로 나아간다는 계획이다. 민간 기업 간 협력도 적극 장려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대통령궁에서 카슴-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대통령실 홈페이지)>

리튬·희소금속  미래 산업 핵심자원 확보 청신호

카자흐스탄은 리튬 매장량만 10만톤에 달할 만큼 광물자원이 풍부한 나라다. 한국 기업들은 이를 바탕으로 전기차 배터리 등 미래 산업에 필요한 희소금속 확보에 청신호를 켰다. 이 외에도 에너지, 인프라,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실제로 이번 방문에서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 SK에코플랜트 등이 카자흐 정부·기업과 리튬 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은 카자흐 국가기술예측센터와 희소금속 상용화 기술협력에 나서기로 했다. 민간 차원의 협력이 속도를 내면서 가시적 성과도 기대된다.

하지만 협력 약속 이행엔 난관 예상

그러나 이 같은 약속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무엇보다 내륙국인 카자흐와 한국 간 물류 문제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카자흐스탄은 내륙국가 항만이 없다. 그렇다면 육로로 광물자원을 수송해야 하는데 이 경우 반드시 중국이나 러시아를 경유해야만 한다. 비행기로 운송할 수 있으나 항공화물은 운송비용이 비싸다.

결국 한국이 중앙아시아와 교역을 확대하려면 북방 외교가 살아야 한다. 문제는 한국이 중국, 러시아와 원만한 외교관계를 맺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미중 갈등 속 한미동맹에 편중 둔 외교 기조를 보이고 있어 중국과는 갈등의 골이 깊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대러 제재에 동참하면서 러시아와도 관계가 경색됐다. 한국이 2030년 (부산)엑스포 유치 경쟁에서 큰 표차이로 탈락한 것은 한국이 중국과 러시아. 브라질, 인도 등이 주축인 글로벌사우스에서 완전히 고립돼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

대륙철도TKR TSR TCR

북방의 중국·러시아와 관계 개선이 시급

이런 상황에서 카자흐스탄의 광물을 한국에 공급하기 위한 공급망을 구축할 때 중국과 러시아의 협조를 구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양국 모두 자국 물류를 우선시할 가능성이 높아 한국발 물동량은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원활하고 안정적인 운송로 확보가 어려워질 경우 투자 기업들의 부담도 가중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선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경제협력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해 신뢰를 쌓고 인프라 투자 등을 통해 물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공급망 대안 모색과 함께 주변국 이해관계 고려해야

초기에는 해운과 항공을 병행 활용하는 한편, 장기적으론 철도와 항만 인프라 구축을 통해 공급망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 특히, 중국의 일대일로, 러시아가 제안한 유라시아경제연합 등 역내 경제협력 구상과 연계하는 전략도 검토대상이다.

무엇보다 한반도 평화에 기여할 ‘외교의 지혜’가 절실하다. 자원 확보를 위한 경제 실리도 중요하지만, 역내 평화 정착을 위한 균형 잡힌 외교가 뒷받침돼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국과 이해관계를 폭넓게 고려하는 전략 전환이 요구된다.

윤 대통령의 이번 카자흐 방문은 새로운 자원 협력의 기회를 열어젖혔다는 점에서 의의가 없다고 할 순 없다. 하지만 약속을 이행하기 위한 후속 노력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그 의미는 퇴색할 수밖에 없다.(인천투데이)

Share With:
Rate This Article

almatykim67@gmail.com

No Comments

Sorry, the comment form is closed at this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