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은 고려인의 나라 ?
김상욱
고려문화원장/ 한인일보 주필
카자흐스탄은 소련 해체로 1991년도에 탄생한 신생 독립국이다. 카자흐이라는 이름은 “자유로운 사람” 이라는 뜻을 가진 튀르크어로써 카자흐스탄은 자유를 사랑하는 유목민의 후예들의 나라이다.
카자흐스탄은 130여개 이상의 다양한 민족들이 사는 다민족 국가이고 그들의 다양성을 자랑스러워 한다. 또한 세기를 거치고 세대를 거쳐, 민족간 화합과 관용을 추구해 왔다.
카자흐스탄의 민족 구성을 보면, 66% 정도는 카자흐인, 21%가 러시아인이고 나머지 13%의 사람들이 우크라이나, 우즈벡, 독일, 타타르, 고려인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장 두드러지는 종교는 이슬람교와 기독교이다.
카자흐스탄의 주 언어는 카자흐어 이지만, 3개 국어를 사용하는 젊은 세대의 수가 늘고 있다. 카자흐어는 조상들의 언어로 여겨지며 러시아어가 주로 쓰여집니다. 또한, 영어를 배우는 사람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으며 외국인 방문객들과 의사소통을 할 때에 가장 많이 쓰여진다.
카자흐스탄은 러시아, 중국,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과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총면적 2천 7백만 km²로 세계에서 9번째로 큰 면적을 가진 국가이다. 이는 바다에 접하지 않은 현존 내륙국들 중에서는 가장 넓은 영토를 보유한 나라로써 기네스북에 등재되어 있다. 그러나 세계에서 가장 큰 내륙호인 카스피해와 아랄해를 끼고 있기도 하다.
‘세계에서 가장 큰 내륙국’이라는 타이틀 외에도 카자흐스탄은 ‘세계에서 가장 넓은 면적의 스텝 지역을 보유한 나라’이다. 스텝의 면적만 따져봐도 한반도 전체 면적의 4배일 정도인데, 서부의 우랄 강으로부터 동쪽으로는 알타이 산기슭까지 끊임 없이 드넓게 펼쳐져 있다.
한편, 흥미로운 사실로써 카자흐스탄은 120여 소수민족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다민족 국가인데, 세계에서 가장 많은 민족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 보유국 타이들을 가지고 있고,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야간 스키장인 ‘침불락’ 이 세계 각지의 스키 애호가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천산산맥의 한 줄기인 ‘자일리스키 알라타우 지산맥에 자리잡고 있는 해발 3200미터의 침불락 스키장은 특히 알마티 시에서 불과 25km가량 떨어져 있을 정도로 가까워 스키나 스노우보드를 타기 위해 찾아오는 이들로 붐비는 겨울철 뿐만 아니라 일년 사시사철 이곳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구경하려는 일반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카자흐스탄의 대표적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카자흐스탄의 최대도시이자 교육문화 그리고 경제수도 로써의 위상을 가지고 있는 알마티에는 다양한 민족과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서로 어울려 살아가고 있다
알마티에는 4만여의 고려인이 사는 카자흐스탄내에 최대 고려인 거주지이기도 하다. 알마티의 랜드마크인 공화국 궁전, 카자흐스탄 호텔, 소년궁전은 물론이고 천산산맥의 산사태로부터 도시를 지키는 메데우 댐도 고려인 건축가가 설계하고 건설했다.
또한 이 도시에는 빅토르 최 동상, 데니스 텐의 동상 뿐만 아니라 고려인의 이름을 딴 거리가 3곳이 있다. 그래서, 알마티는 까레이스키 디아스포라의 중심지라고 불려진다.
카자흐스탄 끄즐오르다에는 홍범도 기념공원과 홍범도 거리가 조성되어 있고. 8 개의 도시와 15 개의 마을, 23 개의 정착지에서 고려인의 이름을 딴 거리가 32 개 있으며, 국립박물관과 지역 박물관에는 고려인들의 뛰어난 업적을 기리는 전시물이 게시되어 있다.
카스피해의 연안의 아티라우 지역의 유전과 잠빌 지역의 경기장의 명칭도 저명한 고려인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다. 연해주에서 카자흐스탄으로 이전된 117 개의 까레이스키 꼴호즈 중 70 개의 꼴호즈는 연해주 시절 만들어졌던 꼴호즈에 기초하여 이주 후에도 유지되었고, 끄즐오르다 지역에 있는 ‘제3인터내셔널’ 꼴호즈는 지금까지 그 이름도 변하지 않은 채 유지되고 있다.
매년 포브스 지가 발표하는 카자흐스탄의 자산 순위 50위 명단에 해마다 7명 정도의 고려인들이 포함되어 왔다. 올해는 김 베체슬라브 카스피 은행 회장이 1위, 4위에 김 블라지미르 카작므스 회장, 13위에 오 에두아르드, 31위에 강 세르게이, 38위에 채 야콥, 43위에 김 에두아르드 테크노돔 회장 각각 이름을 올렸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것은 카자흐스탄 최고 부호가 바로 고려인이라는 사실이다. 김 베체슬라브 회장은 30여년 전 카스피 은행을 설립한 창업주이자 오너인데 그는 소매금융을 위주로 하던 기존의 업무에서 전자상거래와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 기업을 진화,발전시켰다.
카스피은행은 모바일 앱을 통해 세금 납부는 물론 각종 공과금과 범칙금 납부, 상품구매, 여행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누구나 편리하고 손쉽게 사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대부분의 카자흐스탄 국민들이 사용하고 있는데, ‘코로나와의 전쟁’ 기간 어려워진 경제에 도움을 주려는 은행 측의 결단으로 고객 74만 5천명에 대해 대출 이자를 면제하기로 해 화제가 된 바 있다.
김베체슬라브 회장의 인생사 또는 카스피 은행의 성장사는 카자흐스탄 고려인의 역사를 단적으로 축약시켜 놓았다고 할 수 있다.
‘카자흐스탄의 고려인의 나라’ 라고도 불러도 과언이 아닌 이유들 중의 몇 가지만을 소개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