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출신의 세계적인 복서이자 고려인 혈통을 가진 겐나지 골로프킨(44)이 국제복싱명예의전당(IBHOF·International Boxing Hall of Fame)에 공식 헌액됐다.
국제복싱명예의전당은 지난 6월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캐너스토타에서 2026년도 헌액식을 개최하고 겐나지 골로프킨을 새로운 헌액자로 선정했다.
이로써 골로프킨은 카자흐스탄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국제복싱명예의전당에 이름을 올리는 영예를 안았다.
골로프킨은 카라간다 출신으로, 고려인 가정에서 태어나 세계 복싱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선수다. 2003년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은메달 획득 등 아마추어 시절부터 뛰어난 기량을 선보였다. 특히 아마추어 통산 350경기에서 345승을 거두며 카자흐스탄 국가대표팀의 간판 선수이자 주장으로 활약했다.
2006년 프로로 전향한 뒤에도 압도적인 성적을 이어갔다. 프로 통산 45경기에서 42승(37KO)을 기록했으며, 23경기 연속 KO승이라는 미들급 최장 기록을 세웠다. 한때 9년 동안 누구도 그의 연승 행진을 막지 못했다.
골로프킨은 선수 생활 동안 WBA, WBC, IBF, IBO 세계 챔피언 타이틀을 모두 석권했으며,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더 링(The Ring)』 챔피언 벨트도 차지했다. 또한 세계 복싱 파운드 포 파운드(P4P) 랭킹 1위에 오르며 당대 최고의 복서로 평가받았다.
특히 그는 21차례의 세계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고, 최고 90%를 넘는 KO 승률을 기록해 기네스 세계기록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는 세계 챔피언급 선수 가운데서도 최상위권에 해당하는 수치다.
골로프킨은 2022년 사울 알바레스와의 세 번째 경기를 마지막으로 링에 오르지 않고 있다. 현재는 카자흐스탄 국가올림픽위원회 회장과 세계복싱연맹 회장을 맡아 스포츠 행정가로 활동하고 있지만, 아직 공식적인 은퇴 선언은 하지 않은 상태다.
국제복싱명예의전당은 현재까지 300명이 넘는 복싱 영웅들을 헌액해 왔다. 골로프킨은 첫 후보 지명만에 헌액에 성공했는데, 이는 프로복싱계에서도 매우 드문 일로 평가된다.
이제 그의 이름은 무하마드 알리, 마이크 타이슨,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 등 세계 복싱의 전설들과 나란히 기록되게 됐다.
한편, 구소련 출신 선수 가운데 국제복싱명예의전당에 처음 헌액된 인물은 러시아계 호주 국적의 전 세계 라이트웰터급 챔피언 콘스탄틴 치주다. 그는 2011년 6월 구소련 출신 선수로는 최초로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한국 복서는 장정구와 유명우 2명이다. WBC 라이트플라이급 챔피언을 지내며 15차 방어에 성공한 전설적인 복서였던 장정구 선수는 2009년 한국인 최초로 국제복싱명예의 전당에 입성했고, WBA 주니어플라이급 챔피언으로서 무려 17차 방어에 성공한 위대한 챔피언이었던 유명우 선수는 2013년에 두 번째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었다.
골로프킨의 이번 헌액은 단순히 한 명의 스포츠 스타가 얻은 영예를 넘어, 카자흐스탄 복싱의 위상을 세계 무대에 다시 한번 각인시킨 역사적인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고려인 사회에서도 중앙아시아 출신 고려인 스포츠 영웅의 탄생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