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일보) = 카자흐스탄이 약 50억 달러를 투자해 인공지능(AI) 산업의 핵심 기반시설인 초대형 데이터센터 단지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풍부한 전력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기요금을 앞세워 글로벌 기술기업을 유치하고, 자원 수출 중심의 경제구조를 첨단 디지털 산업 중심으로 전환하려는 전략이다.
더구루가 10월 25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자슬란 마디예프 카자흐스탄 부총리 겸 인공지능·디지털개발부 장관과 바그다트 무신 카자흐텔레콤 경영이사회 의장은 최근 파블로다르주 에키바스투즈에서 추진 중인 ‘데이터센터 밸리’ 건설 현장을 점검했다.
이번 점검에서는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전력 공급 체계와 기반시설 구축 상황, 부지의 기술적 준비 상태, 공사 일정 등을 중점적으로 확인했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이번 사업을 단순한 데이터센터 건설을 넘어 국가 차원의 AI 연산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프로젝트로 추진하고 있다.
1GW급 인프라 구축…1단계 용량 사전 예약 완료
데이터센터 밸리는 전체 전력 용량을 단계적으로 1기가와트(GW)까지 확대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1GW는 1,000메가와트(MW)에 해당하는 규모로, AI 모델의 학습과 운영에 필요한 막대한 연산 수요를 뒷받침하는 것이 목표다.
보도에 따르면 1단계 사업 용량인 215MW는 글로벌 기업들의 사전 예약이 모두 완료됐다. 이 가운데 50MW 규모의 첫 번째 데이터센터는 2027년 2분기 가동을 목표로 건설되고 있다.
미국의 엔비디아와 글로벌 AI 기업 파이어버드 등이 파트너로 참여해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의 연산 인프라 구축을 추진할 계획이다. GPU는 대규모 데이터를 병렬로 처리할 수 있어 생성형 AI와 대규모 언어모델의 학습 및 운영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저렴한 전력으로 글로벌 기술기업 유치
카자흐스탄이 데이터센터 산업의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요소는 전력 비용이다. 정부는 킬로와트시(kWh)당 최저 2.5센트 수준의 전기요금을 제시하며 글로벌 기술기업 유치에 나서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서버와 고성능 반도체를 장시간 가동해야 하므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비용 경쟁력이 사업의 핵심 조건으로 꼽힌다. 특히 AI 모델의 규모가 커질수록 연산에 필요한 전력 수요도 증가하는 만큼, 전력 인프라를 갖춘 국가에는 새로운 산업 유치 기회가 될 수 있다.
에키바스투즈는 카자흐스탄의 주요 에너지 생산 거점 가운데 하나다. 정부는 이러한 지역적 여건을 활용해 데이터센터와 AI 연산시설을 집적하고, 글로벌 기업의 투자와 기술 협력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대규모 데이터센터의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저렴한 전력뿐 아니라 안정적인 전력망, 냉각시설, 통신망, 전문인력 확보와 환경적 영향에 대한 관리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자원 수출국에서 AI 인프라 국가로
이번 프로젝트는 석유와 가스, 석탄 등 전통적인 자원산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디지털 경제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려는 카자흐스탄의 산업전환 전략과 맞닿아 있다.
데이터센터 밸리가 계획대로 구축되면 글로벌 기업의 투자 유치와 함께 AI 연산 서비스, 클라우드 컴퓨팅, 디지털 서비스 산업의 성장 기반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전문 기술인력에 대한 수요 증가와 관련 산업의 발전도 기대되는 효과다.
그러나 데이터센터 건설 자체가 곧바로 고부가가치 산업의 정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경제적 효과를 높이려면 현지 전문인력 양성, 기술 이전, 관련 기업 육성, 연구개발 투자 등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
한국 기업에도 이번 사업은 주목할 만한 기회다. 데이터센터 구축에는 반도체와 서버, 전력설비, 냉각시스템, 통신장비, 보안 솔루션 등 다양한 산업 분야가 연관돼 있다. 향후 사업의 구체적인 발주와 협력 조건에 따라 한국 기업의 참여 가능성도 검토할 수 있다.
카자흐스탄이 풍부한 에너지 자원을 디지털 산업의 경쟁력으로 전환할 수 있을지, 그리고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실제 기술산업과 일자리 창출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이번 프로젝트의 성패를 가를 핵심 과제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