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일보) =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카자흐스탄 자동차 시장에서 올해 1~9월 누적 판매량 기준 나란히 상위 3위권에 진입했다. 현대차가 1위, 기아가 3위를 기록하면서 현지 생산기지를 기반으로 한 한국 자동차 브랜드의 시장 입지가 이어지고 있다.
22일 카자흐스탄자동차협회(KAO)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1~9월 카자흐스탄에서 2만7,495대를 판매해 브랜드별 누적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쉐보레가 2만6,272대로 2위에 올랐으며, 기아는 1만8,964대를 판매해 3위를 기록했다.
이어 중국 창안자동차가 1만5,645대로 4위, 체리자동차가 1만1,994대로 5위를 차지했다. 하발(9,656대), 제투어(8,668대), 토요타(7,287대), JAC(6,771대), 지리(5,245대)가 뒤를 이었다.
차종별 판매에서도 현대차와 기아의 경쟁력이 두드러졌다. 9월 판매량 기준으로 쉐보레의 소형 세단 코발트가 2,906대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기아의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스포티지가 1,187대로 2위에 올랐다. 현대차 투싼은 985대로 3위, 무파사는 899대로 4위를 기록했다. 기아의 소형 세단 솔루토도 577대가 판매돼 5위에 이름을 올렸다. 9월 차종별 판매 상위 5개 모델 가운데 4개가 현대차·기아 차량으로 집계됐다.
알마티·코스타나이 생산기지 구축…현지화 확대
현대차와 기아는 카자흐스탄을 중앙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한 주요 생산·판매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현대차는 현지 파트너사 아스타나모터스가 운영하는 알마티의 현대 트랜스 카자흐스탄 공장에서 차량을 생산하고 있다. 이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5만대 규모로, 투싼과 무파사를 비롯해 쏘나타,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 싼타페, 팰리세이드 등 다양한 차종을 생산하고 있다.
기아는 지난해 10월 북부 코스타나이에 연간 7만대 생산능력을 갖춘 현지 공장을 가동했다. 총 3억1,000만 달러가 투입된 이 시설은 차체 용접부터 도장, 조립, 검사까지 가능한 완성차 생산시설이다. 중형 SUV 쏘렌토를 시작으로 스포티지 등으로 생산 차종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지 생산시설은 카자흐스탄 내수시장 대응뿐 아니라 주변국으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기반이라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생산과 공급 체계를 현지에 구축하면 물류 부담을 줄이고 시장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으며, 자동차 부품산업과 연계한 산업 협력도 추진할 수 있다.
카자흐스탄을 CIS 지역 전략 거점으로
현대차그룹은 카자흐스탄을 중앙아시아를 넘어 독립국가연합(CIS) 지역 사업의 전략적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성 김 현대차그룹 사장은 지난달 15일 서울에서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만나 현지 투자 확대와 산업·기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카자흐스탄이 단순한 자동차 판매시장을 넘어 CIS 지역 사업을 위한 중요한 거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양측은 현대차와 아스타나모터스 간 신형 투싼의 현지 생산에 관한 협약도 교환했다. 카자흐스탄 정부 역시 현지 완성차 공장을 중심으로 자동차 부품 생산과 현지화율을 높이고, 수출 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와 기아의 누적 판매 실적은 한국 자동차 브랜드가 카자흐스탄 시장에서 확보한 입지를 보여준다. 다만 중국 브랜드를 비롯한 경쟁업체들의 시장 참여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향후 경쟁력은 현지 소비자의 수요에 맞는 제품 구성과 가격, 서비스망, 생산 효율성 등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현지 생산기지를 중심으로 부품산업과 기술 협력을 확대하고 주변국 수출까지 연결할 수 있을지가 현대차그룹의 중앙아시아·CIS 시장 전략에서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