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대통령, 쿠릴타이 개최 “부통령직 신설, 대통령 승계 원칙” 발표
– 토카예프 대통령이 제시한 카자흐스탄 헌법 개혁과 현대화의 핵심 내용 분석
– 카자흐스탄 디지털 전환 및 AI 전략과 2026년 중앙아시아 경제 지형 변화
–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의장국 카자흐스탄이 제시한 ‘장벽 없는 통합’ 방안
카자흐스탄이 대통령직 승계의 명확화와 부통령직 신설을 골자로 한 근본적인 국가 체제 현대화에 나섰다.
주한 카자흐스탄 대사관은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지난 2026년 1월 20일, 크즐오르다에서 개최된 ‘제5차 국립 쿠릴타이(국민대회)’에 참석해 ‘토카예프 국립 쿠룰타이 연설’을 통해 ①정치 발전의 새로운 단계와 ②외교, 경제, 디지털 전환의 청사진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이번 연설은 2022년 시작된 개혁의 연장선상에서 국가 안정성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로드맵을 담고 있다.
쿠릴타이란 무엇인가?
본격적인 개혁안에 앞서 ‘쿠릴타이’의 의미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역사적으로 쿠릴타이는 튀르크 및 몽골 유목 민족의 의사결정 기구로, 국가의 중대사를 결정하거나 지도자를 선출하던 민주적 전통의 뿌리다.
현대 카자흐스탄에서 이는 대통령 직속의 국가 자문 기구로 기능해 왔으나, 이번 연설을 통해 토카예프 대통령은 이를 단원제 의회의 명칭으로 공식 제안하며 입법부의 핵심 브랜드로 격상시켰다.
가장 주목받는 대목은 카자흐스탄 헌법 개혁 패키지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국가 체제의 현대화와 통치 구조의 명확화와 장기적인 정치적 안정성 강화를 목표로 하는 카자흐스탄 헌법 개혁 패키지를 제안했다. 핵심에는 카자흐스탄 부통령직 신설과 새로운 헌법 모델로의 전환이 포함되었다.
정치적 안정성 확보: 부통령직 신설과 승계 절차 공식화
카자흐스탄 부통령직 신설을 통해 부통령은 국제 무대에서 국가를 대표하고 의회와 협력하며, 대통령이 부여한 임무를 담당하게 된다.
또한, 대통령 임기가 조기 종료될 경우 2개월 이내에 선거를 실시하여 국가 원수가 오직 선거를 통해서만 정당성을 부여받도록 하는 명확한 승계 규정을 강조했다. 이는 권력 공백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정치적 예측 가능성을 높이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의회 권력 강화와 행정 효율화: 단원제 ‘쿠룰타이’로의 전환
입법부의 체질 개선도 가속화된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기존 양원제 구조에서 효율성을 극대화한 단원제 의회인 ‘쿠릴타이’로의 전환을 제안했다. 단원제로 전환되는 새 의회 ‘쿠룰타이’는 총 145명의 의원이 전원 비례대표제로 선출되며, 입법 절차를 3단계(개념 승인-수정 승인-최종 채택)로 개편하여 행정 효율성을 제고한다.
더불어 민족·종교 간 화합을 담당하는 ‘할륵 케네시(국민평의회)’를 설립하여 카자흐스탄 인민총회의 기능을 승계하고 입법 발의권까지 부여할 예정이다.
또한, 새로운 헌법 모델은 견제와 균형을 강화한다. 헌법재판소, 최고감사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 임명은 전적으로 의회의 동의를 얻어야 하며, 대법관 전원 역시 대통령 추천 후 의회가 선출하도록 제안되었다.
경제 및 외교: 2026년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의장국 수임
카자흐스탄의 경제 및 외교, 물류 허브 도약과 에너지·수자원 안보, 디지털 전환 및 AI 전략 등에 대한 연설과 논의가 진행된 제4차 국립 쿠룰타이 회의 모습 ©주한 카자흐스탄 대사관
카자흐스탄의 경제 및 외교, 물류 허브 도약과 에너지·수자원 안보, 디지털 전환 및 AI 전략 등에 대한 연설과 논의가 진행된 제5차 국립 쿠룰타이 회의 모습 ©주한 카자흐스탄 대사관
경제 분야에서는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의장국으로서 카자흐스탄의 역할이 강조되었다.
※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러시아,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아르메니아, 키르기스스탄 등 5개국이 참여하는 경제 통합 기구로 상품, 서비스, 자본, 노동력의 자유로운 이동을 목표로 한다
카자흐스탄 토카예프 대통령은 올해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의장국으로서 무역 장벽 제거와 부당한 보호무역주의 대응을 우선순위로 설정했다. 특히 통합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인공지능 활용을 확대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며, 경제 통합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예고했다.
물류 허브 도약과 에너지·수자원 안보
토카예프 대통령은 카자흐스탄을 동서 및 남북을 연결하는 핵심 국제 교통·물류 허브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를 위해 ‘중간 회랑(Middle Corridor)’ 개발을 가속화하고 화물 항공 운송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한 물을 전략적 자원으로 규정하고, 4월 아스타나에서 아랄해 주제 국제 생태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등 환경 외교에도 힘을 싣는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지질 탐사 가속화와 신규 가스전 개발을 위해 국가와 민간의 혼합 투자를 독려했다.
미래 준비: 카자흐스탄 디지털 전환 및 AI 전략
기술 강국으로의 도약을 위한 카자흐스탄 디지털 전환 및 AI 도입 역시 연설의 핵심 축을 이뤘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전력 공급과 사이버 보안이 완비된 대규모 데이터 센터 구역을 조기에 지정하고, 공공 행정 전반에 AI를 신속히 도입할 것을 지시했다.
또한, 국가의 역사적 유산을 보존하기 위한 ‘국가 디지털 기억·지식 저장소’ 구축을 통해 문화와 기술의 결합과 미래 지식 사회의 기반을 도모할 예정이다.
인권, 법치 그리고 문화적 자부심
법치 국가 건설에 대한 의지도 확고했다. 2022년 헌법 개혁 성과인 헌법재판소 설립과 인권위원의 헌법적 지위 부여를 언급하며, 시민과 기업가의 권익 보호를 재차 강조했다. 문화적으로는 유네스코를 통해 카자흐스탄의 유산을 홍보하고, 7권 분량의 학술 역사서 발간 등 황금호르드 및 튀르크 문명에 대한 연구를 심화할 예정이다.
이번 연설의 의미를 정리하면 ①제도적 안정성을 통한 투자 신뢰도 제고: 카자흐스탄 헌법 개혁을 통한 승계 규정 명문화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가장 큰 리스크인 ‘정치적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강력한 신호가 될 것이다. ②중앙아시아의 디지털 허브 선점: 카자흐스탄 디지털 전환 및 AI 정책은 국가 행정의 투명성을 높이는 동시에, 젊은 IT 인재 유출을 막고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③주도적 실용주의 외교: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의장국으로서 장벽 철폐를 주장하는 것은 러시아와 중국, 서방 사이에서 경제적 실리를 극대화하려는 고도의 전략적 선택이다.
이번 토카예프 대통령의 국립 쿠릴타이 연설은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이 단순한 자원 강국을 넘어 ‘정치적 성숙도’와 ‘디지털 리더십’을 갖춘 국가로 성숙·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