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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1R  <오늘 세계는>-우크라이나 전쟁 불똥 맞은 카자흐스탄, ‘선 넘지 않는’ 실용 외교 가동

☎ 김상욱 통신원 (카자흐스탄 알마티)

+7 701 755 9759

+7-727-309-9483 (O /음질 나빠)

MC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정유시설과

   석유 수출항을 잇따라 공격하면서

   카자흐스탄까지 피해가 번지고 있다고 합니다.

   알마티, 김상욱 통신원 연결해서

   현지 상황 살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질문>

1/ 러시아의 연료 부족 상황이 카자흐스탄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한국에서는 러시아 내부 문제 정도로 알려졌지만, 이곳에서는 이미 경제와 에너지 문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최근 러시아 정유시설과 흑해 석유 수출기지, 송유시설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면서 러시아 일부 지역에서는 휘발유 부족 현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러시아 정부도 일부 지역의 공급난을 인정했고 휘발유 수출 제한 조치도 연장했습니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부총리는 “일부 지역, 특히 시베리아 지역에서는 공급난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문제는 카자흐스탄입니다. 카자흐스탄 원유의 80% 이상은 러시아 영토를 거쳐 흑해의 CPC 송유관을 통해 수출됩니다. 그런데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이 수출 터미널 운영에 차질이 생기면서 카자흐스탄도 원유를 제대로 수출하지 못해 생산량까지 줄여야 했습니다.

실제로 하루 생산량이 절반 가까이 감소한 날도 있었습니다. 전쟁이 러시아에서 벌어지고 있지만 경제적 피해는 카자흐스탄도 함께 떠안고 있는 셈입니다. 현지 언론에서도 “우크라이나 전쟁이 이제는 카자흐스탄 경제의 가장 큰 대외 변수”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할 정도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2/ 러시아가 카자흐스탄에 휘발유 공급을 요청했다는 보도도 있었던데요.

맞습니다. 이번 사태에서 가장 상징적인 장면이 바로 그것입니다. 예전에는 러시아가 카자흐스탄에 연료를 공급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러시아가 일부 지역의 공급난을 해결하기 위해 카자흐스탄에 휘발유 지원을 요청했고 실제로 일부 물량이 공급됐습니다. 물론 카자흐스탄도 항공유는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 부족한 품목을 보완하는 형태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러시아가 주변국의 도움을 요청할 정도로 에너지 공급망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카자흐스탄에서는 “전쟁이 길어질수록 러시아 경제의 피로감도 점점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적지 않습니다.

3/ 이런 상황 속에서 토카예프 대통령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앞에서 공개적으로 “전쟁을 멈춰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친러 국가인 카자흐스탄에서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던데요?

네. 현지에서도 상당히 의미 있는 장면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러시아 옴스크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푸틴 대통령 바로 옆에서 “전쟁을 동결하고 협상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말했습니다. 또 2022년과 2025년 이스탄불 협상안을 다시 협상의 출발점으로 삼자는 제안도 했습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기존 입장을 유지하며 사실상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사실 토카예프 대통령은 그동안 우크라이나 영토 문제에서는 국제법을 존중해야 한다는 원칙을 여러 차례 밝혀왔습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 앞에서 직접 휴전을 거론한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큽니다.

현지 언론들도 “카자흐스탄이 이제는 러시아의 입장만을 의식하기보다 자국의 국익을 전면에 내세우기 시작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4/ 일부에서는 중국과 카자흐스탄이 함께 러시아를 압박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는데, 실제 현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현지에서는 그렇게 단순하게 보지는 않습니다. 카자흐스탄은 독립 이후 30년 넘게 ‘다변화 외교’를 국가 전략으로 유지해 왔습니다. 러시아와도 협력하고 중국과도 협력하며 미국과 유럽하고도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기본 원칙입니다.

실제로 중국은 지금 카자흐스탄 최대 교역국이고, 러시아는 여전히 가장 중요한 안보 파트너입니다. 그래서 어느 한쪽 편에 서는 순간 카자흐스탄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습니다.

현지 전문가들도 이번 발언을 중국과 공조한 대러 압박이라기보다, 전쟁 장기화로 경제적 피해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자국 국익 차원에서 나온 현실적인 메시지로 보고 있습니다. 러시아와의 관계는 유지하되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실용외교’를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현지에서는 보고 있습니다.

특히 카자흐스탄은 최근 중국과 유럽을 연결하는 물류 중심국으로 성장하고 있는데, 전쟁이 길어질수록 이런 전략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5/ 카자흐스탄 국민들은 이번 전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습니까?

초기에는 러시아와 역사적·문화적 관계 때문에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조금 달라졌습니다. 무엇보다 물가 상승과 환율 변동, 물류 차질을 직접 체감하면서 “전쟁이 빨리 끝나야 한다”는 여론이 많아졌습니다. 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에 친척이나 지인을 둔 국민들도 적지 않기 때문에, 승패보다는 평화를 바라는 목소리가 훨씬 강한 편입니다.

결국 이번 사태는 카자흐스탄이 친러 국가에서 벗어났다는 의미라기보다, 러시아와의 관계는 유지하되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실용 외교’를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현지에서는 보고 있습니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앞으로도 이런 균형 외교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전쟁 이후 지역 질서를 가늠하는 중요한 변수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MC   앞으로 카자흐스탄이 어떻게 균형 외교를 이어갈지

   계속 지켜봐야겠습니다.

   소식 전해주셔서 고맙습니다. (통신원 인사)

   지금까지 카자흐스탄 알마티, 김상욱 통신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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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matykim6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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