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교복 안 입어도 되지만 ‘클래식한 복장’만 허용?
카자흐스탄 언론 Zakon의 보도에 따르면 9월 신학기부터 적용된 새로운 ‘교복’ 지침 때문에 교육현장에서 적잖은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8월 카자흐스탄 교육부장관은 코로나19 상황을 언급하며 “교복 매장에 학부모와 학생이 방문해야 하는 위험을 방지하고 저소득층을 고려해 2021학년-2022학년엔 반드시 교복을 입고 등교하지 않아도 된다” 고 발표하며 등교 시엔 교복 대신 ‘클래식 스타일’의 복장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학부모들은 자녀가 교복 대신 자유롭고 편안한 복장으로 등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혼란에 빠졌다. 캐주얼한 복장은 안되고 ‘클래식 스타일’만 가능하다는 교육부의 답변 때문이었다.
이에 학부모들 사이에 ‘도대체 클래식 스타일이 어떤 것인가?’ 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자 교육부는 ‘클래식 복장은 하얀 와이셔츠와 검은바지를 말하며 청바지는 입을 수 없다’ 는 답변을 내놓았다. 사실상 교복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이다.
‘클래식 스타일’을 고집하는 교육부에 반대하는 학부모들은 카자흐스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왜 청바지와 운동화는 안되느냐? 캐주얼 복장이 학교에서 지식을 쌓는데 방해가 되느냐?’며 항의했다.
한편 개별 학교들 역시 학생이 어떤 복장을 입고 등교할 수 있는지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각 학교는 학부모와 상의해서 학교 복장을 정할 수 있다»라고 밝혔지만 한 학부모는 «교복이든 클래식 스타일이든 학부모의 소득이 그대로 드러날 수 밖에 없다. 교복도 비싼 것이 있고, 싼 것이 있는 것처럼 ‘클래식 스타일’이 세계 유명 브랜드도 있고 재래 시장에서 구입한 싸구려 옷도 있다’며 우려했다.
교복을 찬성하는 학부모도 적지 않다. 아이들이 교복을 입으면 행동도 달라지고 보다 학생다워진다는 이유에서다. .
카자흐스탄 언론 Lada는 교복 관련 업체들도 새로운 교복 지침때문에 충격에 빠졌다고 전했다. 교복 업체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교육으로 작년 매출이 크게 줄어 큰 타격을 입은 데 이어 ‘교복이 필수가 아니다’라는 교육부의 이번 공식 지침으로 폐업이 현실이 되었기 때문이다.
Lada와의 인터뷰에서 한 교복 업체 대표는 “중앙 정부가 2021년-2022학년엔 대면수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해서 미리 많은 원단을 구입해서 교복을 대량생산했다”며 허탈해 했다.
과연 카자흐스탄의 교복 정책은 그대로 유지될 수 있을까? 학부모와 학생 그리고 교복 업체들과의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된 교복 정책에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