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코로나19로 제약시장 규모 ‘급성장’ 중
코로나19 여파로 카자흐스탄 제약시장의 규모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 의약품 생산 규모가 전년 대비 크게 늘었고, 코로나19를 비롯한 바이러스 예방 및 치료에 도움이 되는 의약품의 수요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트라(KOTRA) 카자흐스탄 알마티무역관이 최근 발표한 ‘카자흐스탄 제약 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4월 기준, 카자흐스탄 제약 시장 규모는 1965억 텡게(약 4억 6520만달러)이며 이중 현지 의약품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한 621억 텡게(약 1450만 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현지 의약품 생산이 증가한 이유 중 하나에는 ‘코로나19’가 있었다. 일반적으로 신약이 출시되려면 많은 기간이 소요되지만, 카자흐스탄 정부가 팬데믹 상황을 감안해 신약 출시 기간을 대폭 단축시켰고 이로 인해 코로나19 예방 및 치료를 위한 신약 개발이 늘어난 것이다.
또한 지난해부터 카자흐스탄 정부는 현지에서 생산하는 의약품의 정부 조달 비중을 늘렸는데, 실제로 2019년에는 현지 생산 의약품의 정부 조달 비중이 전체 의약품의 26%였지만, 2020년에는 전체 생산 의약품의 3분의 2가량을 정부에서 구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지난 5년간 카자흐스탄 의약품 생산은 연평균 15%씩 증가했고, 여기에 해열제와 진통제, 항바아러스제와 같은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의약품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현지 생산량도 급격히 증가하게 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바이러스 예방 및 치료에 도움이 되는 의약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는데, 2021년 상반기 기준, 항바이러스제(180%↑), 항응고제(95%↑), 항균제(41%↑), 진통제(37%↑), 비타민(35%↑) 순으로 높은 매출 실적을 보였다.
이러한 수요 급증에 따라 평균가격도 약 4.8% 상승했는데, 종류에 따른 평균가격 상승률은 항바이러스제(44%↑), 항응고제(41%↑), 항염증제 및 항감염제(15%↑), 항균제(6.4%↑) 순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러한 의약품 가격은 정부 규제를 통해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카자흐스탄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현재 의약품의 소비자 가격은 30~40% 과다 책정되어 있으며, 가격 상승의 원인이 마케팅 비용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카자흐스탄 보건부 및 공정거래위원회는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의약품 소비자 가격 조정 계획을 밝혔다.
현재 카자흐스탄에서의 소비자가격 책정 절차는 제약회사 및 유통업체가 국립의료전문센터에 적정가격을 제시하고, 추가적으로 마케팅이나 물류 비용 등의 정보를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추가비용에 대한 설명이 누락되고, 인위적으로 상한가보다 높게 가격을 책정하는 등 정부의 가격조정 자체가 작동하지 않고 의약품 시장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판단해 이 같은 가격 조정 절차를 개정할 방침이다.
산업인프라개발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내 의료기기 등 의료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은 총 96개사이며, 이 중 제약회사는 33개사이다. 카자흐스탄 의약품 생산은 전체의 95.3%가 주요 4개 지역(카라간다주: 33.9%, 쉼켄트시: 24.2%, 알마티주: 20.5%, 알마티시: 16.7%)에 집중돼 있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지역별 생산 규모를 비교해보면, 스푸투니크-V 백신이 생산되는 카라간다 지역에서만 405억 텡게로 전년 대비 313%가 증가했고, 쉼켄트 지역은 225억 텡케, 알마티주는 180억 텡케, 알마티시는 134억 텡케 순으로 나타났다.
현지 제약 회사들은 코로나19로 바뀐 시장 수요에 맞춰, 항생제 함유 의약품과 알칼로이드 함유 의약품을 각각 250%(총 843톤), 19%(총 13,000톤) 증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5월까지의 의약품 수입량은 9.7천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2% 감소했지만 수입액은 4억 3190만 달러로 오히려 같은 기간에 2.2% 증가했다.
전체 수입량의 42.1%(4.1천톤, 4050만 달러)를 러시아, 벨라루스 및 우크라이나 등 CIS 국가로부터 수입하고 있고, 나머지 57.9%(5.6천톤, 3억 9140만 달러)는 중국, 독일, 인도, 폴란드 순으로 수입해오고 있다.
의약품 수입 시 인증 등록절차는 평균 12개월이 소요되며 등록 유효기간은 5년, 등록비용은 의약품에 따라 상이하나 평균 1만 2000달러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사는 카자흐스탄 보건부와 약사위원회, 국립의료전문센터로 구성된 조직에 의해 1~4차에 걸쳐 의약품 시험 및 심사과정을 거치게 된다.
카자흐스탄 내 유일의 의약품 정부 공급사인 SK Pharmacy사의 Ms. Kurmanova 경영이사는 코트라와의 인터뷰를 통해 “카자흐스탄 제약시장에 대해서는 팬데믹으로 인해 카자흐스탄 국민들이 건강에 민감해지면서 코로나19로 관련 의약품 수요가 급증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의약품 가격이 단기간에 급상승하면서 카자흐스탄 제약시장 규모는 가파르게 커지고 있다”라며 “국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으로 코로나바이러스를 예방하고 통제하는데 도움이 되는 다수의 신약이 시장에 출시되고 있고, 현지 제약회사의 제조 물량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코트라 측은 “카자흐스탄에 등록된 전체 의약품 중 88%가 수입의약품으로, 국내 기업에게는 주목할 만한 신시장이다”라며 “현지에서 개최되는 의약품·의료기기 전시회 참가나 코트라 현지 무역관 지원을 통해 현지 시장 파악과 진출 가능성 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내년 5월에 카자흐스탄에서 가장 큰 의료 관련 전시회인 ‘카자흐스탄 국제 보건 전시회’가 개최될 예정이며 코트라에서 제공하는 해외시장조사 서비스는 상시 신청이 가능하다”라고 덧붙였다.(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