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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 : 김상욱 한인일보 주필 ]

모국 현직대통령의 첫 알마티 방문의 기쁨과 ‘하노이 노딜’의 아쉬움이 교차하는 2019년을 보내며…

김상욱 한인일보 주필
올해도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연말이 다가오면서 한해를 마무리하고 다가오는 새해 계획을 세우느라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돌아보면, 삼일운동과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이었던 2019년은 알마티에 사는 동포들에게는 어느 해보다도 의미 깊은 해였습니다. 한국과 카자흐스탄이 수교한 이래로 현직 대한민국대통령이 최초로 알마티를 방문하여 고려인 동포들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고려극장을 방문하고 항일독립운동가 계봉우, 황운정 선생의 유해를 국내로 봉환하는 장면은 실시간으로 한국으로 전송되었습니다. 특히, TV를 통해서 이 뉴스를 접한 한국민들 사이에는 중앙아시아에 살고 있는 고려인은 항일독립운동가들의 후손들이라는 인식이 확산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문희상 국회의장도 카자흐스탄을 방문하여 양국간 경제협력과 문화교류에 더욱 힘을 실어주었습니다. 이를 반증이라도 하듯, 양국은 향후 10년을 이끌어갈 산업 및 자원, 원자력 에너지, 기술 및 ICT, 인프라 및 물류, 건설 및 주택, 농업 및 임업, 금융, 보건의료, 문화교육, 디지털 분야 및 4차 산업혁명 분야 등 58개 사업에 대해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하였습니다.
전략적동반자관계 수립 10주년이기도 한 올 해에 이런 큰 성취를 이루어 낼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카자흐스탄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발전에 기여한 고려인 동포들의 교량역할이 중요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실로 고려인들은 카자흐스탄의 경제, 사회, 문화, 예술, 스포츠 등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의 역할과 함께 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의 활약 덕분에 카자흐스탄에서 한국의 위상은 더욱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2019년은 아쉬움 또한 큰 한해였습니다. 한반도의 운명을 항구적 평화체제로 바꿔놓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무산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하노이 노딜’은 두고두고 우리에게 아쉬움을 남기고 있습니다. 지난 2월 말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정상회담은 전년도에 있었던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1.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2. 한반도의 영구적인 평화체제 구축 3. 한반도 비핵화 를 성사시키는 자리로 동포들의 큰 관심과 기대를 모았으나 북-미간 간극을 남긴 채 회담이 종료되었습니다. 실제로 ‘하노이 노딜’은 항구적 평화를 향해 순항하던 남북관계를 주춤거리게 하였고 연말 막판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고 있습니다.
돌이켜 보면, 지난 2018년 남쪽의 문재인 대통령과 북쪽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분단의 상징이었던 군사분계선에서 두 손을 맞잡으면서 시작된 환희와 감격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이 만남은 한반도 남과 북은 물론, 고려인 동포사회에도 상상 그 이상의 벅찬 감동의 메시지를 전달해 주었습니다. 이 정상회담은 분단 이후 최초로 북쪽의 최고 지도자가 군사분계선 이남의 땅에 발을 딛는 역사적인 사건이었고, 남과 북의 정상들의 만남부터 환송까지 대부분의 모습들이 전 세계에 실시간으로 생중계 되면서 이번 회담에서 양 정상들이 손을 잡고 선언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은 전 세계에 한반도의 미래를 천명한 세기의 선언이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5개월 뒤 평양을 방문한 문재인대통령이 능라도 경기장에 모인 15만 평양시민앞에서 비핵화를 선언하던 순간은 고려인 동포들에게는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그래서, 필자도 지난 연말 한 동포단체의 송념모임에서 “알마티에서 기차를 타고 출발하여 평양을 들러 서울로 가자”고 희망찬 얘기를 한 바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노이 노딜’이후 북한이 미국에게 ‘연말 시한’으로 ‘새로운 계산법’을 요구하며 여의치 않을 경우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천명한 상황에 까지 이르게 되어 한반도의 진로가 다시 한번 예측불허의 상황에 빠져버렸습니다.
요컨대, 올해는 한마디로 북미관계가 막히자 남북관계를 비롯한 한반도 정세가 모두 경색된 해로 기억되게 되었지만 다가오는 새해에는 한반도에 다시 한번 평화의 바람이 불어오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동포 어르신들과 함께 기차타고 평양 들러 서울로 가는 희망을 새해에도 꿈꿔보면서 동포 여러분 가정에 만복이 깃드시고 소망하시는 바 모두 이루어지길 빕니다. 하고 계신 사업도 더욱 번창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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