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카자흐스탄신규법인설립…’플랜B’ 본격작동
기아가 러시아권역본부 일부 업무를 카자흐스탄으로 이전한다. 지난해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 따른 러시아 판매 부진을 카자흐스탄 생산 거점을 기반으로 만회한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이른바 ‘프랜B’가 작동한다는 것.
◇기아 러시아권역본부 업무 카자흐로 이전… ‘프랜B’ 작동
18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상업등기소에 따르면 기아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에 신규 법인 설립 등기했다. 기존 기아 러시아권역본부의 일부 업무를 카자흐스탄으로 옮길 것으로 분석된다. 등기상 영업 시작일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이었다.
기아가 이번 신규 법인 설립 배경은 비제재 국가인 카자흐스탄을 거점으로 삼아 러시아 생산 공백을 만회하기 위한 ‘플랜B’로 분석된다. 기아는 이미 지난 4월 카자흐스탄 코스타나이 지역에 자동차 조립 공장을 짓고 있다.
이를 생산 거점으로 삼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항하는 국제적 공조 대열에 동조하는 한편, 러시아를 비롯한 독립국가연합(CIS) 시장을 재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카자흐스탄 자동차 산업 성장세도 이번 이전 등기 결정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기아 뿐만 아니라 토요타도 러시아 생산 거점을 카자흐스탄으로 이전하기 위한 협상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자흐스탄을 러시아 생산 공백을 만회하고 중앙아시아 공략을 위한 생산 거점으로 활용하는 셈이다.
앞서 기아는 지난해 3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러시아 보이콧’ 국제 공조에 따라 러시아 수출을 중단하고 현대차 러시아 상트페레르부르크 공장 가동을 무기한 보류하고 있다.
◇기아 ‘2위→5위’…올해 누적 판매 2만대, 전년 比 55.8%↓
현대자동차·기아는 올해 러시아 시장에서 중국 완성차 브랜드에 밀려 존재감이 사실상 사라졌다. 지난해 이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현지 생산 중단으로 ‘톱3’ 지위를 중국 체리와 하발에 내준데 이어 올들어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 자동차 시장 분석업체 Autostat에 따르면 기아는 올해 7월 말 누적 판매는 2만1680대(5위)에 그친다. 이는 전년 대비 55.8% 감소한 수치다. 현대차 역시 전년 대비 56.4% 감소한 1만7691대(8위)를 판매했다. 지난해 현대차·기아는 총 11만9708대(전년 대비 66.5%↓)를 판매했으며, 점유율 기준으로 기아는 2위를, 현대차는 3위를 차지했었다.
1위는 로컬 브랜드인 라다가 차지했다. 라다는 전년 대비 93.8% 성장한 16만1927대를 판매해 1위 지위를 이어갔다.
2위부터 4위는 중국 브랜드가 휩쓸었다. 체리차는 전년 대비 276.4% 세 자릿수 성장한 5만7911로 2위, 하발은 219.9% 증가한 4만7099대로 3위에 올랐다. 지리차의 경우 288.9% 증가한 4만1466대를 기록,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엑시드(2만198대) △오모다(1만8358대) △현대차(1만7691대) △창성(1만4009대) △토요타(1만3063대) 순으로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중국 브랜드 점유율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러시아 시장 철수로 현지 수입차 시장이 중국 브랜드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데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현지 공급량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더구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