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시리즈] 카자흐스탄 독립 30주년 기념 ‘유라시아의 심장, 카자흐스탄의 탄생과 성장’
‘노래하는 사막’과 카자흐스탄의 관광진흥책 ‘나우르즈’ 맞이 여행 기획 봄의 전령, ‘나우르즈’가 되면 카자흐스탄에는 마을 마다 화려한 축제와 다채로운 행사들이 개최된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 19의 재확산으로 인한 도시와 지역별 ‘락다운’과 ‘방역제한조치’들 때문에 이러한 행사들은 개최되지 않았다. 그러나 카자흐스탄 정부는 독립 30주년을 기념하는 국가 프로그램의 하나로 ‘나우르즈’ 명절이 있는 3월 한 달간을 민족의 전통과 문화를 지키는 달로 선포하고 ‘나우르즈’를 전후해서 5일간을 연휴로 지정했다. 나는 이 연휴기간 동안 카자흐스탄 대지에 봄이 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으로 떠나는 여행을 기획하기로 마음먹고 ‘나우르즈’맞이 여행 - ‘알튼에밀’ 국립공원 코스를 만들었다. 알마티를 출발하여 소련시절 대중국 중거리 탄도미사일부대가 주둔했던 흔적을 볼 수 있는 ‘사르우젝’마을을 지나 바씨마을, 악타우산, 700년 고목, 징기스칸 부대의 숙영지 흔적, 노래하는 사막, 캅차가이 호수, 골동품 자동차박물관을 이틀동안 둘러보는 일정이다. 이중에서 ‘노래하는 사막’과 ‘악타우’는 한국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는 곳이다. 나는 이 일정을 짤 때 3월 하순이면 카자흐스탄의 유명 여행지들에는 아직도 잔설이 남아 있거나 눈이 녹아서 질퍽되는 점을 감안, 오히려 이 시기에 방문하면 가장 쾌적하고 적절한 곳들을 모아서 일정을 짰다. 혹시, 알마티에 꽃샘추위가 올지라도 카자흐스탄의 스텝에는 파릇파릇한 새싹이 대지를 뚫고 올라올 뿐만 아니라 햇살이 좋은 날에는 따뜻한 봄기운을 느낄 수 있고 햇살에 따라서 초여름의 기온까지 올라가기도 한다. 이에 반해 천산산맥속에 있는 아씨고원이나 쿨사이 호수, 카인디 호수 등은 아직도 눈이 녹지 않아 차량 진입이 어렵다. ‘알튼에밀 국립공원’ ‘알튼에밀’은 카자흐스탄어로 <황금의 말안장>이란 뜻을 가졌다. 이 지명에는 징기스탄과 관련된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는데, 호레즘 샤를 치기 위해 출병한 징기스칸의 군대가, 몽골고원을 출발하여 사마르칸트로 향해 진군해 가던 도중 이곳 일리 강변에 도착했다고 한다. 이때가 마침 해가 막 서산으로 넘어갈 때였는데, 징기스칸은 석양에 붉게 물던 산 봉우리들을 보고 ‘알튼에밀(황금의 말안장)’ 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 때부터 이 곳의 지명이 ‘알튼에밀’이 되었다고 한다. 알마티에서 북동쪽 방향으로 약 250km 떨어져 있는 이 공원은 1996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야생 말 ‘쿨란’의 서식지이기도 하고 1947년까지 호랑이가 있었던 곳이다. 특히, 이 지역에 살던 호랑이는 ‘투란 호랑이’라고 하는데, 과거 제정러시아시절 호랑이 한 마리를 잡아오면 25루블을 지불하는 정책을 펴는 바람에 대규모 호랑이 사냥이 이루어진 결과 멸종하고 말았다고 한다. 최근들어, 카자흐스탄 정부는 다시 투란 호랑이 를 되살리기 위한 프로젝트를 가동하였는데, 투란 호랑이가 가장 좋아하는 먹이감인 부하라 사슴 50마리를 이 지역에 풀어놓고 개체수가 안정화시키는 작업을 작년부터 시작하였다고 한다. 알튼에밀국립공원은 쿨란과 호랑이외에도 늑대와 산양 등 다양한 야생동물들이 서식하고 있는 동물보호구역이기도 한데, 야생 늑대가 자주 출몰하는 이곳에서 한국의 모 방송국은 ‘중앙아시아의 야생동물’이라는 자연다큐 를 찍기도 했다. 또한 이 곳에는스키타이 시대의 고분인 ‘비스 샤트르’ 꾸르간이 있고, 총 천연색 바위산으로 유명한 악타우(Aktau)와 붉은색 기암괴석의 박물관 카투타우(Katytau), 그리고 ‘노래하는 사막’이 있다. 악타우 악타우(Aktau)는 카자흐스탄의 서부 카스피해에 있는 석유수출항의 이름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알튼에밀 국립공원내에 있는 악타우는 일명 백악산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글자 그대로 ‘악’은 희다는 의미이며, ‘타우’는 봉우리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색(녹색, 하얀색, 빨간색 등)이 어우러져 만들어진 천연색 바위산이고 계곡을 따라 트래킹이 가능하다. 유럽의 여행자들이 이곳을 유별나게 좋아하는데 아마도 그들이 사는 유럽에는 이러한 광활한 스텝과 천연색 바위산이 없기 때문일 게다. 그래서 본격적인 여행 시즌이 시작되는 4월이나 5월부터는 이곳에서 야영을 하는 영국, 독일, 폴란드, 스위스 등 유럽에서 온 여행자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우리가 도착한 날에도 여러 그룹들이 텐트를 치고 야영을 준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코로나19 의 영향 때문에 이들은 모두 국내 여행자들이었다. 악타우에서는 카자흐스탄 관광홍보 책자에 자주 등장하는 그래서 우리 눈에 익은 총천연색 바위산을 3시 방향에 두고 계곡을 따라 트래킹을 해 볼 것을 추천한다. 정면에는 마치 높은 성벽과 같은 직벽의 바위산(우리나라의 화강암 바위라고 상상하면 안된다. 손으로 만지면 부서러질 정도의 점토성 민둥바위산이다)이 앞을 가로 막고 있는데 이 광경 역시 이색적이어서 여행자로 하여금 연신 카메라 샤터를 누르게 만든다. 계곡은 2~5미터 정도의 높이로써 비가 오면 물이 흘러 다니던 물길이다. 가끔씩 내리는 비에도 사방에서 모여든 빗물 때문에 이 곳은 마치 큰 강물처럼 사나운 물길로 변해버린다. 이런 사실들을 모르고 이곳에 텐트를 쳤다가 갑자기 들이닥친 물줄기로 인해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어쨋던 이 길을 따라 악타우를 바라보면서 걷다보면 인생샷을 건질 수 있는 지점들을 지나게 된다. 가끔씩은 이 계곡을 따라 산악용 자전거를 타고 질주하는 바이커들이 있으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악타우산(Aktau)여행을 마치면 다음 코스는 기암괴석의 박물관이라 부르는 카투타우(Katytau)로 이동하게 된다. 이동하는 길 양편에는 카자흐스탄 보호수이며, 샤슬릭(꼬치구이)을 구울 때 사용하는 숯을 만드는 나무인 싹사울 군락지를 볼 수 있다. 이번 여행에서도 한 여행자가 농담으로 샤사울을 캐가자는 말을 던지자 현지인 가이드가 싹사울을 베어가는 것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며 정색을 하면서 대답하기도 했다. 카투타우(Katytau)산은 화산활동으로 용암이 굳어져 만들어진 산이다. 제주도의 현무암처럼 바위에 다양한 구멍이 나있는데, 바위 중에는 사람이 들어갈 정도로 큰 것도 있다. 바위의 색깔은 온통 검붉은색으로 이곳 사람들은 화성(Mars) 경치와 비슷하다고들 말한다.(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