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 기념주화 발행국’ 카자흐에 온 단군신화 연극
연극 ‘환의 나라’, 언어 장벽 뛰어넘어 무대에…수교 30주년 기념
‘환인‘, ‘갈한‘ 역의 김응수, 손종학 배우
< 11일(현지시간) 저녁, 김응수, 손종학 배우가 카자흐스탄 국립 아카데미 청소년예술극장 대기실에서 이번 작품에 참여하는 소감을 설명하고 있다. 2023. 11.11 almatykim67@yna.co.kr>
“언어 예술의 대표적 장르인 연극에서 서로 다른 말을 쓰는 배우들이 어떻게 언어장벽을 극복하고 작품을 무대에 올렸는지 지켜봐 주세요.”
11일(현지시간) 저녁 카자흐스탄 국립 아카데미 청소년예술극장의 연기자 대기실에서 만난 김응수 배우는 이 작품을 위해 양국 연극인들이 많은 노력을 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한-카자흐스탄 수교 30주년을 계기로 한 양국 간 상호 문화교류의 해(2022-2023)를 마무리하는 연극 ‘환의 나라’가 막 무대에 오르기 직전이었다.
김응수 배우를 따라 무대로 이어지는 미로와 같은 복도를 통과하니 이미 양국의 배우와 스텝들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번 공연의 성공을 위해 무대의 막이 오르기 전에 함께 ‘화이팅’을 외치기 위해서였다.
‘환의 나라‘에서 단군역을 맡은 이성열 배우
<11일(현지시간) 저녁, 카자흐스탄 국립 아카데미 청소년예술극장 무대에 오른 연극 ‘환의 나라’에서 이성열 배우가 단군 역을 연기하고 있다. 2023.11.11 almatykim67@yna.co.kr>
이처럼 양국 배우들의 의기투합으로 무대에 오른 연극 ‘환의 나라’ (김수미 작·강태식 연출)는 카자흐스탄 국립 아카데미 청소년예술극장 및 고려극장이 협력해 제작한 창작연극이다. 카자흐스탄 국립 중앙은행에서 기념주화로도 발행된 바 있는 우리 민족의 시조 단군을 소재로 했다.
앞서 카자흐스탄 중앙은행은 지난 2016년 9월 단군을 형상화한 기념주화 10만개를 제작한 바 있다. 다민족국가로서 소수민족의 전통문화를 보호하고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러시아, 우크라이나 민족 기념주화에 이은 11만여 고려인을 위한 기념주화 제작이었다.
하늘의 신 ‘환인’ 역은 연극, 영화, 드라마 등을 오가며 활발하게 출연해온 연기파 김응수 배우가 맡았다. 야망있는 웅족의 2인자 ‘갈한’은 손종학 배우가 맡았고 6인조 그룹 인피니트 멤버인 이성열 배우가 하늘과 땅의 아들 ‘단군’역을 연기했다.
‘환의 나라‘에서 단군역을 맡은 이성열 배우
<11일(현지시간) 저녁, 카자흐스탄 국립 아카데미 청소년예술극장 무대에 오른 연극 ‘환의 나라’에서 이성열 배우가 단군 역을 연기하고 있다. 2023.11.11 almatykim67@yna.co.kr>
이날 공연에는 오디션으로 선발된 한국의 청년배우들과 카자흐스탄 국립 아카데미 고려극장, 카자흐스탄 국립 아카데미 청소년예술극장 소속배우들이 함께 무대에 올랐다.
양국 청년 배우들의 열정넘치는 연기로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 분위기도 고조됐다.
한국과 카자흐스탄 양국 38인의 배우가 참여한 이번 공연은 약 70분간 양국 관객을 위해 한국어와 카자흐어로 진행됐고, 무대 양측 스크린을 통해 러시아어 자막이 제공됐다.
이번 공연은 무대, 의상, 소품 등 창작 전 분야에 양국 문화예술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방식으로 이뤄져 문화교류와 협력의 의미를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작품은 12일 저녁 무대에 다시 올려진다. 이후 카자흐스탄 국립 아카데미 고려극장이 레퍼토리를 인계해 계속 상연해 나갈 예정이다.
카자흐스탄국립 아카데미 청소년예술극장
< 11일(현지시간) 저녁, 연극 ‘환의 나라’가 무대에 올려진 카자흐스탄 국립 아카데미 청소년예술극장의 직원들이 입장하는 관객들에게 연극 팜플렛을 나눠주고 있다. 2023.11.11 almatykim67@yna.co.kr>
카자흐스탄국립 아카데미 청소년예술극장은 1945년 설립된 극장으로 1992년 카자흐스탄 유명 극작가 가비트 무스레포브의 이름을 이어받은 뒤 더욱 다양한 공연을 상연하고 있다.
카자흐스탄국립 아카데미 고려극장은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한 고려인의 역사를 상징하는 극장이다. 1932년 러시아 연해주에서 창립돼 1937년 카자흐스탄으로 이주했고 2016년 나자르바예브 대통령으로 부터 최고 권위인 ‘아카데미’ 칭호를 부여받았다. (김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