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날 ‘홍범도의 길 탐방단’ 카자흐스탄 방문
‘미디어 날 홍범도의 길 탐방단(이하 탐방단)’ 스물여섯 명은 8월 4일 밤 알마티에 도착했다.
이들은 이튿날 첫 일정으로 고려일보사를 방문하여 김 콘스탄틴 주필로 부터 창간 이후의 신문의 역사와 현황에 대해 들었다.
이재표 미디어날 대표는 일제 강점과 분단, 동족상잔, 군부독재의 모진 역사를 겪어오는 동안 요리조리 낯빛을 바꾸며 시류에 편승해 온 부끄러운 100년 말고 또 다른 100년을 이역만리에서 찾게 된 탐방단은 저절로 마음이 느꺼워졌다.”고 밝혔다.
이날 김콘스탄틴 총주필은 “고려인 사회가 점점 모국어를 상실하고 있어서 부끄럽고, 한국어 지면이 왜소하고 문법적으로도 부족할 수 있지만 우리는 한민족으로서 자부심을 지니고 있다”라면서 “문화와 전통을 이어왔고 유지하겠다는 마음으로 부족하지만, 이 일을 계속하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김 주필은 한류 등의 영향으로 우리 문화에 관심을 더 가지게 된 새내기 기자 알렉산드라, 지아나 기자를 탐방단에게 소개하면서 “대학을 졸업할 때 최우등을 뜻하는 ‘빨간 졸업장’을 받은 기자들이니 기대하는 마음으로 지켜보고 응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탐방단은 광복절을 앞두고 인민예술가인 김림마 무용가가 이끄는 비둘기무용단의 연습을 참관했다.
이후 고려극장을 방문하여, 박물관과 무대를 둘러보고 크즐오르다 행 기차를 탔다.
탐방단은 다음 날 저녁 현지에 도착하자 마자 마중나온 고려인협회 간부들과 함께 만찬장으로 이동하여, 독립유공자 후손들과 함께 만찬행사를 진행했다.
최재형 선생의 증 외손자이자, 김학만 선생의 손자인 김알렉세이 씨와 계봉우 선생의 손녀인 계따지아나 씨, 계따지아나의 이질인 김마리나 씨, 이밖에도 현지 고려인협회 간부들이 함께 한 이날 만찬에서 김알렉세이 씨는 “여러분을 만나기 위해서 자동차로 세 시간 거리에 있는 바이코누르에서 왔다”라며 “머나먼 땅의 고려인들을 잊지 않고 찾아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김 씨는 “할아버지의 유일한 유품”이라며 김학만 선생이 선물로 받았다는 은잔을 가져와 탐방단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이날 만찬의 상차림은 소고기를 넣은 된장찌개와 배고자(왕만두), 증편이(증편), 찰떡이(찰떡), 질금이(콩나물무침), 가지채(가지볶음), 당근김치 등이었다.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이튿날(7일) 탐방단이 홍범도 기념공원을 참배하는 자리에도 함께했다. 이날 참배에는 후손들과 탐방단 외에도 국립 크즐오르다대학 한국어학과 10여 명도 함께해 홍범도 장군과 계봉우 선생의 조형물에 꽃을 놓고 술잔을 올리며 독립운동가들의 넋을 기렸다.
이틀간의 일정을 함께한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내년에 다시 만나자”라며 후일을 기약했다.
탐방단은 이날 홍범도 장군이 말년을 보냈던 크즐오르다 고려극장(현 문화궁전)과 계봉우 선생이 말년을 보냈던 옛집, 연해주에서 옮겨왔던 원동고려사범대학(현 크즐오르다국립대학), 서울과학기술대학과 AI 관련 복수학위 협정을 맺은 크즐오르다 과학기술대, 옛 레닌기치(현 고려일보) 신문사 자리 등을 돌아본 뒤 비행기를 타고 알마티로 돌아왔다. (김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