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오피니언칼럼, 기고나는 왜 카자흐스탄을 좋아할까? 2

나는 왜 카자흐스탄을 좋아할까? 2

카자흐스탄의 매력 2 – 알마티에서 전세계 음식을 맛볼  있다?  

여행은 뭐니 뭐니해도 먹거리를 빼놓을 수 없다.  미식 여행가가 아니더라도 카자흐스탄으로 여행을 계획하는 분들이라면 이 나라 사람들의 주식이 무엇인지?  카자흐인들의 전통음식과 대표 음식이 무엇인지 궁금해 하는 것은 당연하다.  

결론부터 말하면, 카자흐스탄 여행의 또 하나의 매력은 전세계의 대표적인 음식들을 제대로 맛볼 수 있고 만족도 또한 매우 높다는 것이다.  언뜻 생각하면, 유목민의 후예들이 사는 카자흐스탄에 가면 기름진 양고기만 먹을 것 같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카자흐스탄에는 130여 민족이 함께 어우러져서 사는 다민족국가이기 때문에 카자흐인들의 전통음식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음식들을 다 맛볼 수 있다.

특히, 알마티 시내에는 세계 3대 음식 중의 하나인 튀르키예 식당이 즐비하다. 이는 고려인들보다 몇 년 뒤에 카자흐스탄으로 강제이주해온 튀르키예인, 쿠르드인 등이 많이 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앞서 이 지역이 역사적으로 범투르크계 문화권에 속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문 식당이 있고 조지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등 카프카스 지역 민족들이 운영하는 식당들 또한 성업중이다. 이외에도 중국식당이 시내에 많이 늘고 있고 이란 전문 식당도 있다.  같은 중앙아시아 투르크계 형제국인 우즈벡 식당, 위구르,  둥간 민족이 운영하는 식당은 오래전부터 카자흐인들이 즐겨 찾는 식당들 중의 하나이다.  

카자흐인들의 10대 음식

빵과 고기를 주식으로 하는 카자흐인들은 역사적으로 유목민의 전통을 그대로 이어받았기 때문에 말고기, 양고기, 소고기, 낙타 고기를 이용한 음식이 잘 발달되어 있고 유제품 또한 다양하다.

카자흐스탄에서 꼭 먹어봐야 할 10가지 요리를 든다면, 첫째로 꼽을 수 있는 것이 바로 ‘베스바르막’이다. 카자흐인들에게 카자흐스탄에서 어떤 요리를 꼭 먹어봐야 하느냐? 고 물어본다면 10명중 10명은 모두 ‘베스바르막’이라고 답할 정도로 이 민족의 대표적인 요리이다.

이것은 말고기, 양고기, 쇠고기 또는 낙타 고기를 삶은 물에 얇은 밀가루 반죽을 넣고 끓여낸 것인데, 우리네 수제비와 비슷해 보이지만 면보다는 그 위에 얹어주는 고기에 양에 놀라게 된다. 학자 이반 레뻬킨은 1770년에 베스바르막이라는 요리가 등장했다고 말하지만, 이 요리는 최소한 18세기보다 훨씬 이전부터 카자흐인들이 먹었다고 알려져 있다.

두번째는 ‘카즈’라고 할 수 있다. , ‘말순대’라고 번역할 수 있고,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는 요리이다.  알마티 시내 ‘질료늬’ 바자르에 가거나 동네 정육점에 가면 쉽게 살 수 있는데, 외양은 우리네 순대와 똑같다. 다만 순대보다 좀 더 굵고 길다.

제대로 된 ‘카즈’는 말의 갈비살로 만든다.  이를 기름기가 있는 지방부분과 함께 내장에 소금을 뿌려가면서 채운 후 내장을 양쪽으로 묶어서 완성한다. 조리법은 의외로 간단한데, 끓는 물에 넣고 2시간 이상 삶아주면 된다. 다만 주의할 것은 물에 넣기 전에 이쑤시게 등으로 미리 구멍을 내줘야 한다.

카자흐인의 각 가정에는 자신들만의 이 요리들의 레시피가 있고 이것은 대대로 전승되어오고 있는데, 위에서 말한 베스바르막과 카즈는 명절이나 가족 잔치 또는 손님이 왔을 때 빠지지 않고 나오는 대표적인 음식들이다.

베스바르막과 카즈 다음으로 어떤 다른 카자흐 요리를 먹어봐야 할까?  ‘시르네’라고 불리는 요리는 큰 가마솥에 기름을 두르고 어린 양고기에 감자와 양파 및 기타 야채를 넣고 오랫동안 구워내는 음식이다.  

카자흐스탄의 인기 요리에는 수프가 포함된다. 케스파 라고 하는 음식은 쇠고기, 양고기 또는 말고기의 갈비살을 푹 삶은 뒤 면과 당근, 야채를 넣고 완성하는 수프인데, 고기와 함께 그 국물에 면을 풀어서 먹는다는 측면에서 우리식네 닭칼국수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카자흐인들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뼈는 국물을 더 진하게 만들어 준다고 해서 이 케스파를 끓일 때 뼈를 꼭 함께 넣고 끓인다. 지역에 따라서는 낙타고기를 넣고 끓이는 케스파도 있다.

다음으로 ‘콕탈’이라는 생선 요리이다. 주로 육류를 즐겨 먹는 카자흐인들이지만 일리강 등지에서 잡은 민물 생선들을 ‘콕탈니짜’라는 틀에 넣고 훈제를 해서 먹는다. 만약 카자흐인 이웃이나 친구들과 캅차가이 호수나 일리강 쪽으로 봄맞이 피크닉을 간다면 이 콕탈을 맛 볼 수 있을 것이다.  큰 생선의 배를 따고 펴서 그릴 위에 올려 놓는다, 반쯤 익은 생선 위에 얇게 썬 토마토와 양파를 올려 훈제해서 먹는다.

다음으로 쿠므스 인데, 이것은 비록 음식은 아니고 음료임에도 불구하고 카자흐스탄에서 꼭 먹어봐야 할 요리 중에 빼놓을 수 없다. 쿠미스는 암말의 젖으로 만든 건강에 좋은 음료이기 때문이다. 위염, 결핵, 심혈관 및 기타 질병의 치료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입증되었다. 암말의 우유에는 티아민(B1), 리보플라빈(B2), 비타민 B12, 비오틴, 비타민 C, 엽산 및 판토텐산 등 많은 비타민이 포함되어 있다. 쿠므스는 알코올 성분이 있기 때문에 (약 4.5%) 이를 마신 뒤 운전을 하면 안된다.

바우르사키는 카자흐인들의 가정에 마치 필수품처럼 늘 식탁에 놓이는 음식이다. 밀가루를 반죽해서 발효시켰다가 기름에 튀겨 내는 빵이다.  바우르삭은 맛이 달콤하며 별도의 요리로 취급되는데 그러나 원칙적으로는 항상 무언가와 함께 먹는다.

끝으로 라그만을 먹어봐야 한다. 이것은 일부 카자흐 요리가 그러하듯이 주변 민족들 중의 하나인 위구르인들의 대표적인 음식을 차용한 것이다. 수타면을 삶아서 그 위에 고기와 야채를 올려주는 이 음식은 우리네 잔치국수와 비견될 만 하다. 멸치 육수에 국수 그리고 지단과 고기를  올려 놓는 우리네 국수보다 카자흐인들의 라그만은 수타면에 고기를 많이 얹고 국물이 조금 있다는 차이가 있다. 이에 비해 위구르인들이 만들어 먹는 원조 라그만은 수타면에 볶은 고기와 야채를 손님이 보는 앞에서 얹어준다.  

현재 카자흐스탄에는 위구르인들이 27만 5천 명 정도 살고 있는데, 원조 라그만의 맛과 시골 카자흐인들이 만들어 먹는 라그만을 동시에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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