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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 원전 도입 찬반 국민 투표 71% 찬성…  원전 수주 경쟁 치열

김상욱

카자흐스탄원전 도입 찬반 국민투표 실시

카자흐스탄에서는 옛 소련 시절인 1973년, 카스피해의 항구도시 악타우 지역에 원전이 처음 건설됐다가 1999년 폐쇄돼서 지금은 원전이 없는 상태이다.  그런데 지난 7일, 원전 도입 찬반 국민투표가 실시됐고  71퍼센트의 찬성을 얻어 통과됐다.

현지 언론과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국민투표의 총유권자 1천200만 명 중 63.66퍼센트인 770여만 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이 중 71.12퍼센트가 찬성했다. 발표했습니다.

사실,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공해를 유발하는 화력발전소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대신 원전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대선에서 승리한 2019년에 원전 도입을 제안했다가 국민 반대 여론에 직면해서 한발 물러섰던 적이 있었다.

2019 원전 건설 반대 여론… ?

당시 국민들의 반핵 정서가 생각보다 강했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1949년 소련의 첫 번째 핵실험이 실시된 곳이 카자흐스탄이었고, 이후 소련이 행한 715회의 핵실험 중 절반 이상인 456회 의 핵실험이 카자흐스탄 세미팔라틴스크 지역에서 행해졌다. 사실상 소련 핵무기의 산실이 된 셈인데, 이러한 핵실험 때문에 카자흐스탄 주민들은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핵실험장이 있던 쿠르차토프 라는 도시는 지도에도 표시되지 않는 비밀도시였다. 여기서 동쪽으로 150km 떨어진 세메이시의 주민들까지도 방사능 낙진피해를 입었는데, 카자흐스탄의 주장에 따르면, 50만 명의 사망자가 나왔다고 한다.  카자흐인들이  고르바초프의 개혁개방 정책으로 비로소 이곳에 대해 알게 되었고, 끔찍한 현실에 분노해서 대대적인 반대운동을 전개했다.  그 결과 1991년 8월 29일에 핵실험장을 폐쇄할 수 있었다. UN은 8월 29일을 국제 핵실험 반대의 날로 선포하여 이 일을 기념함으로써 측면 지원을 했었다.

치열한 카자흐 원전 수주전

카자흐스탄 원전 건설에는 100억∼120억 달러(약 13조 5천억∼16조 2천억 원)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토카예프 대통령이 국민투표를 통해 원전 도입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을 때부터, 원전 건설은 기정사실화됐고 한국, 중국, 프랑스, 러시아 등 국가들이 참여하는, 사실상의 물밑 수주전이 벌어졌다.

카자흐스탄은 과거 러시아의 영향력이 강한 나라인데, 국민투표 전부터 카자흐스탄 당국이 러시아 업체와 원전을 건설키로 이미 결정했고, 형식적으로 치르는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을 정도로 수주 상황이 녹녹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와 관련해, 토카예프 대통령은 수도 아스타나에서 투표한 뒤 취재진에 잠재적 (원전 건설) 계약자로 단일 국가나 업체를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한 개인적 생각은 최첨단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업체들로 구성된 국제 컨소시엄이 카자흐스탄에서 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함으로써 특정 국가의 한 업체에게 기회를 줄 것 같지는 않다.

원전 건설 부지울켄… 한국과의 과거 인연

원전이 들어설 예정 부지는 카자흐스탄 최대 도시인 알마티에서 북쪽으로 약 400km 떨어져 있는 ‘울켄’이라는 도시이다. 원전은 대량의 물이 필요하기 때문에 바닷가나 큰 저수량을 가진 대규모 호수가에 건설된다. 울켄 지역은 세계에서 15번째로 큰 호수인 발하쉬 호수변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소련 시절부터 대형 발전소 건설 최적지로 꼽혀왔던 곳이다.  

이곳은 2007년 카자흐스탄 정부가 ‘울켄 화력발전소 건설’ 공사를 발주한 곳이기도 한데, 이때 한국 기업이 수주에 성공했었다.  이 기업이 (삼성엔지니어링)이 시공사로 선정되어 착공식은 물론이고 상당 부분의 기반 조성 공사까지 진행되었었다.  그런데 완성 후 전기요금 인상 이슈 등 제기된 몇 가지 이슈를 양국이 풀지 못해 중단된 적이 있었다. 그래서 카자흐스탄 동포사회는 이번에 전체 수주를 못하더라도 최대한 많은 공정을 수주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우라늄 최대 생산국인 자원부국이지만 주로 석탄을 연료로 하는 화력발전으로 국내 전력 수요를 충족해 왔고, 또 부족한 전력은 주로 러시아로부터 들여오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이제 자국의 경제 발전을 위해선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원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일각에선 화력발전소 연료로 석탄보다 공해 유발이 적은 가스를 사용하면 안정적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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