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일보
천산투어 천산투어
한·카자흐 관계 17년 만에 새 단계

한·카자흐 관계 17년 만에 새 단계

이재명 대통령·토카예프 대통령 정상회담…‘미래지향적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

에너지·핵심광물에서 AI·첨단산업까지 협력 확대…양국 정부 간 13건 MOU 교환

(한인일보) = 한국과 카자흐스탄의 관계가 17년 만에 한 단계 격상된다.

  이재명 대통령과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15일 서울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기존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서 ‘미래지향적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이번 관계 격상은 지난 2009년 한국과 카자흐스탄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이후 17년 만이다.

  특히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기존의 교역과 투자 중심 협력을 넘어 경제안보와 에너지, 핵심광물, 인공지능(AI), 과학기술, 첨단산업 및 인적·문화교류 등 미래 협력 분야를 폭넓게 논의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이번 회담을 계기로 양국 관계는 17년 만에 ‘미래지향적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다”며 “기존의 교역·투자 중심 협력을 넘어 경제안보와 첨단산업, 과학기술 전반을 아우르는 한층 고도화된 전략적 협력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 자원부국 카자흐스탄과 첨단기술 강국 한국의 결합

  이번 정상회담에서 특히 주목되는 분야는 에너지와 핵심광물 협력이다.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 최대 규모의 경제권 가운데 하나이자 석유·가스, 우라늄, 크롬, 구리 등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한 자원부국이다.

  한국은 반도체와 배터리, 전기차 등 첨단산업에 필요한 핵심광물의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양국은 카자흐스탄의 자원과 한국의 탐사·가공 및 첨단 제조기술을 연계하는 협력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정부는 앞서 제1차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를 앞두고 중앙아시아의 핵심광물·에너지 자원과 한국의 탐사·가공 기술을 연계해 글로벌 공급망을 다변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협력은 과거 한국이 카자흐스탄의 자원을 확보하고 카자흐스탄이 한국의 상품과 기술을 도입하는 단순한 경제협력에서 벗어나, 공급망과 첨단산업을 함께 구축하는 장기적 파트너십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 AI·과학기술로 협력 분야 넓힌다

  양국의 새로운 협력 분야로 인공지능(AI)과 과학기술도 부상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국가 경제의 디지털 전환과 첨단산업 육성을 추진하고 있으며, 한국은 반도체·AI·정보통신기술(ICT)·제조업 등에서 높은 기술 경쟁력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양국은 자원과 에너지 분야를 넘어 AI, 디지털 기술, 과학기술 및 첨단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협력 사업을 발굴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국과 카자흐스탄의 경제협력 지형이 과거의 ‘자원-상품 교역’에서 ‘자원-기술-산업-공급망’이 결합하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정상회담 계기 정부 간 13건 MOU 교환

  정상회담과 함께 양국 정부 부처 간에는 총 13건의 협정 및 양해각서(MOU) 교환식도 진행됐다.

  한국 정부는 이번 협력을 통해 에너지·핵심광물뿐 아니라 인프라와 플랜트, 미래산업 등에서 한국 기업의 현지 진출 기회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한국과 카자흐스탄의 교역 및 투자 관계가 자동차와 에너지 등 기존 협력 분야를 넘어 첨단산업과 공급망 분야로 확대될 경우, 향후 양국 경제협력의 규모와 성격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 ‘유라시아의 중심’ 카자흐스탄과 한국의 새로운 동반자 관계

  이번 정상회담은 16일 서울에서 열리는 제1차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를 하루 앞두고 열렸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한국은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2007년 출범한 한·중앙아시아 협력포럼의 장관급 협력체계를 정상급으로 격상하고, 중앙아시아 5개국과의 지속 가능한 다자협력 기반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한국 정부는 중앙아시아를 공급망과 미래산업, 시장 확대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로 바라보고 있다. 동시에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한국의 인프라·제조·디지털 기술과 투자 유치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넓은 영토를 가진 국가이자 러시아·중국·중앙아시아·카스피해를 연결하는 지정학적 요충지다. 풍부한 에너지와 핵심광물 자원에 더해 철도와 도로, 파이프라인을 통한 유라시아 물류망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한·카자흐 정상회담은 단순한 양국 정상 간 만남을 넘어 한국과 중앙아시아의 경제·외교 협력 지형이 변화하는 과정에서 카자흐스탄의 전략적 가치가 더욱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계기로 평가된다.

■ 고려인, 양국 관계의 역사적 가교

  한국과 카자흐스탄의 관계에는 경제와 외교만큼이나 특별한 역사적 연결고리도 있다. 바로 고려인 동포사회다.

  한국 정부는 내년 고려인의 중앙아시아 정착 90주년을 앞두고 고려인의 역사적 기여를 재조명하고, 한국어와 문화교육, 청년·인재 교류 등을 확대할 계획이다.

  중앙아시아에서 오랜 세월 정착해 온 고려인들은 한국과 현지 사회를 연결하는 민간 외교의 중요한 가교 역할을 해왔다. 한국 정부는 이 역사적 인연을 미래의 상생협력 자산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토카예프 대통령에게 양국 국기 등을 새긴 프리미엄 탁구 라켓과 태권도복을 선물로 준비했다. 토카예프 대통령이 탁구를 좋아하는 점과 카자흐스탄이 2027년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를 개최하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카자흐스탄 관계는 자원과 자동차 중심의 협력에서 핵심광물·공급망·AI·첨단산업을 아우르는 미래형 전략협력 관계로 전환하는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다.

한인일보

almatykim67@gmail.com



Follow us

한인일보의 다양한 소식을 만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