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 문화예술과 정선아리랑 어우러져…광복의 의미 되새기며 한·카자흐 문화교류의 장 마련
(한인일보) = 제81주년 광복절을 맞아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한국의 전통문화와 고려인의 역사를 함께 되새기는 ‘한국문화의 날’ 행사가 성황리에 열렸다.
주알마티 대한민국총영사관(총영사 하태욱)은 지난 15일 알마티 메가센터 쇼핑몰 야외공연장에서 고려민족중앙회 주관으로 ‘제81주년 광복절 기념 한국문화의 날’ 행사가 개최됐다고 밝혔다.
‘한국문화의 날’은 알마티 고려민족중앙회가 광복절을 계기로 매년 개최해 온 대표적인 고려인 문화행사다. 광복의 기쁨을 되새기는 동시에 카자흐스탄 사회에 한국의 전통문화와 현대문화를 알리고, 한국인과 고려인, 현지 시민들이 문화로 소통하는 자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실제 이 행사는 구소련 시절인 1989년부터 이어져 온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행사에는 고려민족중앙회와 고려인협회 소속 문화예술단체를 비롯해 알마티 고려극장, 카자흐스탄 공훈 예술가 최 마리나 등이 참여해 다채로운 공연을 선보였다.
특히 한국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강원도 정선군립아리랑예술단이 알마티를 찾아 한국의 전통문화와 지역의 역사적 이야기를 담은 공연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정선군립아리랑예술단이 선보인 ‘뗏군’ 공연은 일제강점기 강원도 정선에서 실제로 활동했던 뗏목꾼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재창작한 작품이다. 1930년대 정선의 뗏군들이 일본인이 훔친 금괴를 독립군에게 전달해 달라는 비밀 의뢰를 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통해 당시 민중들의 삶과 독립운동의 역사를 무대 위에 풀어냈다.
광복절을 맞아 카자흐스탄 고려인 사회에서 펼쳐진 이 공연은 단순한 전통공연을 넘어 한국의 항일 역사와 강원도의 지역문화가 고려인들의 역사와 만나는 의미 있는 문화교류의 장이 됐다.
카자흐스탄에서 광복절의 의미는 특히 남다르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에 참여하거나 독립군을 지원했던 한인들의 후손 가운데 상당수가 1937년 강제이주를 겪으며 중앙아시아에 정착했기 때문이다. 낯선 땅에서 삶의 터전을 일구면서도 고려인들은 언어와 음식, 노래와 춤 등 민족문화를 지켜왔고, 광복절 역시 중요한 민족적 기념일로 이어왔다.
하태욱 주알마티 총영사는 이날 축사를 통해 “카자흐스탄에서 광복이 특별한 것은 일제강점기 독립군과 독립군을 지원하던 선조들이 1937년 강제 이주한 아픈 역사가 서려 있기 때문”이라며 “선열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고 한민족의 풍성한 미래를 위해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는 광복의 의미를 기리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과 카자흐스탄 양국의 문화적 공감대를 넓히는 자리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더했다.
알마티는 고려인 문화예술의 중심지 가운데 하나로, 고려극장을 비롯해 다양한 고려인 문화예술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오랜 세월 중앙아시아의 다민족 사회 속에서 한국의 전통문화를 계승하는 동시에 현지 문화와 조화를 이루며 독특한 고려인 문화를 발전시켜 왔다.
이번 ‘한국문화의 날’에서도 고려인 예술단체들의 공연과 한국에서 초청된 정선아리랑예술단의 무대가 함께 어우러지면서 과거와 현재, 한국과 중앙아시아를 연결하는 문화의 장이 마련됐다.
특히 정선의 아리랑과 고려인들의 전통문화가 한 무대에서 만난 것은 광복 이후 81년의 시간이 만들어낸 새로운 문화적 풍경이라는 평가다. 한국에서 이어져 온 지역문화와 중앙아시아에서 지켜온 고려인 문화가 서로의 역사와 정서를 공유하면서 한민족 문화의 다양성과 생명력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알마티에서 매년 열리는 ‘한국문화의 날’은 이제 고려인 공동체만의 행사를 넘어 한국인과 고려인, 그리고 카자흐스탄 시민들이 함께 한국문화를 즐기고 소통하는 문화축제로 발전하고 있다.
광복 81주년을 맞아 알마티에서 울려 퍼진 아리랑과 고려인들의 노래, 그리고 정선 뗏군들의 이야기는 81년 전 되찾은 자유의 의미를 오늘의 문화로 되살리는 시간이 됐다.
한편 알마티 고려민족중앙회는 앞으로도 광복절을 계기로 한국과 고려인 사회의 역사적 유대를 되새기고, 카자흐스탄 현지인들과 함께하는 문화교류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